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View] 요동치는 국내 OTT 시장의 방향성
[Our View] 요동치는 국내 OTT 시장의 방향성
  • 이필원 기자
  • 승인 2019.07.1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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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지상파+SK텔레콤', 해외는 콘텐츠 파워 디즈니 가세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vs 웨이브+티빙, OTT 빅매치 전망

[메가경제 이필원 기자]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글로벌 '공룡 플랫폼'들의 등장으로 국내 미디어 시장이 위기에 몰린 가운데 과연 토종 플랫폼의 반격은 성공할 수 있을까?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손잡고 연합전략을 펴게될 실시간동영상서비스(OTT) 통합법인의 정식 명칭이 ‘웨이브(wave)'로 정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의 대표적인 OTT들이 넷플릭스 등 글로벌 공룡 플랫폼과의 경쟁이 가능할지, 또 성패의 관건은 무엇일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OTT(Over the Top)는 인터넷을 통해 방송프로그램이나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유튜브,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훌루, 페이스북 등이 대표적인 글로벌 OTT 사업자이다.

글로벌 OTT '넷플릭스'의 거센 영향력 확대

최근 넷플릭스와 유튜브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국내 시장점유율이 80%를 넘을 정도로 국내 OTT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세계 최강자인 넷플릭스는 이미 국내 가입자 수를 250만명 넘게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넷플릭스 LA본부 [출처= 넷플릭스]
넷플릭스 LA본부 [출처= 넷플릭스]

지난 3월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넷플릭스 웹 및 앱의 국내 순방문자는 240만2천명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2월(79만9천명)보다 3배 넘게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완만한 상승세를 타며 10월에 100만명을 돌파한 넷플릭스 국내 이용자 수는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난 1월 순이용자는 그 전달보다 65.6% 늘어나며 단숨에 200만명을 돌파했고, 2월에도 상승세는 이어졌다.

이같은 급증세는 지난 1월 말 독점 공개된 국내 첫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의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넷플릭스 견제가 지상과제로 떠오른 국내 OTT 입장에서는 이런 가파른 확장세가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넷플릭스는 향후에도 국내 콘텐츠 투자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이용자의 빠른 증가세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세계적으로 글로벌 공룡 플랫폼의 영향에서 자유로운 나라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미디어 사업자들도 이들 글로벌 공룡 플랫폼의 거센 공세에 맞닥뜨리면서 합종연횡을 통해 생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2010년에 스타트한 CJ E&M의 지난해 10월 순방문자(UV)는 734만명으로, 전년 동월의 333만명보다 1년 새 약 2.2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tvN, OCN 드라마와 영화를 앞세운 ‘티빙(Tving)’은 지난해 6일 전세계 시청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티빙’을 론칭했다. ‘티빙'은 이달 2일 국내 OTT 사업자 최초로 스마트TV 내 방송과 영화 콘텐츠를 초고화질(UHD) 4K 영상으로 서비스한다고도 밝혔다.

LG유플러스, 넷플릭스와 손잡고 효과 봤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16일부터 자사 IPTV인 유플러스티비(U+tv)에서 넷플릭스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16일부터 자사 IPTV인 유플러스티비(U+tv)에서 넷플릭스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부터 넷플릭스와 제휴하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국내 최초로 기존 IPTV 유플러스티비(U+tv) 셋톱박스를 활용해 직접 넷플릭스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미 지난 2016년 한국에 진출해 모바일 플랫폼과 케이블TV를 통해 2만여 편의 콘텐츠를 VOD(주문형비디오) 형태로 제공하며 국내 이용자를 빠르게 늘려오던 터였다.

지난해 11월 LG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손잡는다는 소식은 방송계에 큰 충격파를 던졌다. 당시 지상파 등 40여 개 방송사로 구성된 한국방송협회는 성명을 내고 "LG유플러스의 불공정한 넷플릭스 연동형 서비스가 우리나라 미디어산업 전반을 파괴하는 뇌관이 될 것"이라며 제휴 철회를 촉구했다.

