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분석] 민간분양가상한제 부활에 따른 전망 "집값 안정"vs"공급 위축"
[ME분석] 민간분양가상한제 부활에 따른 전망 "집값 안정"vs"공급 위축"
  • 김기영 기자
  • 승인 2019.08.1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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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김기영 기자] 민간주택 분양가상한제 부활이 집값 안정에 기여할까, 아니면 신축아파트 가격과 전세가 급등의 풍선효과가 나타날까?

정부와 여당이 결국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라는 추가 카드를 꺼내면서 이 정책이 향후 주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협의를 열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요건 완화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당정 협의 후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전 민간택지 내 공동주택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위해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의 지정요건과 적용대상 등을 개선하겠다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기준 개선 추진안'을 발표했다.

정부와 여당이 지난해 '9·13 부동산 안정 대책'을 내놓은 지 11개월 만에 결국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라는 강력한 처방을 선택한 것이다.

재건축·재개발 단지도 '입주자 모집 승인 신청' 시점부터...5∼10년 전매 제한

추진안의 골자를 보면,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서울·과천·분당 등 전국 31곳의 '투기과열지구'의 민간 택지에 짓는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한다.

 

[사진= 연합뉴스] [출처= 국토교통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기준 개선 주요 내용. [그래픽= 연합뉴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단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점도 '입주자 모집 승인 신청' 단계로 앞당겨진다.

이는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 재건축 아파트 등의 높은 분양가가 전체 부동산 시장 재과열을 이끌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공공택지뿐 아니라 민간택지 아파트의 분양가도 정부가 적정 수준에서 엄격히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개정안을 살펴보면, 우선 특정 지역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는 조건이 완화된다.

현행 주택법 시행령 제61조는 민간택지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일단 3개월 간 해당 지역 주택가격 상승률이 해당 지역이 포함된 시·도 물가 상승률의 2배를 넘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14일 입법 예고될 개정안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필수 요건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으로 바꿨다.

현재 투기과열지구는 서울시 25개 구 모두와 경기도 과천시·광명시·성남시 분당구·하남시, 대구 수성구, 세종시 등 전국 31곳이다.

아울러 나머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의 3가지 부수 조건은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해당 시·군·구의 분양실적이 없는 경우 주택건설지역(특별시·광역시)의 분양가격 상승률을 기준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3가지 부수조건은 ▲최근 1년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 초과, ▲최근 3개월 주택매매량이 전년동기대비 20% 이상 증가, ▲직전 2개월 월평균 청약 경쟁률이 5대 1 초과 또는 국민주택규모 주택 청약경쟁률이 10대 1 초과를 말한다.

개정안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지정 효력이 발생하는 시점도 앞당겼다.

현행 시행령 61조 2항은 일반주택 사업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 지정 공고일 이후 '최초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한 단지'부터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지만, 예외적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우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단지'를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개정안은 재건축·재개발 사업도 똑같이 '최초 입주자모집승인 신청한 단지'부터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도록 했다.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 현황. [그래픽= 연합뉴스]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 현황. [그래픽= 연합뉴스] 

 

이미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단지에 대해 분양가 상한제 적용이 불가능한 문제를 해결하고, 특히 후분양 방식을 통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를 피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의 부작용으로 거론되는 '로또' 수준의 시세 차익과 이를 노리는 투기 수요 유입을 막기 위한 대책도 포함됐다. 골자는 전매제한 기간 연장이다.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은 현재 3∼4년에 불과하다. 그러나 개정안은 인근 주택의 시세 대비 분양가 수준을 따져 이 기간을 5∼10년으로 연장했다.

추가로 국토부는 조만간 주택법 개정안 발의를 통해 수도권 공공 분양주택에 적용되는 거주 의무기간(최대 5년)을 올해 안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주택에도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2007년 9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전국에 동시 적용했던 과거와 달리,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에 한정하는 방안을 선택해 가격 불안 진원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보호 강화 등의 차원에서 아파트 후(後)분양이 가능한 시점을 현행 '지상층 층수 3분의 2 이상 골조공사 완성(공정률 50∼60% 수준) 이후'에서 '지상층 골조공사 완료(공정률 약 80% 수준) 이후'로 개정하는 법률 개정도 추진된다.

