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분석] 6월 수출도 하강 조짐…年경상수지 600억불은 가능할까?
[ME분석] 6월 수출도 하강 조짐…年경상수지 600억불은 가능할까?
  • 김기영 기자
  • 승인 2019.06.11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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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김기영 기자] 6월 수출도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관세청은 이달 상순의 수출 실적이 103억 달러에 그치며 전년 동기 수출액에 비해 16.6%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기간 중의 조업일수는 6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동일했다. 올해 해당 기간 중의 일평균 수출액은 약 17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10일까지의 수출액이 두자릿수 감소폭을 기록함에 따라 6월 전체 수출액도 작년 6월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설마 했던 6월 전체 수출마저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간다면 우리 수출은 7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달리게 된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수출 감소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경제계에선 새로운 우려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올해 전체 경상수지도 크게 악화될지 모른다는 게 그것이다. 그 같은 우려는 올해 4월 경상수지가 7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과 맞물려 있다. 최근 한국은행은 지난 4월 경상수지가 6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었다.

경상수지는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를 떠받쳐주는 중요한 요소인 만큼 우리에겐 특별한 의미를 갖는 지표다. 자원도 없이 오직 수출에 의존하다 보니 대외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우리가 믿을 구석은 튼튼한 재정과 안정적인 경상수지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경상수지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구성하는 기초중의 기초다. 더구나 1997년 말 누적된 경상수지 적자의 급증으로 대외지급결제마저 불가능해지면서 국제통화기금(IMF)에 굴욕적으로 경제주권을 넘겨준 바 있는 우리로서는 경상수지 악화가 주는 불안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환란 전후 우리나라는 수년간 누적된 경상수지 적자로 인해 극심한 외화자금 부족에 시달렸었다. 1990년대 당시 한국은 1993년을 제외하곤 줄곧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리다가 IMF의 구제금융을 받음으로써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우리가 IMF에 손을 내밀었던 1997년의 연간 경상수지는 82억9000만 달러 적자였다.

경상수지 적자의 누적은 대외 결제수단의 고갈을 불러오고, 결국 생산활동에 필요한 원자재 수입 등을 불가능하게 만듦으로써 나라 경제를 파탄지경에 이르게 한다. 우리가 일찍이 경험했던 그 같은 위기는 최근 들어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에서 재현된 바 있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물론 우리가 당장 그 정도의 위기에 맞닥뜨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만 그 동안 견고하게 이어져온 경상수지 흑자 행진에 이상 신호가 나타났고, 수출마저 장기간 내리막길을 달리는 것으로 드러나자 불안감이 도지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2012년 이후 줄곧 800억 달러 내외의 흑자를 기록해왔다. 2015년엔 반짝 1000억 달러를 넘어서며 1051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지난해 경상수지도 764억 달러 흑자로 기록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 같은 흐름에 큰 변화가 엿보이기 시작했다. 주된 원인은 정부의 해명과 달리 수출 부진이다. 4월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발표되자 정부는 외국인 배당이 실시된 시기와 맞물려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고 그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배당 규모가 50억 달러 이하로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정부의 해명은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역시 수출 부진이다. 수출이 반년에 걸쳐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상품수지가 악화된 것이 4월 경상수지 적자의 주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올해 4월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인 56억7000만 달러에 그쳤다. 상품수지가 지난해 4월 수준(96억2000만 달러)에 근접했더라면 4월 경상수지는 거뜬히 수십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으리라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수출 부진이 영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정부는 하반기 들어 수출이 나아지기를 기대하고 있고, 5월 경상수지도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 장담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일단 5월 경상수지 흑자는 충분히 예상되는 일이지만 수출 회복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주 요인은 반도체 수출의 부진이다. 그간 우리나라 수출의 5분의 1 정도를 감당해온 반도체는 최근 들어 급락하는 가격으로 인해 이전의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반도체 수출 부진은 6월에도 그대로 이어져 1~10일 기간 중에만 수출액이 전년 대비 30.8%나 감소했다.

우리의 주요 수출국들이면서 무역 갈등의 중심에 있는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각각 7.6%, 26.7%씩 줄어든 점도 뼈아픈 대목이다. 갈등의 장기화로 인해 이들 국가로의 수출이 단기간 내에 회복되기 어렵다는 점 역시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현재 정부와 한은은 수출 부진 및 경상수지 악화와 관련해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정부 당국자는 올 한해 우리나라 전체 경상수지는 600억 달러 정도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7개월 연속 수출 감소 기미, 7년만의 월간 경상수지 적자 등 근래 보기 드문 기록들은 정부 당국의 낙관론을 의심케 하기에 충분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벌써 국내총생산(GDP) 2%선을 거론하며 경상수지 부실화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정도 선 아래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들면 대외 신인도 하락과 함께 외화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게 우려의 배경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명목 GDP는 1893조원이었다. 이의 2%를 달러로 환산하면 326억 정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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