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View] 바이오헬스 산업 '위기는 곧 기회다'
[Our View] 바이오헬스 산업 '위기는 곧 기회다'
  • 류수근
  • 승인 2019.07.0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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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헬스 산업 전문인력 양성의 문이 열렸다. 장기적인 지향점은 아일랜드 바이오전문인력양성(NIBRT) 기관과 같은 전문적인 바이오인력개발기관이다.

보건복지부는 3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읍에 위치한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6층에서 ‘한국 바이오 인력 개발 센터’ 개소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바이오산업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설립되는 센터의 이날 개소식 행사에는 보건복지부 강도태 보건의료정책실장과 관련 기관 및 제약기업 대표 등 30여 명이 참석했고, ‘바이오의약품생산 전문인력 양성’ 사업 계획 등이 공개됐다. 

더이상 늦출 수 없는 바이오헬스 전문인력 양성 과제

바이오헬스 산업은 지난 5월 ‘바이오헬스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시스템반도체, 미래형 자동차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중점성장 신사업으로 선정하고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22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 CV센터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미래 신성장 동력인 바이오헬스 산업에 대한 국가비전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22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 CV센터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미래 신성장 동력인 바이오헬스 산업에 대한 국가비전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정부가 바이오헬스 산업을 3대 중점성장 신사업으로 선정한 것은 이 산업이 국가의 미래 신성장 동력이 되기에 충분한 것으로 평가되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인 '프로스트 앤 설리번'의 ‘헬스케어 산업 전망 2018’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신약기술 수출액은 약 5조3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배가 늘어났다. 같은 기간 의약품·의료기기 등 바이오헬스 제품 수출액은 144억 달러에 달해 19% 증가했다.

이처럼 바이오헬스 산업 분야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부족한 전문인력 양성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에 제약·바이오 전문인력 양성 계획을 포함하고 우선 센터 설립을 서둘러왔다.

인력개발 센터 개소식이 열린 3일은 공교롭게도 한국 바이오헬스 산업의 불안한 현주소를 잘 보여준 하루이기도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최종적으로 확정(취소 일자는 9일)한 날이었고, 대한민국 신약개발 대표 제조업체인 한미약품이 파트너사인 얀센이 자사에서 도입한 비만 및 당뇨치료제 관련 권리를 반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두 소식 모두 국내 업계에는 아픈 뉴스여서 바이오의약품생산 전문인력 양성 센터 개소식 역시 더 묘한 울림을 줬다.

올들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끝없이 잡음과 충격이 이어지고 있지만 세계적인 추세를 감안하고 한국 경제의 미래를 예비한다는 측면에서 바이오헬스 산업의 기반을 튼실하게 다질 전문인력의 양성은 하루도 늦출 수 없는 숙제이기 때문이다.

◆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 연간 4조원 투자 "글로벌 수준 육성"

정부는 지난 5월 22일 충북 오송에서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바이오헬스 산업을 비메모리 반도체, 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차세대 3대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인허가 규제 개선 등에 나서겠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세계시장에서 국산 의약품 및 의료기기가 차지하는 점유율을 현재 1.8%에서 6%로 3배 이상 확대하고, 수출 500억 달러와 일자리 30만개 추가 창출 등 목표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술개발부터 인·허가, 생산, 상업화에 이르는 전(全) 주기에 걸친 바이오헬스 분야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힘을 쏟기로 했다.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 주요과제 [그래픽= 연합뉴스]

 

혁신전략에 따르면, 기업·연구기관 등의 개발 전문인력 확충을 위해 데이터 전문가 양성 및 AI(인공지능) 대학원 확대를 추진하고, 아일랜드 NIBRT 방식의 제약·바이오 교육시스템을 구축한다. 또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에 대한 실습이 가능하도록 국제규격의 생산시설(GMP)을 갖춘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를 설립하여, 바이오의약품 생산 전문인력을 대폭 양성한다.

