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탐구] 스핀오프, 제2의 '파괴적 혁신'... 영화 시퀄부터 사내벤처까지 활성화
[트렌드탐구] 스핀오프, 제2의 '파괴적 혁신'... 영화 시퀄부터 사내벤처까지 활성화
  • 유원형 기자
  • 승인 2019.07.15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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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퀄 등 영화 파생작품부터 연구기반·사내벤처까지
연구기반 스핀오프 성공열쇠는 '투자금+경영능력'

[메가경제 유원형 기자] 경제학자 조셉 슘페터는 창업을 새로운 방법으로 낡은 방법을 파괴하는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로 정의하며 통상적 사업과정에서 이뤄지는 신규 사업활동과 창업활동을 구분했다.

슘페터의 정의가 함의하듯, 창업을 규정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개념은 바로 ‘혁신’이며, 그것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자원을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및 과정으로 전환시키는 행동이다.

근래 들어 ‘스핀오프’라는 말이 자주 사용되고 있다. 대중적으로는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미디어 산업에서 흔하게 쓰이고 있고, 산업과 과학 분야에서는 기술혁신을 추구하는 사내벤처의 독립분사기업이나 연구기반 창업 분야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스핀오프의 정의는 ‘파생되어 나온 작품’

스핀오프(spin off)의 사전적 의미는 누에고치에서 실을 잣듯이 ‘파생되다’ ‘분리하다’의 뜻이다. 김희경은 ‘스핀오프의 구성요소와 유형’(커뮤니케이션북스)’에서 ‘스핀오프’의 정의를 크게 네 가지로 구분했다.

 

[출처= pixabay]
[출처= pixabay]

 

첫째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각화된 기업이 하나의 사업을 독립적 주체로 해 회사를 분할하는 것이고, 둘째는 정부 출연 기관의 연구원이 자신이 참여한 연구에서 얻은 결과를 가지고 창업할 때 일컫는 말이다. 이 경우 정부는 보유 기술을 사용하는 로열티를 면제해 주고 나중에 신기술연구기금 출연을 의무화한다.

셋째는 원천 기술에서 파급된 과학기술을 지칭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개발한 기술의 스핀오프들은 대표적인 사례다. 위성항법 기술에서 파생된 GPS서비스, 티탄합금을 이용한 스포츠용품, 차량용 AS 시스템, MRI와 CT 등 의료기기 등이다. NASA의 원친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되어 실생활에 쓰이는 제품이 1800여 개에 달한다고 한다.

넷째는 문화콘텐츠나 문화 산업에서 말하는 스핀오프다. 이전에 발표되었던 드라마, 영화, 만화, 책 등의 등장인물이나 상황에 기초해 새롭게 만들어 내는 파생콘텐츠다.

문화 스핀오프의 핵심은 ‘스토리텔링+공유 세계관’

문화 산업에서 ‘스핀오프’란 '외전'이나 '번외'를 뜻한다. 콘텐츠를 가진 제작자가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 주인공이나 조연 캐릭터의 이야기를 따로 떼어 내거나 배경 이야기만 다루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오리지널 콘텐츠가 영화였다면 새로운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TV드라마나 웹드라마로 확장하기도 한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스핀오프의 성공시대를 연 대표적인 콘텐츠다. 1977년 첫 편이 등장한 이후 다수의 시리즈가 제작되며 세계적으로 넓고 깊은 팬층을 보유했다. 본편의 전·후 이야기를 다루는 프리퀄, 시퀄이나 새로운 캐스팅으로 새로 시작하는 '리부트'도 스핀오프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스핀오프 작품들은 원 작품과 같은 세계관을 물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공유한다. 원 작품의 팬층이 스핀오프의 팬으로 연결되고, 스핀오프 작품부터 접한 팬도 원 작품의 세계를 거슬러 올라가야 전체적인 세계관을 경험할 수 있다. 만화 속 영웅 캐릭터에서 출발해 영화, 드라마 등으로 확장한 어벤져스 시리즈와 DC 영화 들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마블 코믹스를 바탕으로 하는 ‘어벤져스’ 시리즈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라는 세계관 안에 연결돼 있고, DC 코믹스를 배경으로 하는 DC 영화들은 ‘DC 유니버스’라는 세계관을 공유한다.

