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종합] 은행들 DLF 판매 총체적 부실 후폭풍 예고..."최소 5건 중 1건 불완전판매"
[ME종합] 은행들 DLF 판매 총체적 부실 후폭풍 예고..."최소 5건 중 1건 불완전판매"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9.10.02 0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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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반대 묵살, 심의기록 조작...예상손실률 52%
금감원, 우리·하나은행 추가검사…"엄정 제재조치"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이럴수가"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대규모 투자손실 사태를 부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관련한 상품 제작과 판매·사후관리까지 총체적 부실에 대한 정황이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이 1일 발표한 ‘주요 해외금리 연계 DLF 관련 중간 검사결과’에 따르면, DLF 설계·제조·판매 전 과정에서 금융회사들이 투자자 보호보다는 자사의 이익을 중시하여 리스크 관리에 소홀하고 내부통제가 미흡했으며 불완전판매가 벌어지는 등의 문제점이 다수 발견됐다.

이번 DLF 관련 합동검사는 주요 판매창구인 우리·하나은행을 비롯해 DLF에 편입될 파생결합증권(DLS)을 발행한 3개 증권사, DLF를 운용한 2개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한 달 넘게 이뤄졌다.

 

대규모 투자손실 사태를 부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관련,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총체적 부실 정황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대규모 투자손실 사태를 부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관련,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총체적 부실 정황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문제가 된 파생결합상품은 독일 국채 금리나 영국·미국 이자율스와프(CMS)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해 만기까지 배리어(손실발생 금리수준 기준치) 이상을 유지하면 연 3.5∼4.0%의 고정 수익을 얻지만, 배리어 아래로 내려가면 손실 규모가 원금 전액에 가까워지는 구조였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한 저금리 현상으로 DLF는 잇따라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했고, 현재 수준이 만기까지 유지될 경우 예상 손실률은 약 52%에 달한다. 그럼에도 금융회사들은 손실 위험을 전가·회피하면서 총 5%에 가까운 수수료를 챙겼다.

금감원은 DLF 제작·판매에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여러 금융회사가 관여했지만, 은행이 그 중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DLF의 설계, 제조 및 판매단계. [출처= 금융감독원]
DLF의 설계, 제조 및 판매단계. [출처= 금융감독원]

 

은행은 만기·배리어·손실배수·약정수익률 등의 DLS 기본 조건을 걸정한 뒤 증권사에 발행을 요청하고, 해당 DLS를 펀드(DLF)에 편입해 운용할 자산운용사도 은행이 골랐다.

은행은 특정 자산운용사에 해당 DLS의 펀드 편입과 운용 가능 여부를 문의했고, 자산운용사가 펀드 설정 가능 여부를 회신하면 증권사는 해당 자산운용사에 DLS 발행정보를 통보했다. 자산운용사가 펀드 설정을 거절하면 은행은 다른 자산운용사에 맡겼다.

펀드에 편입시킬 DLS 상품구조와 조건을 은행·증권사가 협의해 결정한 이후 자산운용사는 DLF 상품제안서 등을 은행에 제공했다.

자산운용사는 발행사와 약정수익률, 손실배수 등 일부 조건만을 바꾸는 식으로 사실상 동일한 편입 자산과 운용방식을 가진 복수의 DLF를 반복해서 설정했다.

 

[그래픽= 연합뉴스]
[그래픽= 연합뉴스]

 

두 은행 내규에는 고위험상품 출시를 결정할 때 내부 상품(선정)위원회의 심의·승인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해당 DLF 중 위원회 심의를 거친 건은 1% 미만에 불과했다.

우리은행은 2017년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설정한 DLF 380건 중 2건만 상품선정위원회를 거쳤고, 하나은행도 2016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설정한 DLF 753건 중 상품위원회에 부의된 사례는 6건에 불과했다.

A은행의 경우, 일부 위원들이 평가표 작성을 거부하자 찬성 의견으로 임의 기재하고, 구두로 반대의견을 표명한 위원을 상품당당자와 친분이 있는 직원으로 교체하는 식으로 찬성 의견을 받기도 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도 자사의 이익만을 앞세웠다.

증권사는 DLS 발행에 따라 ‘증권사가 부담하는 리스크’는 외국계 투자은행(IB)과 백투백헤지를 통해 해소했다. 백투백헤지는 발행된 ELS 등의 수익구조와 동일한 파생상품을 매입해 위험을없애려는 거래를 뜻한다.

