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이슈] '화성연쇄살인사건' 이춘재, 돌연 총 14건 범행 관여 자백한 이유
[ME이슈] '화성연쇄살인사건' 이춘재, 돌연 총 14건 범행 관여 자백한 이유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9.10.02 0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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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DNA검출ㆍ날아간 가석방ㆍ프로파일러 투입
이춘재 “화성사건 9건 모두 저질렀다” 심경변화 자백
여죄는 화성사건 전후 화성서 3건·청주서 2건 등 5건
4차 화성사건 증거물서도 DNA 검출…4·5·7·9 등 모두 4건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악마의 시그니처’. 지난달 28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조명한 1부의 타이틀이다. 시그니처는 범죄와는 관련이 없는데 계속 반복되어서 나타나는 행동을 뜻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연쇄살인이 시작되기 전 화성에서 발생한 연쇄강간사건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이춘재의 집을 거점으로 시작된 사건으로 살인이 시작되면서 끝이 났다.

연쇄살인사건과 마찬가지로 스타킹으로 결박하고 머리에 속옷을 씌우는 수법을 썼다. 발생지역도 연쇄살인 장소와 겹치며, 또한 강간 피해자들이 범인에게서 공통적으로 들은 말이 있었다.

화성연쇄살인 2차, 3차 사건 사이에 발생한 살인 미수 사건 당시 범인이 생존자에게 했던 말과 일치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악마의 시그니처, 화성연쇄살인사건 1부'의 방송 장면.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화면 캡처]
9월 28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악마의 시그니처, 화성연쇄살인사건 1부'의 방송 장면.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화면 캡처]

 

‘그것이 알고 싶다’의 분석이 정확했던 것일까?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이춘재(56)가 그간 알려진 화성사건을 비롯해 모두 14건의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춘재가 지난주부터 입을 열기 시작해 1일까지 이같이 털어놓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모방범죄로 드러난 8차 범행을 제외한 나머지 9건의 화성사건 전부와 다른 5건의 범행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최근 경찰에 털어놨다는 것이다.

또 이춘재의 DNA는 화성사건의 5·7·9차 사건 증거물에서 이미 검출된 데 이어 4차 사건 증거물에서도 나온 것으로 이날 추가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사진= 연합뉴스]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이춘재 주요 행적. [그래픽= 연합뉴스]

 

화성사건 이외의 범행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그간 알려진 화성연쇄살인사건 전후 화성 일대에서 3건, 이 씨가 충북 청주로 이사한 뒤 처제를 살해하기 전까지 2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 일대에서 자행된 추가 3건 중에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하기 이전에 연쇄적으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일까지 9차례에 걸쳐 이춘재가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에서 그에 대한 대면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자백을 얻었다. 처음에 완강히 혐의를 부인했으나 지난주부터 서서히 자신의 범행을 털어놓았다는 것이다.

경찰은 4차 사건 증거물의 DNA 감정에서도 이춘재의 DNA가 나온 사실을 토대로 그를 압박해 이날 자백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줄곧 화성사건과의 관련성을 부인하다가 돌연 화성사건은 물론 여죄까지 털어놓은 심경변화의 이유는 무엇일까?

 

[그래픽= 연합뉴스]
[그래픽= 연합뉴스]

 

이춘재가 이같은 자백을 한 데에는 우선 화성사건의 4, 5, 7, 9차 사건에서 자신의 DNA가 나온 점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자신이 목표로 삼았던 가석방의 희망이 사라진 것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풀이된다.

현재 부산교도소에 무기수로 수감 중인 그는 1급 모범수라는 점에서 그동안 가석방에 대한 기대를 가졌으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된 이후 그 희망이 사라지자 자포자기 심정으로 입을 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는 특별사면 심사 대상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19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브리핑을 열고 이춘재의 DNA가 화성사건 중 3차례 사건의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3차례 사건은 5, 7, 9차 사건에서 나온 것이며, 이 가운데 9차 사건에서는 피해여성의 속옷에서 이춘재의 DNA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후 추가 DNA 확인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으나 이날 수사본부가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4차 사건의 증거물에서도 이춘재의 DNA가 검출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4차 사건 증거물은 속옷을 비롯한 5곳 이상에서 이춘재의 DNA가 검출됐다.

게다가 7차 사건 직후 버스에 올라탄 이춘재를 눈여겨본 당시 버스안내양 A씨가 최근 경찰에 서 그가 “범인이 맞다"고 진술한 것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당시 경찰이 이춘재의 몽타주를 작성하는 데 큰 도움을 주기도 한 A씨는 법최면 전문가 2명이 투입된 최근 경찰의 목격자 조사에서 이춘재의 사진을 보고선 "기억 속의 범인이 이 사람이 맞다"고 진술했다.

이 과정에서 전국 경찰청·경찰서에서 차출된 프로파일러들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의 이 사건 수사본부는 범죄분석 경력 및 전문성 등을 고려해 전국에서 선정한 프로파일러 6명과 경기남부청 소속 3명 등 모두 9명의 프로파일러를 대면조사에 투입했다.

이 중에는 2009년 여성 10명을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강호순의 심리분석을 맡아 자백을 끌어낸 공은경 경위(40)도 포함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공 경위 등은 주말 등 휴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이 씨를 접견해 '라포르'(신뢰관계)를 형성한 뒤 압박과 회유를 반복하며 결국 자백을 끌어냈다.

여기에다 범행을 인정하더라도 공소시효 완성으로 자신의 형량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현실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경찰은 화성사건의 마지막 사건인 10차 사건 증거물부터 차례대로 국과수에 DNA 감정을 의뢰했다. 이후 5, 7, 9차 사건의 피해자 속옷 등에서 이춘재의 DNA가 검출됐으며 10차 사건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6차 사건의 증거물은 확보된 게 없어 국과수에 보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고, 8차 사건은 모방범죄로 범인까지 검거된 화성사건과는 별개의 범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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