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탐구] 新 핀테크 '레그테크'와 '섭테크'가 주목받는 이유
[트렌드탐구] 新 핀테크 '레그테크'와 '섭테크'가 주목받는 이유
  • 유원형 기자
  • 승인 2019.07.05 1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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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컴플라이언스에도 인공지능(AI) 도입
준법감시·보이스피싱·대출사기문자도 AI시대

[메가경제 유원형 기자] 금융데이터의 폭발적인 증가, 인공지능․빅데이터 등의 발전에 따라 금융서비스가 지능화․자동화 되고, 규제환경 또한 더욱 복잡·다기화 되면서 금융회사의 규제 준수(컴플라이언스)의 어려움 또한 크게 증대했다.

이에 준법감시 능력을 제고시킬 수 있고, 금융시장 전체적으로는 규제 준수를 위한 사회적 비용이 절감되는 등 광범위한 혜택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레드테크’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준법감시 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인공지능 기반의 레그테크를 적극 도입하는 추세다. 세계경제포럼(WEF)는 2025년까지 전세계 금융회사의 30%가 인공지능 기반의 준법감시시스템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 컴플라이언스와 IT혁신기술의 만남 '레그테크'

핀테크 혁신으로 금융거래의 자동화·비대면화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규정을 준수하고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하는 금융회사들의 금융 규제준수 업무도 정보통신(IT) 기술을 접목하여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추세다. 여기서 등장한 개념이 ‘레그테크’다.

 

다양한 핀테크 기술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 컴플라이언스와 관련한 레그테크와 섭테크도 주목받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다양한 핀테크 기술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 컴플라이언스와 관련한 레그테크와 섭테크도 주목받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레그테크(RegTech)란 규제를 뜻하는 레귤레이션(regulation)과 기술을 뜻하는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합성어로, 금융 서비스 부문의 규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 기술을 총칭한다. 기존 금융사업을 영위하거나 핀테크 등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운영함에 있어 각종 규제 및 법규에 효율적,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소비자 신뢰와 준법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술이다.

글로벌회계법인 KPMG 보고서(The Pulse of Fintech 2018)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레그테크 투자는 2015년 8.7억 달러에서 2016년 11.6억 달러, 2017년 10.2억 달러였으나 2018년에는 상반기에만 13.7억 달러로 급등했다.

레그테크는 4차 산업혁명의 메가트렌드인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하여 규제 대응을 자동화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의미한다.

레그테크는 규제 프로세스를 표준화하여 모호한 규정에 대한 건전한 해석을 제공하고 투명성과 일관성을 제고함으로써 기업들이 규제에 대해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영국은 레그테크의 필두 국가다.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간담회 및 포럼 등을 통해 업계와 지속 소통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영국은 블록체인 컨소시엄 R3와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모기지론 거래내역 분산 원장 시스템의 1차 개발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영국은 지난 2015년 11월 레그테크 발전방안과 관련해 금융회사,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 등 100개 기관으로부터 서면답변을 받았으며, 이를 기반으로 레그테크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호주 증권투자위원회(ASIC), 싱가폴 금융감독청(MAS) 등도 자체적인 레그테크 프로젝트 및 포럼 개최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에 있다.

감독금융의 효율성 제고를 추진하는 ‘섭테크’

‘레그테크’는 금융회사나 핀테크 업체의 입장에서 효율적인 금융규제 준수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이라면, ‘섭테크’는 금융당국의 입장에서 감독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으로 추진되는 기술이다.

‘섭테크(SupTech)'는 금융감독(Supervis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서 최신 기술을 활용하여 금융감독 업무를 효율적·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기법이다.

 

 금융감독원이 추진하고 있는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사모펀드 약관 심사지원 시스템. [출처=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이 추진하고 있는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사모펀드 약관 심사지원 시스템. [출처= 금융감독원]

 

지난해 7월 국제결제은행(BIS)은 보고서 (Innovative Technology in Financial Supervision (SupTech)) 에서 향후 금융감독당국이 섭테크를 활용하여 감독 능력을 보다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섭테크 도입은 금융감독의 효율화 측면 뿐만 아니라 금융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서도 필요해졌다. 섭테크는 금융감독업무를 최대한 자동화하고, 금감원 직원들은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고난도의 판단이 요구되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같은 흐름에 발맞춰 영국, 네덜란드, 싱가포르 등 각국의 금융감독당국은 데이터 분석 조직을 신설하는 등 섭테크를 적극 도입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도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감독 능력 배양을 위해 섭테크 도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주요 추진사업으로는 ▲AI 약관 심사 시스템 시범 구축, ▲금융 감독 챗봇(Chatbot) 시범 구축, ▲전자 금융사기 방지 알고리즘 개발 등이다.

