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LPS+줌' 유니콘의 IPO 봇물과 우려
'PULPS+줌' 유니콘의 IPO 봇물과 우려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9.04.2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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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유니콘’은 말의 이마에 긴 뿔이 나 있어 ‘일각수(一角獸)’로 번역되는 상상의 동물이다. 유럽에서 유니콘은 신성한 힘의 상징이었다. 그 힘의 대부분은 뿔에 감춰져 있다고 한다.

유니콘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를 넘는 스타트업을 가리킨다. 신화에 등장하는 가공의 동물인 유니콘처럼 매우 희소하다는 의미에서 유래됐다.

더 이상 ‘유니콘’은 상상속 동물이 아니다?

허나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스타트업 버블이 일어나면서 유니콘은 이제 상상 속의 동물이 아닌 듯하다. 우리의 곁에 친숙하게 다가온 낯익은 존재들이 되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유니콘은 341개에 달하고, 이들의 기업가치를 모두 추산하면 1조1490억 달러에 이른다.

 

18일(현지시간) 핀터레스트가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출처= Pixabay]

 

2015년 포브스지는 일찍이 유니콘 버블의 배경에 정보통신기술의 글로벌 보편화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반도체 칩과 센서, 클라우드 컴퓨팅의 비용이 낮아지고, 인간보다 더 많은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그 기술들을 이용해 인류의 생활방식을 변화시키는 IT공룡들이 대거 등장하게 됐다는 것이다.

유니콘이 많아지면서 기업가치 10억 달러를 넘어 100억 달러, 100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되는 IT공룡들도 잇따라 탄생하고 있다. 일명 ‘데카콘(decacorn)’과 ‘헥타콘(hectacorn)’들이다. 가공의 존재처럼 여겨졌던 유니콘이 흔해지면서(?) 데카콘과 헥타콘이 그 자리를 대신해 나가는 형국이다.

유니콘이 늘면서 부작용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업가치가 10억 달러에 이르지 못하는 ‘자격 미달’ 유니콘 논란이 그것이다. ‘여성 스티브 잡스’에서 ‘희대의 사기꾼’으로 전락한 테라노스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스의 사례는 대표적이다.

FAANG에서 PULPS의 시대로?

IT공룡과 관련된 소식들이 끊임없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2019년은 유니콘의 역사에 또 다른 이정표가 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유니콘 총아들이 잇따라 기업공개(IPO)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FAANG’은 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의 첫음을 딴 용어다. 이들 기업은 지난 10년간 미국 증시를 이끈 5대 대형 기술주로, 벤처기업 신화의 산 표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미국 증시 상승을 이끌 새 동력으로 ‘PULPS’가 부상했다. 핀터레스트·우버·리프트·팔란티어·슬랙을 일컫는 말로, 미국 증시에 상장했거나 예고한 5개의 테크기업들이다.

이들은 FAANG을 잇는 미국의 5대 대형 기술주들이자 대표적인 유니콘들이다.

핀터레스트(Pinterest)는 온라인 스크랩북이라고 할 수 있는 이미지 공유 및 검색 소셜미디어이고, 우버(Uber)와 리프트(Lyft)는 차량공유업계 1, 2위 기업이다. 팔란티어(palantir)는 빅데이터 분석 기업이고, 슬랙(slack)은 업무용 메신저 서비스 기업이다.

이들 5개 테크기업들의 잇단 IPO 리스트에 비디오 화상회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줌(Zoom)’까지 가세하며 세계적인 유니콘들의 IPO 마켓은 더없는 활황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핀터레스트’와 ‘줌’의 성공적인 첫발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핀터레스트는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상장 첫날 시초가는 23.75달러로 IPO 공모가인 주당 19달러를 25%나 웃돌았다. 장중 25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며 공모가보다 28.4% 오른 24.40달러에 장이 마감됐다.

 

핀터레스크는 온라인 스크랩판이라고 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다. [출처= 핀터레스크 앱 캡처]

 

이번 기업공개로 핀터레스트는 7500만주를 팔아 약 14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를 기준으로 한 핀터레스트의 기업가치는 1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핀터레스트의 공모가는 애초 시장 평가액 보다 다소 낮은 15~17달러에 형성될 것으로 관측됐으나 이보다 높게 책정됐다. 이날 핀터레스트의 성공적인 IPO는 5월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는 올해 최대 기대주 우버에 대한 기대도 한층 더 높였다.

핀터레스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식욕’이 예상보다 높게 작용한 것은 견실한 실적 흐름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핀터레스트는 지난해 7억56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60% 성장했고, 연간 6300만 달러의 손실을 봤지만 4분기에는 흑자를 내면서 전망을 밝혔다.

핀터레스트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이날(18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에는 ‘줌’이 공식 데뷔했다. 줌은 17일 IPO로 주당 36달러의 공모가에 2090만주를 매각, 7억5100만 달러를 모았다.

18일 상장 첫날 줌의 시초가는 65달러로, 공모가보다 무려 80%이상 높게 스타트했다. 이어 공모가보다 72% 오른 62달러로 첫날의 거래를 마감했다.

줌은 올해 기업공개를 목표로 해온 IT업계 유니콘들 중 순이익을 낸 몇 안되는 기업 중 하나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760만달러, 매출액은 3억 3100만달러였다.

줌의 IPO 규모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리프트(23억 4000만 달러)와 핀터레스트(14억 달러), 금융중개사 ‘트레이드 웹마켓’(12억 4000만달러)에 이은 4번째다. 공매가 35달러는 당초 줌이 제안했던 공모가격 범위인 33~35달러의 상한이었다.

