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View] 페이스북 가상화폐, 면밀한 대응 시나리오 필요하다
[Our View] 페이스북 가상화폐, 면밀한 대응 시나리오 필요하다
  • 류수근
  • 승인 2019.06.21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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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리브라(Libra) 백서’ 발표...세계 결제시장에 쓰나미 예고
세계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 예의주시하며 면밀한 전략 마련해야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이 가상화폐(암호화폐) 발행 계획을 밝히면서 가상화폐 시장은 물론 글로벌 금융계도 사태파악에 나서는 등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암흑기를 맞이했던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이 최근들어 다시 활기를 띠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극심한 나락에 빠졌던 비트코인이 다시 급반등하며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비트코인의 급반등 배경에는 미중무역 갈등과 세계 경기침체 조짐 등에 따라 기존 화폐에 대한 신뢰가 상대적으로 떨어진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발행 소식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추락에 날개 없던 비트코인 급반등의 주된 원인

 

페이스북의 결제 블록체인 가상화폐 '리브라'의 백서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발표됐다. [출처= 리브라 홈페이지]
페이스북의 결제 블록체인 가상화폐 '리브라'의 백서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발표됐다. [출처= 리브라 홈페이지]

 

가상화폐 대표 종목인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5월 10일 이후 1년여만인 지난달 27일 1천만원을 돌파한 데 이어 잠시 숨고르기를 하는 듯했으나 지난 13일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17일부터는 1천100만원 선을 넘나드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0년 1달러도 넘지 못했던 비트코인은 2016년까지만 해도 100만원 대 이하에서 거래됐으나 2017년 중반 이후 폭발적으로 치솟으며 2018년 벽두 2500만원대의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거래소 해킹 사건 등이 잇따르고 각국의 규제도 강화되면서 급락세로 반전, 지난해 말부터 올해 벽두까지는 400만원대 아래로까지 곤두박질을 쳤다.

하지만 지난 4월부터 연일 급상승하며 올초에 비해 150% 이상 가파른 상승 랠리를 기록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상승 기세는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출시 소식과 상당 부분 궤를 같이하고 있어 주목된다.

페이스북, 가상화폐 결제서비스 '리브라 블록체인' 백서 발표 

지난 18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은 이르면 내년부터 새로운 가상화폐 결제 서비스 ‘리브라(Libra)’를 도입한다는 내용의 백서(Libra White Paper)를 발표했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출처= 페이스북 홈페이지]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출처= 페이스북 홈페이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리브라는 새로운 형태의 가상화폐다. 계정 이용자들이 페이스북이나 인터넷상에서 디지털 코인 형태의 가상화폐로 물건을 구매하고, 가상화폐를 주고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가상화폐란 송금·결제 등의 거래를 검증하기 위해 블록체인이란 암호화 기술을 사용하는 디지털 통화를 말한다. 발표대로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페이스북의 메신저나 자회사인 왓츠앱을 이용하는 사람은 내년 상반기부터 '캘리브라(Calibra)' 전자지갑을 통해 ‘리브라’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공식적인 백서 발표에 앞서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발행 움직임은 일찍부터 감지돼 현지 언론의 커다란 관심사가 됐다.

지난해 5월 미국 경제전문 사이트 ‘체다’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페이스북이 이용자들의 결제 수단이 될 자체 가상통화 발행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에는 블룸버그통신이, 올해 2월에는 뉴욕타임스가 이같은 움직임을 잇따라 전하면서 리브라 프로젝트는 기정사실화됐다.

지난 5월 3일에는 월스트리트저널(WSJ)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결제시스템 구축 추진 소식을 전했다. 당시 이 매체는 페이스북이 ‘리브라 프로젝트’라는 코드명 아래 이 프로젝트를 1년 이상 준비해왔으며, 특히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기존 신용카드 업체와 결제정보 처리업체인 퍼스트데이터, 전자상거래 업체 등과 논의를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당시 WSJ는, 리브라 프로젝트를 위해 페이스북이 약 10억 달러의 투자를 추구하고 있으며, 이같은 자금은 그동안 비트코인 등이 보여온 가격 급락을 막을 수 있는 지지대 역할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루 이용자가 15억명이나 되는 페이스북이 암호화폐를 만들 거라는 소식은 침체됐던 가상화폐 시장에 더없이 호재로 작용했다.