약관심사를 예로 들면, 기존에는 금감원 직원이 규정 위반, 소비자 권익 침해 여부 등을 일일이 눈으로 확인하고 심사했다면, 섭테크의 도입으로 향후에는 인공지능이 1차적인 적정성을 판단하게 된다.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대응과 관련해서도 기존에는 금감원 직원이 직접 피해 최소화, 예방 홍보 방안을 만들고 시행하였으나, 향후에는 전자 금융사기 방지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스타트업 등에게 무상 제공함으로써 핀테크 생태계를 통한 사기피해 예방을 도모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신기술을 이용한 선진 금융감독 기법인 섭테크가 활성화되면 금융환경 변화에 맞추어 감독자원을 적재적소에 투입할 수 있게 되어 감독・검사 업무가 합리적・효율적으로 이루어질 뿐 아니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여 방대하고 난해한 금융정보와 서비스를 자동적 으로 신속・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되어 금융소비자 보호도 크게 강화 되는 등 금융감독업무의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감원은 레그테크 및 섭테크를 발전시키기 위한 첫걸음으로써, 지난해 10월 ‘핀톡’ 행사를 통해 KT와 금융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금감원은 “상호 인적교류, 기술지원 등을 통해 향후 핀테크 기업의 빅데이터 이용 저변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레그테크 도입의 필요성

레그테크 도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규제 환경이 복잡하고 다양해지면서 준법감시 업무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고, 핀테크 혁신으로 인해 금융의 기술의존도가 심화되면서 사이버위협 등 새로운 리스크에 직면해 있는 현실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됐다.

우선 금융환경의 변화 속에서 금융회사는 관련 인력 채용과 전산 시스템 개발 등 법규준수 비용의 증가가 불가피해졌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9월 10일 서울창업허브별관에서 개최된 핀테크 타온홀 미팅 '핀톡' 모습. [출처=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9월 10일 서울창업허브별관에서 개최된 핀테크 타온홀 미팅 '핀톡' 모습. [출처= 금융감독원]

 

실제로 2017년 초 글로벌 컨실팅 전문기업 액센츄어는 금융회사의 법규준수 비용이 당기순이익의 5% 이상을 차지하며, 해마다 40%씩 증가할 것이라는 조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같은 법규준수 비용의 과도한 증가는 핀테크 스타트업에게는 큰 부담이 돼왔다. 비용 규모가 너무 커 영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하는 경우도 생겨난 것이다.

금융환경의 변화는 금융회사에게 높은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요구하거나 자금세탁 방지 등 수많은 규제의 도입을 요구했다.

이처럼 규제환경이 나날이 복잡해지면서 금융당국에게도 적잖은 감독 부담으로 다가왔다. 금융회사가 규제를 적절하게 이행하지 못했을 때 당국이 복잡한 규제에 대해 적절히 알리는 등 충분한 소통 노력을 기울였느냐 하는 의문 또한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10월 ‘레그테크 도입 및 활성화 과제’ 세미나 당시 최흥식 금융감독원 원장은 앞으로는 기존의 사람 의존적인 준법감시 업무에서 탈피하여, 리스크 측정이나 법규준수 점검 등을 자동화할 수 있는 레그테크를 보다 활성화해야 한다”며 “레그테크는 금융회사를 비롯하여 금융산업 전체의 법규준수 비용절감에 매우 강력하고 유용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해외 진출 금융회사의 경우, 해당 지역의 규제변화를 자동 추적하는 솔루션을 도입하게 되면 저비용으로 글로벌 컴플라이언스(규제 준수) 대응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소규모 핀테크 회사의 경우에도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자금세탁방지시스템의 구축 대신 레그테크 솔루션을 통해 고객확인이나 필터링 기능을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금융회사 전산원장과의 직접 연결 등을 통해 실시간 관리 감독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IT 강국으로 자부해온 한국의 레크테크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은 상태다. 그동안 개선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 왔지만 규제 준수 프로세스를 시스템화하는데 미온적이었고 레그테크 도입에 대한 공감대조차 이제야 비로소 형성돼 가는 중이다.