기술개발 단계에서는 혁신 신약개발 및 의료기술 연구를 위한 100만명 유전체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임상 진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중심병원'을 지정한다. 또 인공지능(AI) 등에 기반을 둔 신약개발 플랫폼을 구축하고 병원을 바이오헬스 연구생태계의 혁신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혁신 신약개발을 위한 정부의 R&D 투자와 금융·세제 지원도 확대할 예정이다. 면역세포를 활용한 표적항암제 등 차세대 기술개발을 위해 연간 2조6천억원 수준인 정부의 R&D 투자를 오는 2025년까지 4조원 이상으로 늘릴 작정이다.

인보사 사태 같은 재발 막기 위한 인력확충·심사제도 개선

바이오헬스 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국제기준과 맞지 않는 규제는 과감히 개선할 예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심사 인력을 확충해 의약품·의료기기 인허가 기간을 대폭 단축하기로 했다. 혁신형 제약사에서 개발한 신약이 신속하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우선 심사하는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와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방침도 포함됐다. 세포의 동질성을 확인하기 위한 유전학적 계통검사(STR)와 첨단바이오의약품 투여 환자 대상 장기간 추적관리를 의무화하기로 한 내용 등이다.

정부는 바이오헬스 분야 선도기업과 창업·벤처기업의 협력체계를 구축해 동반성장도 견인할 참이다. 창업·벤처기업의 유망기술과 선도기업의 자금 및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하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바이오헬스 분야 선도기업과 창업·벤처기업의 협력체계를 구축해 동반성장을 견인하는 방안도 나왔다. 창업·벤처기업의 유망기술과 선도기업의 자금 및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하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혁신전략에는 현장 맞춤형 전문인력 양성 계획과,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가동에 필요한 원부자재 국산화 등 지원 방안, 디지털 헬스케어 등 신기술 의료현장 사용 촉진 방안도 담겼다.

이에 따라 원부자재 국산화 전략은 5년 내 국내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가동에 필요한 원료와 장비 30%를 국산화할 예정이고, 심전도를 측정하는 웨어러블 기기와 자동 복막 투석기기 등 디지털 헬스케어 신기술의 의료현장 사용 촉진을 위한 가이드라인도 마련된다.

바이오헬스 산업 전문인력 2027년에는 2만명 이상 부족

바이오산업 성장에 따라 국내의 바이오헬스 산업 분야 전문인력 수요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2017년 12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산업 전문인력 수요전망’에 따르면, 2017년 대비 2022년에는 8101명이, 2027년에는 2만307명의 바이오헬스 산업 전문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최근 수년간 국내 제약기업들이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증설하면서 대량의 인력수요가 발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에이프로젠 등이 최근 플랜트를 신설하거나 증설했다.

 

한국바이오인력개발센터 2019 교육과정 [출처= 보건복지부]

 

이번에 개소한 한국바이오인력개발센터는 이같은 수요에 맞춰 현장형과 실무형 바이오 의약품 생산 전문인력을 양성하여 현장에 공급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를 위해 이 센터는 “기존의 이론 중심의 교육을 보완하여 오송첨단의료산업 진흥재단의 첨단시설과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교육 전담인력을 구성하여 체계적이고 심도 있는 실습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복지부는 밝혔다.

교육은 바이오의약 분야 재직자 및 관련 분야에 취업을 희망하는 취업예비인력 등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며, 배양·정제·품질 총 3개의 과목당 20명의 교육생을 모집하여 실시한다. 올해는 초급 교육과정이 운영되며 1차 교육은 6월 17일부터 9월 6일까지, 2차 교육은 9월 16일부터 12월 6일까지 진행된다. 교재 및 실험실습비, 기숙사, 점심 등이 제공된다.

이 센터에서는 2020년부터는 중급과정을 신설하고, 2022년에는 의약품 제조와 관련된 공정과 품질관리 등 고급과정을 추가하는 등 장기적으로 교육 수요에 맞는 선택형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김영호 보건산업진흥과정은 “한국바이오인력개발센터에서는 GMP(의약품 제조 품질관리 기준) 시설과 유사한 실습장과 장비를 통해 현장에서 즉시 일할 수 있는 보건산업 전문 인력을 양성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아일랜드 바이오전문인력양성(NIBRT) 기관과 같은 전문적인 바이오인력개발기관을 한국에 설립하는 기반으로 활용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바이오헬스 산업은 ‘초고령 사회’의 확실한 미래 먹거리

OECD는 2030년이면 바이오기술과 타 기술이 융합하여 글로벌 경제에 대규모 변화를 가져오는 바이오경제시대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은 국민 건강과 경제성장 모두를 견인할 미래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국토가 작고 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의 실정에 걸맞는 매우 효용성 높은 산업으로 꼽힌다.

