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칼럼] '혐한 논란' DHC제품 불매운동..."DHC는 오판 말아야"
[ME칼럼] '혐한 논란' DHC제품 불매운동..."DHC는 오판 말아야"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9.08.13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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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한국 사람들이 금방 뜨거워지고 금방 식는다는 DHC의 망언, 얘네들은 열역학 에너지 보존의 법칙 모르나? 끓었던 에너지가 어디로 가서 열평형을 맞출 거라 생각하나? 하긴, 일본인들이 언제 끓어보기나 했어야 뭘 알지. #잘가라DHC" (@graciasU)

국내의 한 SNS 트윗이다. 일본 화장품업체 DHC 본사의 혐한 방송과 관련해 띄운 따끔한 일침이다.

자회사 TV의 잇단 혐한 발언이 논란이 된 DHC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DHC에 분노한 네티즌들은 각종 SNS에서 ‘잘가라DHC’ ‘잘가요DHC'라는 해시태그 캠페인을 벌이고 있고, 성난 소비자들은 DHC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들불같은 기세로 펼치고 있다.

 

일본 화장품 업체 DHC의 자회사인 'DHC 텔레비전'의 혐한 방송 장면 일부. [출처= YTN뉴스 영상 캡처]
일본 화장품 업체 DHC의 자회사인 'DHC 텔레비전'의 혐한 방송 장면 일부. [출처= YTN뉴스 영상 캡처]

 

클렌징 오일 등으로 유명한 일본 화장품 기업인 DHC는 그동안 주로 전국의 화장품 편집 매장을 통해 제품을 판매해왔다.

국내 대표적인 매장들은 소비자들의 거센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매대에서 빠르게 제품을 철수시키고 있고, DHC 광고모델로 활약했던 배우 정유미는 DHC 본사 측의 망언을 비판하면서 초상권 사용 철회와 모델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둔 DHC의 자회사인 'DHC테레비(TV)'는 최근 혐한 발언이 담긴 유튜브 콘텐츠인 '진상 도로노몬 뉴스'를 내보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출연자인 극우인사가 한국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해 "한국은 원래 바로 뜨거워지고 바로 식는 나라다. 일본은 그냥 조용히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고, 또 다른 출연자는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예술성이 없다. 내가 현대미술이라고 소개하며 성기를 내보여도 괜찮은 것인가"라고 극악한 망언을 했다.

또 다른 출연자는 "조센징은 한문을 문자화하지 못했다. 일본인이 한글을 통일해 지금의 한글이 됐다"면서 한글에 대한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사실인 양 내뱉기도 했다. 여기서 조센징은 한반도 출신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전후 재일동포에 대한 차별을 상징한다고 인식돼 일본 내에서도 일반적으로 금기시되는 단어다.

DHC테레비의 혐한 방송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2일에는 "독도를 한국이 1951년부터 무단 점유했다"는 아오야마 시게하루 일본 자민당 의원의 말을 방송하고, 13일에는 "한국인은 하는 짓이 어린아이 같다"는 사쿠라이 요시코 일본 저널리스트의 발언을 잇따라 내보냈다.

DHC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은 이같은 DHC테레비의 콘텐츠 내용이 한국에 알려지면서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DHC 측은 12일까지도 어떠한 반응도 내놓지 않았고, 오히려 대응 대신에 SNS의 댓글을 차단해 더 큰 분노를 샀다.

이런 과정에서 DHC 요시다 요시아키 회장이 뿌리깊은 극우·혐한 인물이라는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DHC제품 불매운동은 더욱 더 힘을 받고 있다.

 

DHC 제품들. [출처= DHC 홈페이지]
DHC 제품들. [출처= DHC 홈페이지]

 

요시다 회장은 2016년 재일동포를 비하하는 내용의 글을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다. 당시 요시아키 회장은 "일본에는 놀라울 정도로 ‘자이니치’(在日·재일동포를 이르는 말)가 많다, 사이비 일본인은 필요 없다. 모국으로 돌아가라"며 노골적인 망언을 했다.

1941년 일본 규슈 지역인 사가현 가라쓰시 출신인 요시아키 회장은 이후에도 일본 우익 언론의 기고 등을 통해 기업·예능계·방송계 등 일본 주요분야에 “반일사상 가진 재일귀화인”이 너무 많이 늘어났다며 극우적인 논리를 일삼아왔다. DHC테레비의 혐한 방송은 요시아키 회장의 묵인하에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연유에서 DHC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은 DHC테레비 출연자의 예상처럼 쉽게 사그라들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성난 불매운동 분위기에 국내 화장품 편집 매장들은 서둘러 DHC 제품을 매대에서 빼고 있다.

올리브영은 12일 오전부터 온라인 매장에서 DHC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올리브영은 고객에게 DHC 상품 노출을 최소화하라는 지침에 따라 1200여개 오프라인 매장의 진열 위치도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이동하도록 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업계 2위 랄라블라도 DHC제품 발주 중단에 나섰다. 랄라블라는 이날부터 20여종의 DHC 상품을 온라인몰에서 판매 중단하고 150여개 오프라인 점포에서는 발주를 중단하기로 했다.

랄라블라는 기존에 남은 재고도 진열 위치를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가 운영하는 롭스도 이날부터 온라인몰에서 DHC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또 전국 130여개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DHC 제품 진열을 중단하기로 했다.

DHC는 2002년 한국에 진출한 뒤 클렌징 오일 등으로 인기를 끌며 국내 H&B 스토어와 온라인몰 등에 입점했으며, 100억 가까운 연매출을 올려왔다.

한·일 간 역사적 관계를 떠나 기업인이라면 자사의 제품을 구매해서 쓰는 소비자들을 배려하는 마음은 상도의 기본이며 철칙이다. 한국에서 DHC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대부분 한국인이다. 한국에서 제품을 파는 기업인이라면 당연히 소비자인 한국인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한데 창업주이면서 현재도 기업을 이끌고 있는 회장의 안중에 한국 소비자들의 감정 따위는 아예 없다면, 또 그가 운영하는 계열회사 채널에서 역사적 사실까지 왜곡하면서 한국 소비자들의 감정을 끝없이 자극한다면, 한국 소비자가 취해야할 행동은 단순명료하다.

어떤 경우든 잘못을 범하면 소비자들에게 기업이 취해야할 일은 진정한 사과가 우선이다. 그후 재발을 막기 위한 철저한 대책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그런 후에도 그 조치가 충분한지에 대한 판단은 소비자의 몫이다.

DHC가 작금의 사태를 시간만 지나면 해결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오판하는 오류를 더 이상 범하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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