레그테크를 도입하면 단기적으로는 투자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규제 대응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고도화하고 효율성이 높아짐에 따라 장차 금융회사의 전체적인 비용 절감 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고 금감원은 강조한다.

금감원은 금융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금융혁신과 금융안정을 균형감 있게 달성할 수 있도록 레그테크 산업 육성 지원 방안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실례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레그테크 스타트업에 대해 직접 금융규제를 컨설팅하는 등 우리 금융시장에 최적화된 우수 솔루션 개발에 대한 지원에 역점을 두고 있다.

레그테크의 필요성을 일깨운 '플래시 크래시’ 사건

금융데이터의 폭발적인 증가와 인공지능·빅데이터 등의 발전에 따라 금융 범죄 행위가 나날이 첨단화되고 있고, 금융서비스가 지능화·자동화 됨에 따라 기존 준법감시 업무 방식으로는 규제 대응에 한계가 노정되고 있다.

지난 2010년 5월 발생한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 사건은 세계 금융시장에 큰 충격과 함께 컴플라이언스의 중요성을 재인식시켰다.

 

2015년 5월 발생한 '플래시 크래시' 사건은 세계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한국거래소도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플래시 크래시 대책을 강화했다. [사진= 연합뉴스]
2015년 5월 발생한 '플래시 크래시' 사건은 세계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한국거래소도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플래시 크래시 대책을 강화했다. [사진= 연합뉴스]

 

‘플래시 크래시’는 ‘갑작스러운 붕괴’라는 뜻으로 주가나 채권금리 등 금융상품의 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락하는 사태를 뜻하는 말로, 2010년 5월 6일 다우지수 급락 사건 이후 등장한 용어다. 초단타매매(HTF거래)를 통한 시세교란으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특별한 악재도 없이 5분 만에 9.2%나 폭락하며 약 6천억 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된 사건이었다.

당초 이 사건은 한 투자은행 직원이 거래단위로 M(Million: 백만) 대신 B(Billion: 10억)를 누르는 ‘팻핑거 에러(fat-finger error: 입력 실수)'를 범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5년 4월 초단타 선물 트레이더인 나빈더 싱 사라오가 체포되면서 그의 시세조작 행위로 해당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건이 뒤늦게 밝혀졌다.

승인받은 사용자인 것처럼 타인의 신분을 의도적으로 위장해 시스템이나 네트워크에 접근하는 공격행위를 ‘스푸핑(spoofing)’이라고 하는데, 사라오는 당시 스푸핑의 변형인 이른바 '레이어링(layering) 기법'으로 대규모 거래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됐다. 대규모 매도 주문을 각각 다른 가격대에 동시에 일으키는 수법이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2월에도 사람이 아닌 기계가 자동으로 매도하도록 설계된 ‘알고리즘 매매’로 인해 2015년 5월 때와 유사한 증시 급락 현상이 일어났다.

2015년 5월 사건 이후 미국 금융당국은 스푸핑을 불법으로 규정(2010년)했고, 유럽연합(EU) 의회도 초단타매매 규제 법안을 승인(2012년 10월)했다. 이같은 영향으로 한국거래소도 알고리즘 거래 계좌 사전 신고제(2013년 10월)와 일괄 취소할 수 있는 ‘킬 스위치(kill switch)' (2014년 2월)를 도입하는 등 플래시 크래시 방지대책을 강화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로는 날로 지능화되는 범죄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없다. 선진 금융국들은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사후 적발 위주, 사람 의존적 준법감시 업무로는 이같은 사태를 더 이상 막을 수 없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사전 예방형 및 자동형으로 혁신할 수 있는 레그테크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레그테크 “아직은 출발선, 갈 길은 멀다”

새로운 핀테크(FinTech)라고도 불리는 레그테크는 금융 회사 및 핀테크 회사 등에서 급증하는 규제 준수 요구에 부응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술적으로 앞선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특히, 비(非)금융회사가 기존 금융회사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금융업의 기능별 분할 현상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돼 레그테크의 중요성과 수요는 향후 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2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 부스 모습. [사진= 연합뉴스]
지난 5월 2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 부스 모습. [사진= 연합뉴스]

 

우리나라의 IT 산업 경쟁력은 세계 최상위권에 속함에도, 국내 금융회사의 경우 주로 인력에 의존하여 준법감시 업무를 수행하는 등 IT 기술을 활용하는 레그테크 도입에 소극적이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7년 7월 9일 금융감독혁신 과제에서 '금융회사의 레그테크 활성화' 안을 발표했다.