당시 방송협회는 유튜브가 국내 동영상 시장 점유율 85.6%를 차지한 데 대해서도 인터넷 실명제 등 규제를 회피하고 정당한 대가 없이 불법 저작물을 마구 유통하는 등 불공정한 기회로 이뤄낸 결과라고 비판했다.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 콘텐츠연합플랫폼 '웨이브' 9월 출범

이런 배경도 있어, 올해 국내 OTT 시장에서 단연 주목받는 화제는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의 제휴 건이다. 양측은 올해 초 지상파 3사의 공동출자 콘텐츠연합플랫폼 ‘푹(POOQ)’과 SK브로드밴드의 OTT ‘옥수수(Oksusu)’를 통합해 신설 법인을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지상파 콘텐츠연합플랫폼 푹(POOQ) [출처= 푹 홈페이지]
지상파 콘텐츠연합플랫폼 푹(POOQ) [출처= 푹 홈페이지]

지상파 3사의 풍부한 제작경험과 SK텔레콤의 콘텐츠 사업 경험을 융합하여 글로벌 OTT 최강자인 넷플릭스에 맞설 토종 OTT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의도였다.

앞서 지상파 3사는 하루가 다르게 위축되는 지상파의 위상에 위기의식을 느끼며 공동 투자해 ‘푹’을 만들었다. 이후 푹은 나름대로 성공을 거뒀지만 막강한 글로벌 OTT 공룡의 기세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지상파 3사는 ‘옥수수’를 통해 콘텐츠를 서비스한 경험이 있는 SK텔레콤을 파트너로 끌어들여 통합법인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신설 OTT는 통합 법인 출범 소식과 함께 한류 콘텐츠를 해외 시장에 수출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하며 '아시아판 넷플릭스'의 기대를 부풀렸다.

SK텔레콤이 대규모 투자 유치를 주도하고 지상파 3사는 확보된 재원을 콘텐츠 제작과 투자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 OTT '옥수수'의 올해 2월 기준 이용자는 약 600만명이었다. 이같은 ‘옥수수’에다 지상파 방송사의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푹(POOQ)을 통합하면 하루가 다르게 거세지는 넷플릭스의 도전에 맞서 진검승부를 벌일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옥수수 [출처= 옥수수 홈페이지]
옥수수 [출처= 옥수수 홈페이지]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는 신설 OTT를 통해 국내에서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공룡 OTT에 맞설 체력을 키우는 동시에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 진출도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와 LG유플러스 간 IPTV 독점계약 만료

국내 OTT 시장의 변화는 앞으로도 세차게 몰아칠 전망이다. 우선 넷플릭스와 LG유플러스의 IPTV 서비스 독점계약이 오는 하반기 중 만료된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국내 IPTV 업계에서 유일하게 넷플릭스와 단독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유플러스티비(U+tv)에서 넷플릭스 콘텐츠를 제공해왔다. 이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이 공개된 올해 초 LG유플러스 일일 유치 고객이 3배 이상 느는 등 가입자 유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런 가운데 LG유플러스와 독점계약이 끝나고 문호가 열리면 다른 IPTV 업체와도 제휴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넷플릭스 측은 국내 여러 업체와의 제휴·협력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하지만 LG유플러스의 경쟁업체들이 넷플릭스와 손잡을지는 미지수다. SK브로드밴드는 '옥수수'를 '푹'과 통합시켜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키운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고, 넷플릭스와의 제휴가 가입자 유인 효과와는 별개로 수익성 면에서는 썩 매력이 없다는 시각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건이 변화하면 셈법도 바뀌는 법. 항상 변수가 작용하는 게 시장이다. 향후 IPTV 업체들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디즈니플러스가 올해 12월 출범할 예정이어서 그 막강한 오리지널 콘텐츠 파워에 넷플릭스도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디즈니 홈페이지]