◆ '리브라'가 일반 코인과 다르게 추구하는 차별점들

 

리브라 블록체인 [출처= 리브라 홈페이지]
리브라 블록체인 [출처= 리브라 홈페이지]

 

물론 리브라는 비트코인과는 가상화폐라는 유사점에도 불구하고 다른 점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트코인도 당초 결제 수단으로 고안됐다. 하지만 구조상 대량의 거래를 신속 처리하는데 한계를 보이면서 지금은 결제 수단이나 화폐로서의 가능성보다 ‘디지털 금(金)‘ 같은 투자 대상으로 더 각광받고 있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이긴 하지만 리브라는 물건의 구매나 사람들 간 금전 거래가 주된 목적이다. 페이스북은 세계 최대의 SNS 플랫폼을 배경으로 범접할 수 없는 온라인 생태계를 만들며 세계 최고의 결제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스북의 리브라 발행 공식화는 세계적으로 가상화폐에 대한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게다가 비영리 단체인 리브라 협회 창립 멤버로 기존의 대표적인 결제 카드사는 물론 혁신기업, 벤처캐피털, 학계 등이 대거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신뢰와 안정성에 대한 기대감도 증폭됐다.

페이스북은 세계 최대 SNS 기업이 리브라를 통제하게 되면 따를 수 있는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듯, ‘리브라 협회’를 통해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페이스북은 비자, 우버, 안드레센 호로위츠 등 리브라 협회 회원들과 마찬가지로 거버넌스에 단 한 표만을 행사하겠다는 것. 각 창립 멤버는 한 멤버가 네트워크를 과도하게 제어하지 못하도록 1표 또는 전체 투표의 1%(더 큰 쪽 선택)를 넘지 않도록 했다. 회원들은 최소한 1천만 달러를 적립해 리브라 블록체인의 안정성을 추구한다. 

곧 설립된 리브라 협회에는 마스터카드, 비자, 페이팔, 우버, 보다폰 그룹, 안드레센 호로위츠 등 지금까지 28개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식 출시 전까지 적어도 100개 업체가 동참할 것으로 보여 불안하던 가상화폐 시장에 듬직한 우군을 얻은 셈이 되고 있다.

페이스북 가상화폐 '리브라'에 거는 희망과 우려들

 

리브라 네트워크 파트너들 [출처= 리브라 홈페이지]

 

"커뮤니티와 협력하여 그 규모와 안정성을 달성하고 수십억 명의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간단한 국제 통화 및 금융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다."

이같은 취지를 앞세운 리브라의 미래는 어떨까? 미국경제매체 CNBC는 블록체인 전문가들을 인용해 리브라가 수십억 명의 새로운 이용자들을 디지털 화폐의 세계로 안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이스북은 이미 23억 명 이상의 사용자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더욱이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탄생하는 가상화폐는 국경 없이 익명성으로 네트워크에서 거래가 이루어진다. 은행 전산망을 거치지 않고 금융거래를 할 수 있어 금융 수수료도 크게 낮추거나 사실상 제로(0)화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리브라 백서에서 "(리브라의)성공은 해외에서 일하는 사람이 가정에 돈을 보낼 수 있는 빠르고 간단한 방법을 가지고 있고, 대학생은 커피를 사는 것만큼 쉽게 집세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썼다. 리브라는 해외 송금 수수료도 크게 낮추고,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소액 거래나 선불 교통권 등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리브라 블록체인이 기존 금융 체계에서 소왜돼 있던 제3세계 국가나 개발도상국의 이용자들에게 포용금융을 실현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페이스북은 은행계좌가 없는 수십억 명의 사람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가 되겠다는 야망을 추진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우려도 크다. 비트코인이 보여줬듯이 가상화폐는 가치의 변동성이 커 예측불허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도 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협회 회원들로부터 모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리브라의 가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처럼 리브라는 달러와 연동해 가격 안정성을 보장하는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또 다른 우려도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특성상 강력한 익명성으로 인해 마약거래나 돈세탁 등에 이용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리브라는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퍼블릭 블록체인(public blockchain)'이 아니라 허가된 참가자만 참여하여 블록을 형성할 수 있는 '브라이빗 블록체인(private blockchain)'이어서 완전한 탈중앙화와는 거리가 있을 전망이다.    

블록체인은 각종 거래 내역이 기록된 일종의 디지털 장부로, 거래 내역을 저장한 블록들을 체인처럼 연결한 뒤 이를 네트워크를 통해 수많은 컴퓨터(노드)에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이다. 수많은 참여자들이 사실이라고 확인한 거래 내역만이 승인돼 기존의 블록체인에 연결돼 거래가 이뤄진다.