이어 2017년 10월에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금융연구원 공동 주관으로 금융회사 및 핀테크 회사 준법감시 업무 담당 임직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레그테크 도입 및 활성화 과제’ 세미나를 개최하며 본격적인 도입을 추진했다.

당시 세미나에서는 인공지능·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통해 규제 대응을 자동화하고 실시간으로 이를 활용케 하는 레그테크의 해외 혁신 사례 및 유용성 등을 공유하고, 레그테크의 성공적인 국내 환경 정착을 위한 감독당국과 금융회사, IT(정보통신) 회사 등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당시 세미나에서는 레그테크 도입 필요성과 전망, 금융당국의 레그테크 지원 계획 등이 논의됐다.

금감원은 지난해 9월에는 핀테크 기업, 금융회사, 유관기관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핀테크 전반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핀테크 타운홀 미팅인 ‘핀톡(Fin Talk)’을 개최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금감원, 유관기관, 업계, 학계, 법조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레그테크 발전협의회’를 출범시키고 제1차 회의도 열었다.

지난해 10월 ‘핀톡’ 당시, 핀테크 기업들은 금감원의 인허가 처리 지연 및 사업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규제 관련 이슈 등 애로사항부터 핀테크의 기반기술 육성 및 핀테크 생태계 발전을 위한 정책철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의와 건의사항을 제시했다.

당시 윤석헌 금감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핀테크(FinTech)-레그테크(RegTech)-섭테크(SupTech)로 이어지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며 “금감원은 핀테크 혁신을 장려하면서도 소비자보호 문제 등 새로운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상시감독체계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MRR' 아시아 최초 도입 시범사업 추진

지난해 ‘핀톡’ 당시 윤 원장은 금융회사 IT시스템이 금융관련 법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준수하는 MRR(Machine Readable Regulation)을 아시아 최초로 도입하기 위해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MRR은 '기계독해(MRC)' 기술을 이용해 전자금융감독규정 같은 금융규제를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는 언어로 변환하는 기법이다.

MRR 시범사업은 사람의 개입 없이 기계가 금융관련법규를 인식하고 규제준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파일럿 테스트(Pilot Test)로서 기존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금융업에 신규 진입하는 핀테크 기업의 준법감시 업무 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MRR 시범사업의 주요내용은 ▲업무보고서 규정 우선 실시, ▲금융회사에 표준 API 제공, ▲개념 검증 등이다.

 

MRR도입에 따른 업무보고서 작성 흐름도. [출처= 금융감독원]
MRR도입에 따른 업무보고서 작성 흐름도. [출처= 금융감독원]

 

우선 ‘전자금융거래법’ 상 업무보고서 규정을 기계가 인식할 수 있는 언어로 변환하는 MRR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MRR 시범사업은 ‘웹 온톨로지 기술’과 ‘자연어 처리 기술’ 등 고도의 IT 전문기술을 융합하여 추진한다.

온톨로지 기술(Ontology Web Language: OWL)은 사람이 직관적 또는 의미적으로 판단, 처리 하는 것을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도록 공통 용어와 지식을 정의하는 기술이고, 자연어 처리 기술(Natural Language Processing: NLP)은 컴퓨터 및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사람의 언어를 이해·생성·분석하는 기술이다.

MRR 시범사업의 성공적인 파일럿 테스트가 이루어지게 되면, MRR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 표준 API를 금융회사에 제공한다.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란 특별한 프로그래밍 기술없이도 원하는 응용 프로그램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접속 프로그램이다.

이 과정이 완료되면 금융회사는 MRR 기능이 탑재된 표준 API를 통해 데이터베이스(DB)의 데이터를 직접 추출하여 업무보고서를 자동으로 작성할 수 있게 된다.

‘개념 검증(Proof of Concept: PoC)’이란 전자금융거래법 상 업무보고서 규정이 개정될 경우, 개정사항을 반영하여 업무보고서가 자동 변경되는지 여부에 대한 검증을 실시하겠다는 내용이다. PoC는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은 기술이나 제품 등에 대해 문제해결 기능 여부를 사전 검증하는 과정이다.