콘텐츠 파워 앞세운 '디즈니 플러스'가 온다 

장차 펼쳐진 또다른 큰 변수는 글로벌 환경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글로벌 IT기업인 애플과 디즈니가 출사표를 던지면서 글로벌 시장의 경쟁구도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외신들을 종합하면, 애플은 미국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처럼 구독자가 월정액만 내면 하나의 플랫폼에서 기존 스트리밍 서비스와 자체 제작 콘텐츠를 모두 이용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와 훌루,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채널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OTT 시장에 후발주자로 나선 애플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체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넷플릭스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는 새로운 경쟁상대는 콘텐츠 공룡 디즈니가 내놓을 ‘디즈니 플러스’다. 올해말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디즈니 플러스는 최강 콘텐츠 라인업을 갖추고 있어 넷플릭스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매체인 포브스가 기업리서치업체 리스크헤지 리포트 편집장 스티븐 맥브라이드의 기고를 통해 “슬픈 현실에 관해 이야기할 시기가 왔다. 넷플릭스의 영광은 이제 저물어가고 있다"라고 조망했을 정도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포스터

올해 미국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영화 3편 '어벤져스:엔드게임'과 '캡틴 마블', '알라딘'이 모두 디즈니 작품이고, 지난해 흥행작 빅3인 '블랙팬서',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인크레더블스 2'도 역시 디즈니의 소유물이다.

2017년의 흥행작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 '미녀와 야수' 세 편 역시 디즈니에게 판권이 있다. 역사가 짧아 오리지널 콘텐츠가 적은 넷플릭스의 약점을 정확하게 찌르고 있다.

이들 영화들 대부분은 국내에서도 잇따라 큰 흥행을 기록한 작품이다. 디즈니플러스의 출범이 해외 소식에서 그치지 않고 머지않아 국내 OTT 시장에도 핵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디즈니 플러스’를 론칭하는 월트디즈니는 이미 마블 스튜디오, 루카스필름, 픽사 등을 거느린 '콘텐츠 제왕'으로, 올초 21세기폭스의 영화 스튜디오와 TV 채널 등을 사들이는 '메가톤급 딜'을 감행하면서 콘텐츠를 더 강화했다.

이외에도 미국 2위 이동통신회사 AT&T가 워너미디어를 합병한 기세를 몰아 내년부터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너미디어는 '왕좌의 게임', '섹스 앤드 더 시티', '소프라노스' 등의 라이선스를 소유하고 있는 HBO의 모회사다. HBO는 영화를 전문으로 하는 미국의 유선방송이다. 

킹덤 [출처= '킹덤' 메인 예고]
넷플릭스 '킹덤' [출처= '킹덤' 메인 예고 캡처]

치열한 OTT 시장 생존의 열쇠는 '콘텐츠'

국내외적으로 요동치는 OTT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이 살아남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국내 업체들끼리 통합해 OTT플랫폼을 확장한다고 해도 당장 넷플릭스나 유튜브와 정면으로 맞대결을 벌이기는 장기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하는 이들 OTT는 자금력이나 시장의 규모나 가입자 수나 국내 시장과는 여러모로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OTT 시장을 확보하려면 양질의 콘텐츠가 핵심이다. 플랫폼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결국 콘텐츠 싸움으로 귀결할 수밖에 없다. 특히 대한민국의 특징을 유형무형으로 살리는 콘텐츠라면 우리가 누구보다 가장 강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황유선 부연구위원은 지난해 11월 ‘글로벌OTT사업자의 국내진입에 따른 미디어 생태계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넷플릭스의 국내 진입은 플랫폼 시장 경쟁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제작과 거래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보고서는 넷플릭스가 미디어 생태계에 기회이자 위협이라고 봤다.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의 구매 및 제작을 확대하면서 창작자, 제작자, 콘텐츠 제공사업자 등에게는 글로벌 유통망 확보, 협상력 증대, 제작환경 개선이라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반면, 넷플릭스의 유통망 독점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그런 만큼 “창작자를 우대하고, 소비자 효용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하고, 정부는 조세 형평성 확보 등 국내사업자에게 역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개선 및 국제협력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이 보고서는 “넷플릭스 더 나아가 글로벌 OTT 사업자와의 경쟁이 국내 미디어 생태계에 대한 건강한 자극제가 될 수 있도록 사업자 및 정부의 대응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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