이처럼 신용이 아닌 다수의 참여자들의 확인과 승인을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위조나 변조가 어렵다. 반면 은행같은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는 ‘탈중앙화·분권화’ 특성으로 인해 각국 정부나 금융당국에서 거래자의 신원확인이나 돈의 성격을 파악하기 어렵다. 리브라 프로젝트에 대해 각국 정부와 금융당국이 향후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페이스북에 대한 불신 누적,  '리브라' 미 의회 청문회 가나

 

리브라 로고 [출처= 리브라 홈페이지 영상]
리브라 로고 [출처= 리브라 홈페이지 영상]

 

하루에만 15억명 이상이 페이스북을 이용한다고 한다. 가상화폐 기반 결제시스템 ‘리브라’의 도입은 수수료가 없는 등 기존 글로벌 결제시스템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하나 리브라 프로젝트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만만찮은 장벽들을 넘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미국 의회가 그동안 개인정보 유출 및 관리부실 전력이 있는 페이스북의 책임 능력에 부정적인 의견을 잇따라 내놓으며 청문회 개최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리브라 백서가 발표된 뒤 미국 하원의 맥신 워터스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민주당)은 이 프로젝트 개발의 일시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워터스 위원장은 “문제가 된 과거를 감안할 때 의회와 규제당국이 문제를 검토하고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때까지 암호화폐를 개발함에 있어 페이스북이 어떠한 움직임도 중단하는 데 동의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미국 CNBC 보도에 따르면, 이 위원회의 패트릭 맥헨리 공화당 의원도 이날 청문회를 소집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개발 도상국의 포용금융과 보다 신속한 지불을 촉진하기 위한 신 기술에 대한 희망은 있지만, 프로젝트의 범위와 규모, 그리고 그것이 글로벌 금융 규제 프레임워크에 어떻게 부합할지에 대해 많은 의문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소문과 추측을 넘어 이번 프로젝트와 금융시스템에 미칠 전대미문(unprecedented)의 잠재적 영향을 평가할 수 있는 토론회를 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셔로드 브라운 상원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페이스북이 스위스 은행 계좌에서 위험한 새로운 암호통화를 감시 없이 실행하도록 허용할 수 없다"며 회의적인 트위터를 날렸고, 역시 민주당의 마크 워너 상원의원도 페이스북은 그들의 데이터를 비공개할 수 있는(private) 능력에 대한 미국인들의 신뢰를 잃은 회사라고 이같은 정서에 동조했다.

'리브라' 출범에 눈여겨봐야 할 과제

갖은 장벽을 뚫고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리브라’는 성공할 수 있을까? 페이스북이 ‘리브라’를 내년에 예정대로 발행하게 되면, 미국 의원들의 우려 만큼이나 가상화폐 시장은 물론 기존 금융과 결제시장에 엄청난 영향이 예상된다.

세계 최대 SNS망을 가진 페이스북이 결제용 가상화폐를 발행한다면 그동안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거버넌스가 형성돼온 각국 금융시장의 통제 시스템에 일대 변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기존 결제시장을 주도해온 은행과 카드사 등 금융권에도 예측불허의 파고가 밀어닥칠 가능성이 크다.

리브라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또다른 글로벌 IT 공룡업체들도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면서 제2, 제3의 리브라 프로젝트의 등장도 충분히 점쳐진다.

리브라의 출범은 향후 가상화폐 시장의 제도권화를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가상화폐에 대한 제도권의 인식도 많이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열풍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가상화폐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전통 개념의 금융서비스가 아닌 비금융서비스에 자리하며 변방처럼 여겨졌다. 그렇다 보니 거래소 해킹 등의 대형사고들이 잇따라 터져도 이용자의 보호망은 약했다.

시장 조사 전문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4월 현재 전세계 페이스북 이용자는 23억 2천만 명이나 된다. 전세계 인구(약 77억 명)의 거의 3분의 1이 이용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페이스북은 독립된 비영리 컨소시엄 '캘리브라'가 운영을 맡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리브라 블록체인의 '독립성'을 강조하고 있다. 리브라에 대한 단일 통제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하는 것은 페이스북이라는 SNS 플랫폼이 갖는 막강한 위력 때문이다.

이래저래 리브라 프로젝트의 후폭풍은 거세질 전망이다. 언제든지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금융당국은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페이스북의 리브라 블록체인을 예의 주시하며 그 영향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가능한 예상 시나리오를 만들고 그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대표필자 편집인 류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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