금융회사의 업무보고서 작성을 예로 들면, 현재는 사람이 활자화되어 있는 금융규제를 해석・판단하고, 관련 데이터를 금융회사 장부에서 추출하여 업무보고서를 작성함에 따라 인위적인 조작 또는 오류 가능성이 상존한다.

그러나 MRR이 도입되면 금융회사의 IT시스템이 ‘금융규제 이해→관련 데이터 추출→업무보고서 작성→금융감독당국 보고’라는 일련의 작업을 스스로 수행하게 된다.

금감원은 MRR을 통해 금융회사의 업무보고서가 자동 작성, 제출되어 작성 오류와 지연 제출의 문제점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며, MRR의 대상 규정을 타 금융관련법규로 확대 시행할 경우 금융회사의 업무 효율성이 대폭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또한 인력과 자금이 부족한 핀테크기업이 MRR을 활용하여 적은 비용으로 금융관련법규를 준수토록 함으로써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신생 핀테크기업의 창업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레그테크 스타트업은 MRR 기능을 탑재한 표준 API를 창업 아이템에 이용하거나 서비스의 고도화에 활용할 수 있다.

금감원의 입장에서도 정확하고 신속하게 금융회사의 업무보고서를 제출받아 감독·검사 업무의 기초자료로 활용함으로써 금융시스템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금융회사의 업무 효율성 향상으로 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인 금융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짐에 따라 궁극적으로 금융소비자 보호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금감원은 전망했다. “컴퓨터가 금융규제 준수업무를 수행하는 시대가 오게 되면 금융회사의 규제준수 비용이 획기적으로 감소하는 한편, 정확하고 효율적인 금융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져 궁극적으로 금융소비자 보호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감원은 MRR 사업을 계기로 ‘기계독해’ 기법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여 관련 레그테크 분야가 활성화되고 규제준수 자동화로 “핀테크 창업이 보다 용이해지면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레그테크와 섭테크 적용 사례

레그테크 및 섭테크가 착실히 도입되면 어떤 일들이 가능할까?

소액해외송금업을 영위하는 핀테크 업체는 자금세탁 및 테러 자금 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지출하여야 하지만, 클라우드에 ‘고객확인’ 및 ‘워치 리스트 필터링(WLF)’ 기술을 탑재한 레그테크 제공회사의 서비스를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 부스 배치도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 부스 배치도

 

WLF는 금융기관이 자금세탁 등 불법 거래를 막기 위해 블랙리스트에 등록된 고객인지를 미리 확인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금융회사는 그동안 해외 자회사 또는 지사별 규제 대응을 위한 컴플라이언스 인력 비용 부담이 크고, 수행중인 업무에 대한 실시간 적법성 여부를 판단하기 곤란했다.

그러나 해외 자회사 또는 지사를 보유한 국내 금융기관은 해당 소재 지역 및 국가의 규제 변화를 자동으로 추적하여 규제 위반 사항을 안내하는 레그테크를 도입하여 저비용으로 글로벌 컴플라이언스 대응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펀드 매니저는 세계 각국의 법률정보를 독자적인 알고리즘으로 전환한 레그테크를 활용하여 운용중인 포트폴리오의 적법성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규제준수를 위한 추가적인 의무사항을 안내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보안원 등 관계기관은 금융회사가 각종 금융보안 관련 규제준수를 체계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웹 기반의 자동화된 보안진단도구를 제공하고, 금융보안 분야 규정 제정 및 개정 사항을 실시간으로 금융회사에 통지한다.

감독당국은 금융회사의 보고서 제출시한을 안내하고, 제출 상태를 정기적으로 체크해주는 레그테크 포털을 구축하고, 금융회사 녹취파일을 자동으로 분석하여 불완전판매 등의 규제 위반 여부를 판단한다. 또한, 효율적인 민원 대응을 위해 챗봇(Chatbot)을 도입해 활용하고, 금감원이 금융회사 건전성 등의 실시간 감시를 위한 빅데이터 플랫폼을 마련하고 금융회사 원장과 직접 연결한다.