C증권의 경우 이처럼 DLS 발행 관련 백투백헤지 계약을 체결한다는 사유 등으로 ‘가격적정성’을 별도로 검증하지 않았다.

 

[출처= 금융감독원]
A은행 본점 선정 우수판매전략 사례. [출처= 금융감독원]

 

DLS 거래계획서에 대한 내부 리스크관리 부서로부터 금리하락이 심상치 않아 원금손실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증권사는 DLS를 그대로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산운용사는 결정된 DLS 발행조건에 맞춰 DLF를 설정하고 운용보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DLS의 수익구조 또는 가격 적정성 등을 이유로 펀드 설정을 거부한 사례는 많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 국채 DLF를 설정한 4개 자산운용사 모두는 단순 과거금리추이를 기준으로 실시한 수익률 모의실험(백테스트) 결과가 포함된 상품제안서를 은행에 제공했다.

독일국채 DLF의 경우, 최초 설정한 W자산운용에서 작성한 상품제안서를 타 자산 운용사가 송부 받아 공동으로 활용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일례로, W자산운용의W 독일금리연계 전문사모 상품의 경우, 과거 18년간 평균 금리인 2.8% 수준을 이용하여 분석한 백테스트 결과를 ‘상품제안서’에 반영했다. 최근 같은 '마이너스 금리'가 과거에는 없었던 만큼, 모의실험 결과는 당연히 ‘원금손실 확률 0%’였다.

 

[출처= 금융감독원]
 A은행 사내 상품게시판 공개 자료.  [출처= 금융감독원]

 

은행은 자산운용사가 제공한 이같은 백테스트 결과를 자체 검증없이 그대로 직원 연수 및 DLF 상품 판매 시 활용했다. DLF 상품의 위험성에 대한 자체 리스크 분석 없이 손실위험을 0%로 오인할 수 있는 자산운용사의 수익률 모의실험(백테스트) 결과 자료를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A은행의 경우, 운용사의 백테스트 결과에 대해 내부 실무자 등의 문제제기가 있었으나 추가 검토 또는 보완을 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였다. B은행도 운용사의 백테스트와 변동성 분석 결과에 대한 검증 또는 자체 리스크 분석을 실시하지 않았다.

손실상황 대응도 마찬가지였다. 기초자산인 채권금리의 하락으로 기존에 판매한 DLF의 손실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상품판매를 중단하지 않고 오히려 상품구조를 바꾸어가며 신규판매를 지속했다.

고객 유인을 위해 약정수익률을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대가로 상품위험성을 확대했다.

A은행의 경우, 기초자산인 독일 국채금리가 하락하자 배리어를 -0.20%에서 -0.32%로 낮추고 만기는 2개월 단축했으며 손실배수는 200배에서 333배로 바꿨다.

B은행도 기초자산인 영국 CMS금리가 하락하던 올해 4~5월 중에도 6명의 투자자에게 163억원을 판매하는 등 DLF 판매를 지속했다.

기존 고객에 대해 손실가능성을 통보하지 않거나, 통보하더라도 높은 수준의 환매수수료(7%) 등으로 인해 스톱로스(stop-loss·손절매) 실적은 저조했다.

이런 식으로 해서 은행은 1.00%의 판매 수수료를, 자산운용사는 0.11%의 운용 수수료를 챙겼다. DLS 발행에 따른 위험을 증권사는 상품을 기획한 외국계 투자은행(IB)에 헤지, 외국계 IB는 이를 다시 선물시장에서 헤지해 각각 위험을 회피했다. 그러면서 외국계 IB가 3.43%, 증권사가 0.39%의 수수료를 각각 챙겼다.

금융회사들은 DLF 설계·판매·관리 과정에서 총 4.93%의 수수료 수입을 올린 것이다. 은행은 만기를 6개월로 짧게 설정해 연 2차례 판매했다. 선취 수수료가 사실상 연 2.00%(1.00%×2)인 셈이다.

 

[출처= 금융감독원]
[출처= 금융감독원]

 

상품 마케팅 과정에서도 소비자 보호보다는 판매에 더 열을 올렸다.