 

영화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포스터 

 

이처럼 성공적인 스핀오프 작품은 원 작품처럼 뛰어난 스토리텔링은 물론 원 작품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면서 원 작품에서 경험하지 못한 또 다른 세계로 수용자를 이끈다.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책, 패션…. 미디어 간 연결과 경계가 허물어진 현대에 콘텐츠를 가로지르는 이같은 스핀오프 제작방식은 이제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됐다. 사람들은 원 작품에서 파생된 스핀오프 현상을 더 이상 낯설게 느끼지 않는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스핀오프를 통해 리스크를 사전에 분산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콘텐츠의 성공에는 변수가 많아 투여한 제작비와 노력 대비 성공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 콘텐츠 수용자들의 특성은 스핀오프 확산에 순풍이 되고 있다. ‘스핀오프의 구성요소와 유형’에서 김희경은 이같은 현상을 “다양한 미디어를 동시다발적으로 사용하며 미디어 간 가로지르는 것뿐만 아니라 미디어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려는 오늘날 수용자들의 욕망이 미디어를 분기하고 콘텐츠를 분화하는데 일조했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제작방식과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의 갈망, 위험 분산 효과 등의 목적으로 등장하는 스핀오프는 오리지널 콘텐츠와는 또 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원 콘텐츠보다 더 큰 성공을 불러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연구기반 스핀오프 ‘기술혁신을 선도하다’

경제 분야에서 스핀오프는 연구 인력에 대하여 창업을 지원하는 제도를 주로 일컫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7년 3월부터 이 제도를 도입해 벤처기업의 육성을 촉진해왔다.

연구기반 스핀오프는 대학연구나 공공연구에서 개발된 과학기술지식을 상업화하는 신기술창업 기업인 만큼 과학 분야의 전문성과 최신지식이 있어야 하는 기술혁신 분야다.

 

[출처= pixabay]
[출처= pixabay]

 

과학과 기업은 어찌 보면 이질적인 분야다. 이 때문에 연구기반 스핀오프는 기술지식을 시장 가치로 전환시키는 핵심적인 기술 이전 메커니즘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기반 스핀오프를 통해 산업 관련 지식의 개발능력을 향상시키고, 기업 간 지식교류를 촉진하는 등 과학과 산업 간의 연계를 활성화하게 된다.

오늘날 선진국은 연구기반 스핀오프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지역혁신 체계나 혁신 클러스터를 집중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동안 대학과 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연구기반 스핀오프 활동을 지원해왔다.

한국 과학기술정책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기반 스핀오프 창업은 지식 기반경제에 있어 기초과학 성과의 상업적 활용을 증대시키고, 공공부문의 연구 성과를 효율적으로 기업에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연구소나 대학이 개발한 라이선스나 지적재산권을 기업에 이전하는 간접적 방식에 비해, 스핀오프 방식은 연구자가 직접 자신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화하기 때문에 지식 기술 이전에 있어서 더욱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코트라 독일 함부르크무역관 보고서를 보면, 독일 정부는 연구기반 스핀오프의 이러한 경제적 순기능을 효과적으로 살림으로써 대학교 및 연구소를 통한 창업 진흥에 힘쓰고 있으며, 여러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독일 경제부 발표에 따르면, 2015년 독일 전체 창업의 15%는 혁신을 바탕으로 한 창업이었다. 혁신 기반 창업의 기술 분야는 소프트웨어 분야가 가장 큰 점유율을 보였으며, 고도 기술 분야, 그 외 기술 서비스 분야가 뒤를 이었다.

독일 경제부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EXIST를 1998년부터 운영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 문화를 형성하고 이를 재정적으로 지원해 과학자, 대학생, 졸업생들의 지식 기술 기반의 창업 수를 늘려왔다. 지원 분야는 연구기간이 비교적 오래 걸리는 광학, 생명공학, 의료공학 부문의 지원이 두드러졌다.

EXIST는 창업문화조성, 창업장학금, 연구기술이전 등 3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설립 이후 2016년까지 127개의 대학교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협업 운영했으며, 1만7200건의 창업 상담지원이 이루어졌고, 4600여 건 이상의 실제 창업을 달성했다.

유럽내 응용연구 분야의 선도적 기관인 프라운호퍼 연구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연구기반 스핀오프 기업의 35%는 연 매출 백만 유로 이상을 기록했고, 49%의 기업은 백만 유로 이하의 매출을 올렸다. 0.03%는 매우 적거나 매출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기반 스핀오프 성공열쇠는 ‘투자금+경영능력’

연구기반 스핀오프 창업의 핵심 성공 요인으로는 충분한 투자금 유치와 경영능력이 꼽힌다.

프라운호퍼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경험 없는 스핀오프 창업가들이 손쉽게 투자금 유치를 하는 과정에서 신용도가 낮은 자금을 써서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었다. 결국 충분한 투자금 유치는 기업의 존폐와 연결된다는 결론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5월 9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사내벤처, 상생협력을 통한 혁신성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5월 9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사내벤처, 상생협력을 통한 혁신성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중소벤처기업부]

 

그런 만큼, 스핀오프의 성공을 위해서는 공공 부문의 자금 지원과 함께 엔젤투자나 벤처캐피탈 같은 민간부문 자금 지원의 활성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 주요 보고서들은 연구기반 스핀오프 창업에 중요한 요소로 창업가의 경영능력과 기업가 정신을 꼽았다.

대학생이나 연구자들은 전문지식과 높은 혁신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경영지식과 관리능력이 부족해 시장대응에 소홀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 보고서는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한 독일의 노력은 참고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독일은 여러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재정적 지원뿐 아니라 기업가 정신 및 경영능력을 배양하는데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트라 독일 함부르크 무역관이 전한 셀로니스 홍보 담당자의 인터뷰는 스핀오프 창업자에게 꼭 필요한 조언으로 들린다.