'AI 앱과 알고리즘' 보이스피싱과 대출사기문자 잡는다

금융감독원은 고도화·지능화하는 금융사기에 대응하기 위해 ‘보이스피싱 방지 AI 앱’과 ‘대출사기문자 방지 AI 알고리즘’ 개발을 추진해왔으며 지난 3월 29일 관련 공개 행사를 개최했다.

그간 금감원은 금융회사, IT기업 등과 함께 금융사기의 양대 축인 음성(휴대폰 통화 내용) 및 문자(메시지)로 이루어지는 금융사기를 판별할 수 있는 AI 앱과 AI 알고리즘 개발을 진행해왔다.

 

[출처= 금융감독원]
AI 약관 심사 지원시스템 개념 프로세서 [출처= 금융감독원]

 

이는 정부가 지난해 12월 18일 발표한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 방지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대출사기문자 방지 AI 알고리즘’은 지난해 3월 금감원, KB국민은행, 아마존이 협업팀을 구성하여 착수했으며, 같은 해 11월 개발을 완료했다. ‘보이스피싱 방지 AI 앱’은 지난해 11월 금감원, IBK기업은행, 한국정보화진흥원 간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개발에 들어가 올해 2월 실시간 차단 시스템의 개발을 마쳤다.

당시 공개 행사에서는 ‘대출사기문자 방지 AI 알고리즘’을 후후앤컴퍼니, 소만사, 지란지교시큐리티 등 IT·보안기업 3곳에 전달했고, IBK기업은행에서는 휴대폰 통화내용 분석, 보이스피싱 의심시 경고 음성 및 진동 송출 등 ‘보이스피싱 방지 AI 앱’이 사기전화를 판별해내는 일련의 과정을 직접 시연했다.

당시 윤석헌 금감원장은 “오늘 행사가 레그테크・섭테크 혁신의 본격적인 첫발을 내딛는 동시에 금융소비자 보호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는 자리”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보이스피싱 방지 AI 앱’과 ‘대출사기문자 방지 AI 알고리즘’이 금융범죄 집단과의 싸움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도 “빅데이터 플랫폼 및 AI 학습데이터 구축 지원 등을 통해 사회 모든 분야에서 빅데이터 활용, AI 기반 서비스 개발이 활발해지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보이스피싱 방지 AI 앱’은 올해 3월 18일부터 IBK기업은행 고객을 대상으로 시범운영 중이며, 앞으로 기능을 개선·보완하여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대출사기문자 방지 AI 알고리즘’은 여타 IT기업 등에도 무상 제공될 예정이며, 이 알고리즘을 전달받은 기업들은 이를 기반으로 대출사기문자를 적출해내는 휴대폰 앱 등을 개발・보급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감원은 “보이스피싱 및 대출사기문자의 최신 사례를 금융회사와 IT기업에 제공하여 앱 및 알고리즘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AI에 기반한 추가적인 앱 개발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기술 활용한 ‘사모펀드 약관 심사지원 시스템’

섭테크를 2019년도 업무계획에 포함시켰던 금융감독원은 그 일환으로 AI기술을 활용한 사모펀드 약관 심사지원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외부 사업자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고 지난 6월 19일 밝혔다.

이 사업은 지난해 11월에 완료한 펀드약관심사 파일럿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심사 실무업무에 적용하는 것으로, AI가 자동으로 약관 보고내용의 적정성을 판단함으로써 심사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할 예정이다.

 

AI 사모펀드 지원시스템 구성도 [출처= 금융감독원]
AI 사모펀드 지원시스템 구성도 [출처= 금융감독원]

 

사모펀드는 지난 2015년 10월 제도 개편 이후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설정·설립 보고 건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지난해 신규 보고 건수가 6852건에 달하는 등 업무 효율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금감원은 AI 기술 중 하나인 기계독해(MRC)를 이용, AI 엔진이 문서를 스스로 분석한 후 사전 정의된 체크리스트에 대해 최적의 답안을 추론・제시함으로써 심사업무를 지원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금융회사에서 이미 제출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보고서를 재분석하여 질의응답(Q&A) 기반의 학습데이터를 구축하고, ‘지도학습’을 통해 AI엔진이 심사항목별로 해당 조문을 검색하고 적정 여부를 판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지도학습(Supervised learning)이란 사전에 구축한 '질문(입력)-정답(출력)' 형태의 훈련데이터를 이용하여 주어진 질문에 맞는 답을 찾아낼 수 있도록 하는 머신러닝(기계학습) 방법의 한 종류다.