리프트, 천당과 지옥을 경험하다

앞서 미국 2위의 차량호출엽체인 리프트는 지난 3월 29일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앞서 리프트의 공모가는 28일 주당 27달러로 공모가가 책정됐으며, 첫날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21.16% 높은 87.24달러에 시작했다.

 

차량호출서비스 리프트의 앱 이미지 [출처= Pixabay]

 

이날 하루 7천만주의 주식이 거래되며 장중 23%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8.7% 상승한 78.2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기준으로 리프트의 시가총액은 222억 달러를 기록했다.

IPO하기 전 리프트의 기업 가치는 151억 달러였다. 공모가 72달러는 당초 리프트가 제안했던 공모가격인 62~68달러를 웃도는 수치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리프트의 시가총액은 미국 증시에 IPO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시총 규모에서 역대 IT 기업 중 9위에 해당한다. 1위는 알리바바(1690억 달러), 2위는 페이스북(810억 달러)이었다.

◆ 우버·팔란티어·슬랙의 기업공개

‘PULPS’ 중 최대어인 우버는 기업공개(IPO)를 내달(5월)로 예정하고 있다. 우버는 주식시장 상장을 통해 1천억 달러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의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인 우버는 앞서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을 위한 거액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IPO 전망을 밝게 했다.

 

차량공유서비스 1위 기업인 우버의 5월 기업공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출처= Pixabay]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18일 우버는 일본의 투자기업 소프트뱅크, 자동차업체 도요타, 자동차업체 덴소로부터 10억 달러를 투자받는다고 밝혔다. 도요타와 덴소가 6억6700만 달러,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3억33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우버는 자사 자율주행 부문의 가치를 72억5천만 달러로 평가하며 이들 세 업체가 자율주행 차량 자회사의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자금을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버의 자율주행 택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같은 투자 소식이 덧붙여지며 우버의 5월 기업공개에 대한 기대감이 치솟고 있다.

‘PULPS’ 중 팔란티어는 실리콘밸리의 빅데이터 분석 스타트업으로, 200억 달러의 기업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공동창립자인 피터 티엘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를 포함한 ‘페이팔 마피아’의 초기 멤버였다. 트럼프의 지지자로서도 유명하다.

팔란티어의 고객은 미육군, 미국정부를 비롯, 주요 은행과 의료기관, 자동차와 항공우주 산업 제조업자들이다.

팔란티어는 데이터가 왜 중요한지, 또 데이터가 얼마나 큰 부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CNBC에 따르면, ‘기록 방어 프로그램(Defense program of record)'으로 미군과 계약을 따낸 유일한 스타트업이다. 올해 기업공개를 할 경우 기업가치가 4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투자전문매체 잭스닷컴에 따르면, 슬랙은 올해 미국 증시에 상장할 계획을 갖고 있는 IT유니콘들과 달리 직접상장(DPO)를 할 예정이다.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지 않고 뉴욕증권거래소에 직접 상장하겠다는 것이다.

DPO 형식으로 상장하게 되면 IPO 때와 달리 공모 주관사가 필요 없다. 그런 만큼 슬랙이 증시 진입에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Spotify)는 뉴욕 증권거래소에 직접 상장해 성공한 바 있다.

유니콘들이 기업공개(IPO) 이후 해야할 일

이미 상장한 유니콘들이나, 앞으로 공개할 유니콘들의 앞날은 어떨까? 기업공개는 성공적으로 마쳐도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가장 큰 이유는 적자 체질이다. 올해 IPO를 하는 유니콘들 대부분은 전년도까지 순이익을 내기보다 손실을 기록했다. 게다가 그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기업경영 방식이 공개되면서 진정한 시험을 받게 된다.

리프트는 상장 이후 급락, 집단소송 등의 악재도 만나면서 향후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출처= 나스닥 차트] 

 

지난달 공개한 리프트의 사례는 IPO 이후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고 있다. 우버와 유사한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인 리프트의 주가는 IPO 이후 급락하며 집단 송사에도 휘말렸다.

지난 18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리프트의 사기성 기업공개(IPO)를 주장하는 투자자들의 집단소송 2건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주 법원에 제기됐다.

원고로 나선 투자자들은 리프트가 투자설명회에서 자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을 39%로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리프트의 주가는 지난달 28일 공모가 72달러로 나스닥에 상장됐지만 3주가 지난 18일 현재 58.36달러로 19% 까까이 떨어졌다.

현재 한참 성장 중인 우버와 리프트는 경쟁이 치열해 사업 확대가 이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적자 비율은 우버가 20% 가까이, 리프트가 40%를 넘어섰다.

기업공개 후 시작된 리프트 주가의 내리막은 멈출 수 있을까? 경쟁업체인 우버의 기업공개가 5월에 이루어지면 더 고전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런 추세가 우버의 기업공개에는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도 중요한 볼거리다.

유니콘들은 상장 이전에는 자사 경영과 관련해 대중의 간섭을 별로 받지 않는다. 하지만 기업공개 이후는 대중으로부터 본격적인 시험대에 놓인다. 현재의 이익과 미래의 가치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경영 수완과 비전을 만들지 못한다면 오히려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증시에 입성했다가 고전 중인 리프트의 전철을 밟을지, 아니면 기업공개와 함께 더 큰 비전을 만드는 기업이 될지, PULPS와 줌 등의 행보에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기둔화 및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뉴욕증시가 사실상 꼭짓점을 찍은 상황이다. 이들 유니콘들의 잇단 기업공개(IPO)가 시장 활성화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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