이 담당자는 창립자가 전하고 싶은 창업 팁으로 "스핀오프 창업에 있어 기술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며, 회사의 경영 및 판매를 핵심 도전과제로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미 비슷한 시행착오를 겪은 멘토의 경험담과 조언은 성공의 가능성을 높이는데 매우 중요하다”며 멘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셀로니스는 2011년 뮌헨 공대에서 스핀오프 된 프로세스 마이닝(Process Mining) 솔루션 제공 IT 기업이다.

사내벤처 육성을 통한 ‘제2의 벤처창업 붐’

정부는 ‘제2의 벤처창업 붐’ 조성을 위해 2017년 11월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통한 사내벤처와 분사창업기업 활성화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발맞춰 기업들은 사내벤처 육성을 위한 자체 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는 정부가 ‘사내벤처 창업·분사 지원 사업’를 통해 사내벤처팀을 발굴·육성할 민간 운영기업을 공모·선정하고 있다.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은 민간 기업 중심의 ‘창업-성장-회수-재투자’의 선순환적 혁신 창업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목적을 갖고 도입됐다.

 

[출처= 중소기업벤처부]
[출처= 중소기업벤처부]

 

민간 기업이 스스로 사내 벤처를 육성하고자 하면 정부가 사내 벤처의 육성 체계와 기반을 뒷받침해 준다는 취지다.

정부는 지난해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의 운영 기업으로 대기업 등 40개 사를 선정했다. 이 가운데 27개 사는 이 사업을 통해 처음으로 사내 벤처 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정된 운영기업에게는 동반성장 지수 우대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사내 벤처가 분사하는 경우에도 창업 기업으로 인정하여 창업 기업과 동일한 소득세‧법인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으며, 정부와 운영기업의 협약을 통해 분사창업 실패 시 재입사가 가능한 창업휴직제 도입을 유도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3월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운영기업 8개사를 신규 선정해 발표했다. 선정 대상은 분사 창업을 목표로 하는 사내벤처팀과 분사창업기업을 육성할 역량이 우수한 대‧중견‧중소기업 및 공기업이었다.

중기부는 올해 20개 내외 기업을 새롭게 선정하여 운영 기업을 60개 사 안팎으로 넓히고, 본격적으로 사내 벤처 창업 기업을 육성·지원할 계획이다.

기업 유형별로 보면 대기업 2개 사, 중견 기업 3개 사, 중소기업 2개 사, 공기업 1개 사가 새롭게 운영 기업에 포함되었다.

KDB 미래전략연구소 한상목 연구위원의 ‘사내벤처 운영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은 사내벤처를 기존 사업영역과는 다른 새로운 시장의 개척을 위한 아이템 발굴을 위해 활용하거나 수익모델을 갖춘 사내벤처를 독립회사로 분사시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출처= pixabay]
[출처= pixabay]

 

선진국의 경우 사내벤처는 '기업 벤처링'(corporate venturing)의 일환으로 신기술에 대한 빠른 사업화, 조직의 슬림화, 직원 사기진작 등 대기업이 지닌 한계와 약점을 보완하려는 목적으로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기업은 사내벤처를 통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팀을 운영하게 하고 성공할 경우 포상하거나 분사하여 사업을 지속하게 하고 있다. 운영 목적은 사업다각화와 우수한 인력의 유출 방지, 유휴인력의 활용 등이다.

사내벤처에게는 ‘기업 내 기업’으로 사업추진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따라서 독립조직으로 인정받는 사내벤처는 우수한 인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전략적 방안이다.

기업으로서는 고경력직원 등 유휴인력을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해 십분 활용할 수 있고, 개인 또는 사내벤처 단위로 창업・분사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

그런 만큼 기업의 사내벤처는 모기업의 육성의지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모기업이 제공하는 자금조달, 전략개발, 본사자원 활용, 운영참여, 비즈니스 시너지 등을 통해 사내벤처가 육성되기 때문이다.

반면 모기업의 전문성 부족, 프로세스 비효율성, 복잡한 권력구조, 자원부족, 상충된 목표 등은 사내벤처 성공에 방해요소로 작용한다.

이 보고서는 “기업들이 사내벤처의 성공을 위해 린스타트업 전략을 적용하고, 사내벤처의 사업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독립분사(스핀오프)를 포함한 다양한 성장옵션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창업을 위해서는 창업자의 자질과 능력, 창업아이디어, 창업자본, 기업가 정신 등 4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한다.

현재 한국경제는 사방이 꽉 막혔다고 할 정도로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미중 무역갈등에다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겹쳤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돌입과 함께 산업형태가 바뀌면서 고용과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초고령화와 초저출산까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혁신’을 추구하는 창업정신과 앞서가는 아이디어 개발이 절실하다. 산업과 과학, 연구, 문화 분야에서 창조적 혁신을 확장하는 ‘스핀오프’의 중요성이 날로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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