금감원은 이 사업을 통해 AI가 주요 심사·평가 항목을 1차 판단함으로써 심사의 신속성·효율성 제고 및 심사업무의 내실화를 기대하고 있다. 사업 완료 후 효과성 분석을 통해 다른 권역 금융약관 심사 업무에의 확대 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토할 예정이다.

전세계 레그테크 투자규모 2023년 1150억 달러

금융감독원은 지난 2일 KB이노베이션 허브에서 유광열 수석부원장 주재로 외부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핀테크·레그테크 포럼’을 개최했다.

지난해 10월에 출범한 ‘레그테크 발전협의회’를 확대·재편성한 이날 포럼에서는 금융업계와 학계, 레그테크 기업 등이 참여하여 핀테크·레그테크 산업의 발전 방향 등을 논의했으며, ‘글로벌 핀테크 10대 트렌드’ 및 ‘레그테크 도입 필요성’에 대한 주제 발표와 함께 외부전문가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이날 유광열 수석부원장은 “핀테크 혁신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가 출시되면서 전통적인 금융영역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등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핀테크 산업이 책임 있는 혁신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규제 준수 및 리스크 관리를 위한 레그테크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전세계 레그테크 투자규모는 2018년 180억 달러에서 2023년에 1150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주니퍼 리서치)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유 수석부원장은 “다만, 양적인 성장뿐 아니라 질적인 수준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다양한 성공사례를 통해 레그테크 산업을 확산·발전시킴으로써 지속적인 투자기회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 감독당국·금융회사·레그테크 기업이 함께 손잡고 레그테크에 대한 ‘중요성 인식(Awareness)-소통(Dialogue)-실행(Trial)’으로 이어지는 생태계(Eco System)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러한 이해관계자들 간의 신뢰 구축이 성공적인 레그테크 도입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시연 연구위원은 “레그테크에 대해 해외에서 다양한 솔루션 개발과 업체들의 발전, 금융회사들의 적극적인 활용이 이루어지는 것에 비해 국내에서는 아직 관심과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언급하며, 레그테크 활성화를 위한 감독당국, 협회 등 자율규제기관, 금융회사 각자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감독당국은 조직내 전문성 확보와 금융회사의 레그테크 활용에 걸맞는 감독기반(SupTech) 마련이, 금융협회는 레그테크 관련 회원사(금융회사)에 대한 교육 및 홍보와 레그테크 적용 가능 분야에 대한 검토 및 연구 지속 등이, 금융회사는 준법감시 부서 내에 IT 관련 전문인력 확보와 효율적인 내부통제 및 준법 감시 업무를 위해 전산 데이터 품질 확보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레그테크·섭테크의 성패는 감독당국과 업계 간 소통 여부

해외 선진 금융당국들은 레그테크와 섭테크를 통한 규제 및 감독 기술의 통합을 시도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혁신기술의 적용을 통해 규제 준수 및 감독의 효율성을 도모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레그테크는 개별회사의 준범감시 비용 절감 뿐만 아니라, 우리 금융산업의 선진화와 금융에 대한 국민의 신뢰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레그테크와 섭테크는 아직 초기 단계다. 아직 갈 길은 멀고 험하다. 하지만 나날이 복잡해지는 규제환경 속에서 한국의 금융산업이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소비자들의 편의와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안전망 구실도 할 수 있는 만큼 레그테크와 섭테크의 활성화는 필수적인 과제이다.

물론 레그테크나 섭테크 모두 초창기에는 데이터와 자원, 법적 문제뿐만 아니라 운영 측면에서의 위험 증가라는 새로운 도전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예상된다. 하지만 레드테크와 섭테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데 이견의 여지가 없다.

레그테크와 섭테크의 기본은 금융 분야의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혁신)과 맞닿아 있다. 그만큼 금융 당국과 금융 및 핀테크 업계 간의 유연하고 유기적인 소통이 요구된다. 물론 그 전면에 국민의 편의와 안전, 소비자 보호가 전제돼야 한다. 첫걸음은 늦었지만 IT선진국으로서의 기술력과 기존 금융서비스 노하우를 융·복합한다면, 레그테크와 섭테크 선도국 진입도 먼 미래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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