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전기·히타치·덴소 등 日 4개 차부품사, 10여년간 납품 담합
미쓰비시전기·히타치·덴소 등 日 4개 차부품사, 10여년간 납품 담합
  • 오철민 기자
  • 승인 2019.08.06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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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일본 부품사 4곳에 과징금 92억원 부과·2곳 검찰 고발
일본 화이트리스트 배제 앞두고 대화 위해 발표 일시 연기하기도

[메가경제 오철민 기자] 미쓰비시전기, 히타치 등 일본의 자동차부품 업체 4곳이 국내 완성차 업계에 부품을 팔면서 특정 업체를 밀어주는 식으로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총 9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고 일부 업체는 검찰에 고발 조치됐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인 이들 일본 기업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유럽연합(EU), 캐나다 등지에서도 이 같은 담합 사실이 드러나 이미 제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차·기아차·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업계에 얼터네이터와 점화코일을 판매하면서 장기간에 걸쳐 특정 업체를 서로 밀어주는 식으로 거래처를 나눠먹기한 미쓰비시일렉트릭(이하 미쓰비시전기)과 히타치오토모티브시스템스(이하 히타치), 덴소, 다이아몬드전기에 과징금 92억원을 부과하고 이중 미쓰비시전기와 히타치는 검찰에 고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일본의 글로벌 자동차 부품 4사가 장기간에 걸쳐 국내 완성차업체를 대상으로 담합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 연합뉴스]

 

얼터네이터 담합에는 미쓰비시전기, 히타치, 덴소가, 점화코일 담합에는 미쓰비시전기, 다이아모드전기, 덴소가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얼터네이터는 엔진 구동으로 전력을 생산해 헤드라이트 등 각종 전기장비에 공급하는 장치이며, 점화코일은 자동차 베터리의 저전압 전력을 고전압으로 승압시켜 점화플러그에 공급해주는 자동차용 변압기다.

미쓰비시전기, 히타치, 덴소 등 3개사는 세계 완성차업체들을 대상으로 얼터네이터를 판매하면서 사전에 거래처를 배분했고, 국내 완성차업체에 대해서도 2004년부터 2014년 말까지 10년에 걸쳐 이러한 행위를 지속했다.

얼터네이터 제품.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완성차업체가 얼터네이터에 대한 견적요청서(RFQ)를 발송하면, 거래처 분할 합의가 지켜질 수 있도록 견적요청서를 받은 업체의 영업실무자들이 모여서 미리 견적가격 등을 협의하는 방식이었다.

히타치와 덴소는 2004년 르노삼성의 QM5 모델에 적용되는 얼터네이터를 입찰할 때 미쓰비시전기가 공급할 수 있도록 견적가격을 미쓰비시전기보다 높게 써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결과 QM5 모델이 2016년 단종될 때까지 미쓰비시전기의 얼터네이터가 장착됐다.

미쓰비시전기는 2007년에는 덴소가 현대차의 그랜저 HG와 기아차의 K7 VG 모델 등에 들어가는 얼터네이터를 공급할 수 있게 도와준 것으로 드러났다.

덴소 역시 2017년 이들 모델이 단종될 때까지 얼터네이터를 판매할 수 있었다.

또, 다이아몬드전기, 미쓰비시전기, 덴소 등 3개사는 국내 완성차에 들어가는 특정 엔진용 점화코일 시장에서 기존 납품업체인 덴소의 기득권을 존중하기로 합의했다.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특정 부품을 한 회사가 납품하는 경우 '그 회사에 상권이 있다'라고 표현하여 납품 기득권을 존중하고 경쟁을 피하는 관행을 실행했다는 것이다.

 

점화코일 종류별 모양.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다이아몬드전기와 미쓰비시전기는 2011년에는 한국GM이 말리부에 들어가는 엔진용 점화코일을 입찰하자 덴소가 낙찰받게 도와주기로 덴소와 합의했다.

이에 다이아몬드전기는 입찰을 포기했고 미쓰비시전기는 덴소보다 높은 입찰가격을 제출했다. 이 결과 말리부 모델이 2016년 단종될 때까지 덴소의 점화코일이 판매될 수 있었다.

2010년대 초반 일본 자동차 부품회사들의 글로벌 카르텔이 드러나자 해외 경쟁당국도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미국과 EU, 캐나다 등이 미쓰비시전기와 히타치 등에 벌금과 과징금 등 처분이 내려졌다.

미국의 경우, 유죄인정제도(Plea Bargaining)를 통해 미쓰비시전기에게 1억9천만달러, 히타치에게 1억9천5백만달러를 각각 벌금으로 부과했다.

EU경쟁총국은 미쓰비시전기에게 1억1천만 유로, 히타치에게 2천6백만 유로를 각각 과징금을 제재했고, 캐나다는 미쓰비시전기에게 과징금 1340만 캐나다달러의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2014년 조사에 들어간 공정위는 최근 이들 회사에 대한 제재 의결을 마치고 지난달 15일 이 사실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당시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문제와 관련해 우리나라가 일본에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하는 상황인 점을 고려해 발표를 연기했다.

미쓰비시전기의 경우 과거 강제징용에 따른 우리 법원의 배상 판결로 피해자들이 국내 압류자산 매각을 추진 중인 미쓰비시중공업과 같은 계열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발표 시점을 두고 정무적인 판단으로 발표를 일시 연기했으나 이제는 일본이 끝내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제보복을 한 상황이어서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덴소는 각종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일본 사업자로서 2019년 현재 토요타자동차 그룹 계열회사들이 최대주주다.

미쓰비시전기는 자동차부품, 산업자동화·정보통신시스템 등에 사용되는 전기 및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히타치는 히타치제작소가 기존의 자동차시스템 그룹을 분할해 2009년 설립한 회사로, 히타치제작소의 모든 권리와 의무를 포괄 승계했다.

다이아몬드전기는 1937년 일본 오사카에서 설립된 회사로, 수입차 A/S시장을 대상으로 자동차 엔진용 점화코일 등 자동차부품을 제조, 수출‧입 및 판매하는 기업이다.

공정위는 “국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자동차와 관련된 주요 부품을 대상으로 발생한 국제 담합행위를 엄격히 제재함으로써 소비자 후생 및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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