이번 중간검사 결과 은행 본점 차원에서 판매직원에게 손실가능성과 금리변동성 등 상품의 위험성 관련 중요 정보를 충실히 제공하지 않은 사례가 발견됐다.

자산운용사가 제공한 변동성 분석에서 나타난 원금손실 위험은 간과한 채 단순 과거금리 추이를 기준으로 실시한 백테스트 결과(손실률 0%) 등 긍정적인 내용만을 마케팅 자료 등에 활용했다. 판매직원 교육자료에도 ‘짧은 만기, 높은 수익률’ 등만을 강조했다.

A은행의 경우, 은행 본점은 ‘만기상환 100%, 원금손실 0%’라는 자산운용사 백테스트 결과와 기초자산 가격 반등 예상 등 긍정적인 내용만 강조했고, 같은 내용을 기재한 자료를 사내 게시판에 올리고 영업점에 판매 자료로 활용하도록 전송했다.

또 프라이빗뱅커(PB) 등 영업점 판매직원들은 이 자료를 받아 고객들에게 광고 메시지 발송 등 마케팅에 활용했다.

B은행도 지난해 10월 본점의 DLF 관련 PB 교육자료에서 ’대세 금리 상승기, 짧은 만기, 높은 쿠폰 수익률‘ 등을 세일즈 포인트로 강조했다. 이에 일부 PB는 올해 7월 DLF 간담회에서 본점 부서의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출처= 금융감독원]
[출처= 금융감독원]

 

DLF 관련 교육과 정보 부족 등으로 인해 일선 영업점과 PB들의 대고객 광고 또는 설명 과정에서 관련 법규 위반 의심사례도 다수 생겼다.

은행 본점에서 ‘원금손실 확률 0%'라는 마케팅 자료를 받은 영업직원과 PB들은 투자자들에게 DLF 상품을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금리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오해할 수 있는 광고 메시지를 발송하기도 했다.

일부 PB들은 금리연계 DLF가 원금손실이 거의 없는 고수익 상품으로 오인될 수 있는 자료를 고객에게 배포했다.

A은행의 경우 판매직원 90여명이 준법감시인의 사전심의 없이 3만여 건(잠정치)의 투자광고 메시지를 발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상당 부분은 손실가능성, 이익보장 등에 대해 투자자들이 오해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또, 은행 본점 차원에서 영업점과 PB들에게 백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손실사례가 없었다는 점을 판매전략으로 이용하도록 하거나 안전자산(예금형) 선호고객을 타케팅하도록 유도했다.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손실확률이 극히 적다’는 점을 강조하여 판매한 사례를 우수 판매전략으로 선정해 다른 영업점에 전파시켰다. 이러다 보니 경험이 많은 PB보다 경력이 적은 일반직원 등이 판매한 사례도 많았다.

 

불완전판매 의심사례. [출처= 금융감독원]
불완전판매 의심사례. [출처= 금융감독원]

 

 

이번 조사에서는 두 은행의 불완전판매 의심 사례도 드러났다.

A은행(2006건)과 B은행(1948건)의 DLF 잔존계좌를 전수 점검한 결과, 판매 관련 불완전판매 의심사례는 잠정치이긴 하지만 약 20%라고 금감원은 밝혔다. 서류상으로는 요건을 갖췄어도 실제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소 5건 중 1건 이상이 불완전판매였던 셈이다.

내용별로 보면, 대필기재나 기재 누락 등 설명의무를 위반한 사례, 투자자 성향과 관련한 판매서류를 사후 보완하는 등의 투자자 성향 파악 의무 위반 사례, 같은 영업점에 근무하는 무자격 직원이 유자격 직원을 대신해 판매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 고령투자자 상품가입 시 조력자 필요 여부 등을 확인토록 되어있는 내규 등을 위반한 사례 등이 확인됐다.

금감원은 중간 조사결과에서 드러난 사실관계 확정 등을 위해 우리·하나은행에 대한 추가 검사에 들어갔다. 이번 검사를 통해 확인된 규정 위반 사항 등에 대해서는 법리검토 등을 통해 추후 제재절차를 진행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분쟁조정과 관련해서는 금융회사의 불완전판매 수준과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손해배상여부 및 배상비율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분쟁조정신청 건에 대한 민원 현장조사와 검사결과 등을 토대로 법률 검토를 거쳐 이른 시일 내에 분쟁조정 위원회에 부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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