이번 분양가 상한제 관련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은 오는 14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입법 예고되고, 이후 관계기관 협의,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을 거쳐 이르면 10월 초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시행령 개정 작업이 완료되더라도, 곧바로 투기과열지구의 모든 민간택지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가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상한제를 실제로 어떤 지역에, 어느 시기에 적용할지는 국토부 장관이 주재하는 주거정책심의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국토부 "상한제 개선으로 분양가 70∼80% 수준으로 떨어질 것"

국토교통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기준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번 조치로 평균 분양가가 현재 시세의 70∼80%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문기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민간택지분양가 상한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문기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민간택지분양가 상한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토부 이문기 주택토지실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추산치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몇몇 단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또 “분양가 상승은 인근 주택 가격 상승을 견인해 집값 상승을 촉발하고 결국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 과거 분양가 상한제 시행 시기(2007∼2014년) 서울 집값은 안정세였으나 분양가 규제가 자율화된 2015년 이후 시장이 과열됐었다”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실수요자가 부담 가능한 수준의 분양가를 책정하도록 해 시장 전반의 가격 안정에 도움을 준다. 최근 국토연구원 분석 결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서울 아파트 가격을 연간 1.1%포인트 하락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전망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상한제를 확대하면 현행 대비 분양가가 얼마나 낮아지냐는 질문에는 “몇몇 단지를 대상으로 조사해 봤는데 현시세의 70∼80% 수준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부적으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한 추산치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공급 위축 우려에 대해서도 “이번 상한제는 시장과열 우려가 있는 지역을 선별해 제한적으로 하는 것이다. 상한제를 적용하더라도 분양가격과 적정이윤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돼 있다. 정비사업의 경우 현재 사업이 본격화된 착공 또는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단지가 151개에 달한다. 이런 물량이 있어 물량 감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최근 가격 상승 유려와 관련해서는 “최근 집값 상승 패턴을 보면 송파·서초 등 강남권 주요 단지의 재건축 가격이 상승하고 주변 신축 단지가 따라 오르는 추세를 보인다”며 “상한제를 통해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되면 신축단지 상승도 제한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상 재건축 단지가 자산가치 상승효과가 크기 때문에 제한적이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신축단지나 주변단지 가격이 상승하면 투기 수요가 있는지 등을 자금 출처 조사 등을 통해 단속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책이 '강남권 정밀 타격'을 위해 마련된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특정 지역을 타깃으로 한 것은 전혀 아니다. 어느 지역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집값 안정" vs "신축·전세가 급등" 반응 엇갈려

민간주택 분양가 상한제 적용에 대한 효과를 보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출처= 국토교통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 추이. [그래픽= 연합뉴스]

 

우선 정부가 특정 지역의 아파트 분양가를 직접 통제해 사실상 분양가를 택지비와 건축비로 한정하면서 분양가 인하 효과가 기대된다는 의견이다.

이번 정부의 대책으로 거품 낀 집값이 하향 안정되고, 전매 제한과 실거주 요건까지 함께 강화되면서 투기 수요가 설 자리가 극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과천 등 투기과열지구의 재건축과 재개발에 대한 투자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격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본다.

단기적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신축 아파트나 일반 아파트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지만 저렴한 분양가의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관망 수요가 증가하는 등 거래가 증가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보는 견해다.

하지만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시중의 풍부한 부동자금을 고려할 때 주택 가격을 끌어내릴 정도의 파괴력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분양가상한제 지역 지정에 따른 효력의 적용 시점을 재건축·재개발 단지도 일반주택사업과 동일한 '최초 입주자모집승인 신청한 단지'부터로 일원화하면서 정비사업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신축 주택 공급량이 장기적으로 감소하면 준공 5년 차 안팎의 새 아파트들은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축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 영향권에서 벗어난 데다 상한제 시행으로 공급 축소의 반사효과로 가격 상승의 기대감이 최근 시장에 강하게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실시로 낮아진 분양가는 청약 대기수요의 분양시장 관심을 증폭 시켜 인기 지역에서 '로또 청약'이라는 부작용을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청약을 위해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며 임차시장에 머무는 분양 대기 수요가 많아지면서 아파트 입주량이 적은 지역은 국지적 전셋값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0월 5주차 이후 33주 연속 하락했던 서울 전셋값 변동률은 잠시 보합을 기록하다가 지난달 첫째 주 이후 6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이 기존 3∼4년에서 앞으로 5∼10년으로 늘어나는 것과 관련해서는 '로또 아파트'의 과도한 청약 과열을 일정 부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전매제한이 10년 이상인 데다, 최대 5년간의 거주 의무까지 주어질 경우, 전매제한에 걸려 매물이 나오지 않으면서 장기적으로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여당이 꺼내든 민간주택 분양가 상한제가 과연 정부의 장담처럼 주택시장을 안정시키는 특효약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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