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분석] '수행비서 성폭행' 안희정에 대법 징역 3년6개월 확정의 의미
[ME분석] '수행비서 성폭행' 안희정에 대법 징역 3년6개월 확정의 의미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9.09.09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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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진술 일관" 신빙성 인정...4차례 성폭행, 6차례 추행 혐의
피감독자 간음·업무상위력에 의한 추행·일반 강제추행 유죄 인정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한때 강력한 여당의 차기 대권주자로까지 꼽혔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성폭행 사건 대법원에서 결국 2심의 선고가 그대로 인정되면서 사실상 정치적 생명이 끝나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9일 피감독자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안 전 지사는 지난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수행비서 김지은 씨를 4차례 성폭행하고 6차례에 걸쳐 업무상 위력 등으로 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대법원이 9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해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올해 2월 1일 지위이용 비서 성폭력 혐의로 2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안희정 전 지사가 호송차에 오르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그동안 재판에서는 피해자 김씨의 진술과 김씨로부터 피해사실을 전해 들었다는 안 전 지사의 전임 수행비서의 진술 등에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이와 관련해 1심은 "간음 사건 이후 피해자가 피고인과 동행해 와인바에 간 점과 지인과의 대화에서 피고인을 적극 지지하는 취지의 대화를 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전임 수행비서의 진술에 대해서도 "간음 사건 후 전임 수행비서에게 피해사실을 알렸다고 하지만 통화한 내역이 없는 등 피해 사실을 전해 들었다는 전임 수행비서의 진술도 믿기 힘들다"고 봤다.

1심에서 혐의를 벗으면서 법원이 ‘위력’의 의미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2심인 서울고법은 지난 2월 1일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후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고 법정구속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 김지은 씨가 한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한 반면, 김 씨와 호감을 갖고 성관계를 해 법적 책임이 없다는 안 전 지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피해자의 진술에 일관성이 있고 피해자가 피고인을 무고할 목적 등으로 허위의 피해 사실을 지어내 진술했다거나 피고인을 무고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며 김씨의 피해진술에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전임 수행비서의 진술에 대해서도 "전임 수행비서가 피고인에게 불리한 허위진술을 할 이유가 없다"고 신빙성을 인정했다.

이는 안 전 지사가 성폭행을 저지른 데 그치지 않고, 거짓 주장으로 2차 피해까지 야기했다는 판단이어서 신뢰가 생명인 대중 정치인으로서는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로 평가됐다.

2심 판결은 이른바 '성인지(性認知) 감수성'을 고려한 판단이라는 점에서도 크게 주목받았다. 성문제 관련 소송을 다루는 법원은 양성평등의 시각으로 사안을 보는 감수성을 잃지 말고 심리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이다.

 

[그래픽= 연합뉴스]
안희정 전 지사 혐의별 1.2심 유무죄 판단. [그래픽= 연합뉴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4월 학생을 성희롱했다는 사유로 해임된 대학교수의 해임을 취소하라고 한 2심 판결이 이른바 '성인지 감수성'을 결여한 판단이었다며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한 바 있다.

그런데 대법원이 이날 안 전 지사의 혐의와 관련해 "김씨의 피해진술 등을 믿을 수 있다"며 2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대선 당시 남다른 확장성에 주목해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했던 안 전 지사는 지난해 3월 미투 정국 한가운데에서 ‘권력형 성범죄자’로 낙인찍히면서부터 정치적 생명은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1심에서 혐의를 벗으면서 다소나마 남았던 재기가능성은 항소심에 이어 이날 상고심에서 최종 유죄가 확정되면서 희미한 여지조차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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