바이오헬스 산업은 투자 위험이 크지만 수익도 높은 ‘고위험 고수익’ 산업이다. 세계적으로 바이오 관련 주식의 가치는 치솟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 조선, 화학에 이어 반도체 산업에 의존해온 대한민국의 미래를 살찌울 수 있는 새로운 혁신산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바이오헬스 산업은 장밋빛 전망 만큼이나 한계도 안고 있다. 제약과 병원 간의 고착된 구조 등 넘어야할 산이 아직 많다. 최근 터진 인보사 사태는 바이오 산업의 희망과 위험성을 실감케한 일대사건이었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 및 전망 [출처=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나라다. 20년여 전부터 바이오헬스 산업에 꾸준히 투자는 해 왔지만 산업화 속도가 늦어 기대만큼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바이오의약품협회가 2018년 이벨류에이트파머를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체 의약품 시장은 8030억 달러이며, 이중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20억 달러로 전체의약품 대비 25%를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7년간 연평균 7.7%로 성장했으며, 2018년부터 2024년까지 6년간 연평균 9.1% 성장하여 2024년에는 383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전체의약품 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 매출 비중은 2010년 17%에서 2017년 25%로 늘어났으며, 2024년 31%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재양성과 인프라 구축은 위기 극복의 출발점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은 인보사 사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의 충격으로 적지 않은 내상을 입었다. 여기에다 3일에는 그동안 우리나라의 바이오의약품 붐을 주도한 한미약품의 1조원 기술수출 실패 소식이 전해졌다.

국내에서는 문제가 없던 임상의 벽이 왜 바이오의약품의 최고 선진국인 미국의 벽을 넘지 못하고 좌절을 겪어야 하는지, 향후 면밀한 분석과 개선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차제에 인보사 사태 등을 제대로 거르지 못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증 시스템과 인력확충 문제도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의 바이오헬스 혁신전략 발표가 무색할 정도로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당분간 국내 바이오 업계에 대한 불신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경우든 바이오헬스 산업이 확실한 미래 먹거리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번 기회에 그동안 바이오헬스 산업에 끼었던 거품을 빼고 전력을 재정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능한 인력양성과 체계적인 인프라 구축이 우선 돼야 한다. 지금 한국 바이오헬스 산업에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일랜드 NIBRT(National Institute for Bioprocessing Research & Training)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 있는 NIBRT. [사진= 유튜브 영상 캡처]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 있는 NIBRT. [사진= 유튜브 영상 캡처]

 

NIBRT는 바이오의약품 산업 개발 촉진 및 바이오 의약품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하고 있다.

이 곳은 아일랜드 국민에게는 교육을 통한 취업기회를 제공하고 제약사에게는 양질의 현지 전문인력을 공급한다. 제약사의 위탁연구·R&D 공동과제 수행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술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2017년도 교육생 수는 4012명, 발표논문수 31건, 컨퍼런스 등 행사 건수 22건, 직원 출신 국가 수는 15개국이었고, 장비 기탁금액은 6백만 유로에 달했다. 세계 바이오 산업을 주도하는 화이자, 릴리, 로슈, MSD, BMS 등이 주요 고객이다.

NIBRT는 교육 뿐만 아니라 파이자, BMS 등 제약사의 위탁·공동연구 개발 과제도 진행하고 있다. 연구과제 수행으로 인해 창출된 특허권 및 수익은 고객사로 귀속된다.

NIBRT는 바이오의약품 제조업을 위한 교육과 연구 솔루션을 제공하는 세계적인 연구소라고 소개하고 있다. 바이오헬스 산업의 교육을 위한 '원 스톱 숍(One Stop Shop)'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표필자 편집인 류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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