[ME분석] '김용균법'으로 재탄생한 산업안전보건법, 어떻게 달라졌나
[ME분석] '김용균법'으로 재탄생한 산업안전보건법, 어떻게 달라졌나
  • 유원형 기자
  • 승인 2019.01.06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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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안전 대폭강화…위험의 외주화 막기 위한 장치 진일보 평가
원청 안전조치 의무 확대·하청직원 사고 원청책임 규정·처벌기준 대폭 상향조정

[메가경제 유원형 기자] 일명 ‘김용균법’이라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 사망한 김용균씨 동료 노동자인 김경진씨는 지난 2일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충남인권교육활동가 부뜰 주최 기자회견에서 "김용균 조합원을 죽음에 이르게 했던 작업현장은 산안법 개정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개정된 산안법은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하도급을 제한하고 있지만, 법이 적용되는 대상 업무에서 발전소의 정비·관리는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계를 안고 있지만 산안법 개정은 위험의 외주화 방지에 있어서 진일보한 조치로 평가된다. 

산안법 개정안, 일명 ‘김용균법’은 우여곡절 끝에 구랍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가 28년 만에 국회에 제출한 전부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제정법이나 다름없는 수준으로 산안법에 전면적인 손질이 가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8년 12월 27일, 우여곡절 끝에 일명 ‘김용균법’이라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일러스트= 연합뉴스]
2018년 12월 27일, 우여곡절 끝에 일명 ‘김용균법’이라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일러스트= 연합뉴스]

산안법 개정안은 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비롯해 산업 현장의 안전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원청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확대하고 처벌을 강화해 하청 직원의 산재 사고에 대해 원청이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했다.

김용균법으로 탈바꿈한 이 개정법은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하기 위해 도금작업 등 유해·위험성이 매우 높은 작업에 대해 도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담았다. 고용노동부의 보도자료를 토대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법률의 주요내용’을 살펴보자.

개정법률은 산안법의 보호대상을 확대했다.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법의 목적 중 ‘근로자’를 ‘노무를 제공하는 자’로 개정하여 산업안전보건법의 보호대상을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배달종사자로까지 확대하였고 앞으로 새로운 노동관계를 고려하여 보호대상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개정법률은 위험 사내도급을 금지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도 승인을 명문화했다.

유해·위험한 작업으로 인한 위험을 하청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현행 사내도급 인가 대상 작업인 도금작업, 수은·납·카드뮴의 제련, 주입 등을 하는 작업의 사내도급을 금지하였다.

다만, 일시적·간헐적인 작업은 사내도급을 허용하였으며, 하청이 보유한 기술이 전문적이고 원청의 사업 운영에 필수불가결한 경우에도 고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사내도급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급성 독성, 피부 부식성 등이 있는 물질의 취급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안전 및 보건에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을 사내 도급하려는 경우에는 고용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였다.

개정법률은 원청의 책임범위와 처벌수준을 강화했다.

개정 법은 하청 노동자의 재해 예방을 위해 사업장의 작업장소, 시설·장비 등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관리권한을 가진 원청의 책임을 강화했다.

우선, 원청이 안전·보건조치를 취해야 하는 장소의 범위를 현행 화재·폭발 등 22개 위험장소에서 원청 사업장 전체와 원청이 지정·제공한 장소 중 원청이 지배·관리 가능한 장소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소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12월 10일 발생한 태안화력발전소의 사망사고 등과 같이 하청 노동자의 사고장소가 현행 22개 위험장소가 아니라서 원청에게 책임을 묻지 못하게 되는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전보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에 앞서 국회 환경노동위 고용노동소위를 통과한 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간사가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산업전보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에 앞서 국회 환경노동위 고용노동소위를 통과한 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간사(오른쪽)가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개정법률은 원청의 처벌수준을 대폭 강화했다.

원청이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한 경우의 처벌 수준을 현행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조정하였다. 또한 노동자가 사망하는 경우 사업주의 처벌수준과 동일한 수준인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조정하였다.

개정법률은 산업안전보건법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법 위반에 대한 사업주의 처벌 수준도 강화했다.

사업주가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노동자를 사망하게 하는 죄를 5년 내에 두 번 이상 범하는 경우 형의 1/2까지 가중하도록 하였고, 법인에 대한 벌금형의 상한을 현행 1억원에서 10억원으로 상향조정하였다.

또한,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노동자를 사망케 한 자에게 법원에서 유죄 선고를 하는 경우에는 200시간 내의 범위에서 수강명령을 병과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개정법률은 건설업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하여 다양한 규정도 마련했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설공사의 발주자로 하여금 건설공사 계획단계에서 안전보건대장을 작성토록 하고 설계·시공 단계에서는 안전보건대장의 이행 등을 확인토록 하였다.

건설공사 도급인에게는 자신의 사업장에서 타워크레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계·기구 등이 설치·해체·작동되는 경우에 필요한 안전·보건조치를 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타워크레인 설치·해체업을 등록제로 하고, 사업주로 하여금 등록한 자에게 타워크레인의 설치·해체 작업을 맡기도록 하였다.

산안법 개정법률은 물질안전보건자료에 대한 노동자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관련 제도를 개선하였다.

현행은 물질안전보건자료의 기재사항 중 화학물질의 명칭과 함유량에 대해 기업이 자의적으로 영업비밀 여부를 판단하여 비공개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개정법률은 기업이 영업비밀을 이유로 화학물질의 명칭과 함유량을 비공개하기 위해서는 고용부 장관의 사전 심사를 받도록 하였다. 또한, 화학물질의 명칭과 함유량을 비공개하더라도 그 위험성을 유추할 수 있도록 대체명칭과 대체함유량을 기재하도록 하였다.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법률은 이외에도 신설·개정된 사항들이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주식회사 대표이사에게 매년 안전·보건계획을 수립할 의무를 부과하고, 위험성평가 시 노동자를 참여시키도록 법에 명시하였다. 그리고, 정부 책무의 하나로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조치기준 마련 및 지도·지원을 추가하는 등 산업현장에서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신설하거나 개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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