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분석] 정부, '백색국가'서 일본 제외...日조치에 맞대응 배경
[ME분석] 정부, '백색국가'서 일본 제외...日조치에 맞대응 배경
  • 김기영 기자
  • 승인 2019.08.12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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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김기영 기자] 정부가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배제를 강행하며 대화가 통하지 않는 일본에 ‘맞불’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부는 12일 한국의 수출절차 우대국인 백색국가 명단에서 일본을 제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현행 전략물자수출입고시 상 백색국가인 '가' 지역을 '가의1'과 '가의2'로 세분화한다면서 기존 백색국가는 가의1로 분류하고, 이번에 백색국가에서 빠진 일본은 가의2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2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변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2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변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성 장관은 "신설되는 가의2 지역에는 4대 국제수출통제 가입국가 중, 국제수출통제 원칙에 맞지 않게 수출통제제도를 운영하는 국가가 포함될 것"이라면서 "이번 고시개정안에는 일본이 가의2 지역으로 분류된다"라고 말했다.

성 장관은 또 "전략물자 수출통제제도는 국제수출통제체제의 기본원칙에 부합하게 운영돼야 한다"며 "국제수출통제체제의 기본원칙에 어긋나게 제도를 운용하고 있거나 부적절한 운영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국가와는 긴밀한 국제공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백색국가는 바세나르체제(WA), 핵공급국그룹(NSG), 오스트레일리아그룹(AG),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등 4개 국제수출통제체제에 모두 가입한 국가 중 일본을 빼면서 28개국으로 줄었다.

‘다’ 지역을 신설하려던 방안은 ‘가’ 지역을 두 개로 나누는 방식으로 바뀌고 가의2 지역에 대한 규정도 일본의 규정과 상응하게 강화하고 기존 ‘나’ 지역 수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가의1’보다 ‘가의2’ 지역에 들어가면 수출통제가 강화돼 원칙적으로 기존 4대 수출통제에 가입하지 않은 '나'지역의 수준을 적용하게 된다. 다만, 개별허가 신청서류 일부와 전략물자 중개허가는 면제할 계획이다.

기존 ‘가’ 지역은 사용자포괄수출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나’ 지역은 개별수출 허가를 받아야 했다. 북한(제3국 경유 재수출에 한함), 중국 등 나머지 나라는 ‘나’ 지역에 속한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전략물자 수출통제제도는 국제수출통제체제의 기본원칙에 부합하게 운영돼야 한다"며 "국제수출통제체제의 기본원칙에 어긋나게 제도를 운용하고 있거나 부적절한 운영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국가와는 긴밀한 국제공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래픽= 연합뉴스]
[그래픽= 연합뉴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한 지 5일 만에 한국도 비슷한 조치를 내놓으면서 양국이 분명한 대립각을 이루게 됐다.

이번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은 통상적인 고시개정 절차에 따라 20일 간의 의견수렴, 규제심사,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9월 중 시행될 예정이다.

한국이 자율준수기업(CP)에 내주고 있는 사용자포괄허가는 ‘가의1’ 지역에서는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나 ‘가의2’ 지역에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허용한다.

그럼에도 일본이 한국에 대해 적용하는 규정에 비해서는 약한 편이다. 수출 허가 처리기간은 일본의 90일 이내보다 훨씬 짧다.

심사 기간이 가의1 지역은 5일 이내지만 가의2 지역은 15일내로 늘어나는 등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게 된다.

개별수출허가의 경우 제출서류가 가의2 지역은 5종으로 가의1 지역 3종보다 많아지게 됐다.

앞서 일본은 지난 7일 한국을 자국의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공포하면서 수출지역 분류 체계를 백색국가와 일반국가에서 A, B, C, D 등 4개로 세분화했다. 기존 백색국가는 그룹 A로 변경하고 한국은 그룹 A에서 B로 강등시켰다.

그룹 B는 그룹 A가 받을 수 있는 일반포괄허가와 유사한 특별일반포괄허가를 받을 수 있긴 하지만, 그룹A와 비교해 포괄허가 대상 품목이 적고 그 절차가 한층 복잡하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연례적으로 해오던 수출통제 체제 개선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표면적으로는 한국 백색국가 운용의 질적 보완이지만 일본의 한국 백색국가 제외조치에 따른 상응 조치의 성격이 강해 양국 관계는 본격적인 전면전 양상을 띠게 됐다.

한국의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이 지역을 세분화하고 일본의 등급을 한 단계 낮추는 등 한국을 타깃으로 한 일본의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과 유사한 방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는 일본이 지난 2일 각의에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개정안을 가결하기 전까지 맞대응을 자제하며 양국 간 대화를 성사시키는 데 주력했다.

개정안 가결 이후에도 상응조치 방침을 밝히긴 했으나 일본이 수출규제 적용 대상인 포토레지스트의 대한국 수출을 허용하고 지난 8일 경제장관회의에서 개정안 발표를 보류하면서 기류가 바뀐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기조 변화를 느낄 수 없는 등 양국 간 갈등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더는 일본과 무역 부문에서 공조 관계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이 같은 조치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조치가 일본에 대한 '상응조치'는 아니고 국내법, 국제법상 적법하게 개정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양국 간 갈등이 양쪽 모두 파국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했다.

성 장관은 "의견 수렴 기간 중 일본 정부가 협의를 요청하면 한국 정부는 언제, 어디서건 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일본과 대화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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