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이슈] 일본 끝내 '백색국가'서 한국 제외...'한·일 경제전쟁 전면전'
[ME이슈] 일본 끝내 '백색국가'서 한국 제외...'한·일 경제전쟁 전면전'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9.08.02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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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소재 등 3개 품목 수출 규제 한 달 만에 추가 보복
28일부터 제외…한일관계 1965년 수교 이후 최악으로
한국 정부, 대응 조치 불가피…GSOMIA 파기 가능성도 거론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메가경제 김기영 기자] 한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 외면으로 일관하던 일본 정부가 끝내 한국을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며 2차 경제보복조치를 단행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일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한국을 수출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화이트 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정령)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교도통신 등이 긴급뉴스로 전했다.

우리나라의 시행령에 해당하는 정령 개정안은 주무 부처 수장인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이 서명하고 아베 총리가 연서한 뒤 공포 절차를 거쳐 그 시점으로부터 21일 후 시행된다.

 

[사진= 연합뉴스]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일본 정부가 2일 끝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면서 한일 관계가 1965년 수교 이후 최악의 대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래픽= 연합뉴스]

 

세코 경제산업상은 각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는 7일 공포해 28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2004년에 백색 국가로 지정된 한국은 백색국가 리스트에서 빠지는 첫 국가가 됐다.

그는 또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시행령 개정 의견 공모에 4만666건이 들어왔고, 90% 이상이 찬성했다"며 "이번 조치는 한국의 수출관리에 불충분한 것이 있었기 때문에 취한 것일 뿐 (징용 소송 관련) 대항조치가 아니다"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일본 정부가 중재 움직임을 보인 미국의 우려 표명과 한국 정부의 거듭된 요청을 묵살하면서까지 한국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을 빌미로 한 경제보복전을 본격화함에 따라 한일 관계는 회복하기 어려운 최악의 사태로 빠져들게 됐다.

백색 국가는 일본 기업이 전략물자 등을 수출할 때 통관절차를 간소화해주는 일종의 우호 국가 목록으로, 군사목적으로 전용할 수 있는 물품이나 기술을 일본 기업이 수출할 때 일본 정부가 승인 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나라다. 일본 법률의 '수출무역관리령'과 관련 고시에 규정돼 있다.

일본은 전략물자 수출 시 개별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지만 백색국가에는 3년에 한 차례 포괄허가만 받도록 하는 완화된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과 영국 등 서방 국가 외에 한국, 아르헨티나, 호주, 뉴질랜드 등 총 27개국이 백색국가로 지정돼 있었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달 1일 플로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고순도불화수소(에칭가스)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의 한국 수출규제 강화를 발표하면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함께 고시했다.

그런데 이날 끝내 관리령이 일본 각의를 통과하면서 한국이 백색국가에 제외됨에 따라 식품과 목재를 제외한 거의 모든 품목의 한국 수출은 원칙적으로 개별허가 대상으로 바뀌는 등 수출 절차가 엄격해진다.

이에 따라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로 전환되는 품목은 지난 4일부터 규제 대상에 포함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을 포함해 857개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돼 본격 시행에 들어가면 양국 간 무역 거래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

일본 정부는 원칙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통상 절차에 따라 허가를 내준다고 밝혔지만, 군사전용 우려가 있다고 작위적으로 판단해 언제든 불허할 수 있는 만큼 원활한 거래가 사실상 어렵게 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의 백색국가 제외로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와 백색국가 제외 방침이 부당하다며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지난달 일본 측에 보냈고, 한국의 5대 경제단체도 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지난 1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의 회담에서도 강 장관은 규제 철회를 강하게 요구했으나 고노 외무상은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가 안보를 목적으로 한 정당한 조치라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강 장관은 고노 외무상과 회담한 후 '한국이 일본의 백색국가 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한일 안보의 틀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도 분쟁중지 합의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본 정부는 백색국가 대상에서 한국을 빼는 것이 안보상의 무역관리에 관한 국내 운용의 재검토라며 응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이날 일본이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각의를 열어 한국을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한 데 대해 즉각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사진= 연합뉴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일본 정부가 한국을 수출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한 것과 관련,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그동안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협의와 대화 의사를 지속적으로 표명하고, 대화와 소통을 통한 문제 해결에 끝까지 열린 자세로 임해왔음을 말씀드린다"며 “앞으로 우리 정부는 일본의 부당한 조치에 단호한 자세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고 대변인은 "오늘 오후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개최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관계 장관 합동브리핑을 통해 종합적 대응 방안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청와대는 앞으로 화이트리스트 제외와 관련한 상황을 점검하고 관리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 및 상황반을 설치해 긴밀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급기야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서 한국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 정부의 보복 조치가 한국의 대일(對日) 의존도가 높은 제품의 수출을 통제해 한국경제를 구속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임이 명약관화해졌다.

이에 맞서 한국 정부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중단을 검토하는 등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이어서 한일 관계는 1965년 수교 이후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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