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式 개혁안' 일주일 새 3차례 발표...검찰의 셀프개혁안을 보는 시각
'윤석열式 개혁안' 일주일 새 3차례 발표...검찰의 셀프개혁안을 보는 시각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9.10.0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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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검찰 개혁을 지시한 지 일주일, 검찰이 세 번째 셀프개혁안을 내놓으면서 ‘윤석열식(式) 개혁안’의 방향성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졸속 개혁안’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7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사건관계인의 인권 보장을 위해 향후 '오후 9시 이후의 사건관계인 조사'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조서 열람은 9시 이후에도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대검은 이어 "피조사자나 변호인이 '서면'으로 요청하고 각 검찰청 인권보호관이 허가하는 등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오후 9시 이후의 조사가 허용되도록 할 예정"이라며, "공소시효나 체포시한이 임박한 경우에도 심야조사가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일주일 세 3차례의 개혁안을 내놓으며 '윤석열식 개혁'이 어디까지 이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래픽= 연합뉴스]
검찰이 일주일 세 3차례의 개혁안을 내놓으며 '윤석열식 개혁'이 어디까지 이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래픽= 연합뉴스]

 

 

검찰은 그동안 '인권보호수사준칙'을 통해 자정 이후 조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피조사자 측이 동의한 경우 인권보호관 허가를 받아 예외적으로 자정 이후에도 조사가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피조사자의 조서 열람 시간 등을 고려할 때 사실상 검찰 조사가 다음 날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어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날 발표된 추가 개혁안은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검찰이 앞장서서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며 윤 총장에게 검찰개혁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한 이후 나온 세 번째 개혁안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윤 총장에게 '검찰의 형사부, 공판부 강화와 피의사실 공보준칙 개정 등 검찰 개혁안을 조속히 마련해 제시해 달라'고 지시했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조 장관 관련 수사가 끝나는 대로 시행할 수 있게 준비하도록 했다.

이후 검찰은 전광석화처럼 셀프개혁안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특수부 축소 및 외부기관 파견검사 복귀'와 '공개소환 전면 폐지'라는 개혁안을 내놓았다.

 

[사진= 메가경제DB]
[사진= 메가경제DB]

 

첫 번째 개혁안은 대통령 지시가 있은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대검찰청은 지난 1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통령 말씀에 따라 구체적 개혁방안을 마련하기에 앞서 특수부 축소, 외부기관 파견검사 복귀 등 조치를 즉각 시행하거나 관계기관에 시행 요청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바로 전날 내려진 법무부 지시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을 제외하고 전국의 모든 검찰청에 설치된 특수부를 폐지하고, '외부기관 파견검사'를 전원 복귀시켜 형사부와 공판부에 투입해 민생범죄를 담당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윤 총장의 두 번째 개혁안인 ‘피의자 공개소환 전면 폐지’는 그후 사흘 뒤에 나왔다.

대검찰청은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은 사건관계인에 대한 '공개소환'을 전면 폐지하고, 수사 과정에서 이를 엄격히 준수할 것을 전국 검찰청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수사 중인 사건의 피의자나 참고인 등을 조사하기 위해 검찰에 소환하면서 구체적인 출석 일자 등을 미리 알려 언론에 노출될 수 있도록 한 기존 수사 관행을 없애겠다는 취지였다.

검찰은 이날 이후로 사전에 소환 대상자와 소환 일시 등을 모두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의 공개소환 논란은 재판을 통해 유죄가 입증되지 않은 피의자를 언론에 공개해 돌이키기 어려운 기본권 침해가 야기된다는 지적과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소환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해온 사안이다.

고민을 거듭하던 검찰은 전·현직 차관급 이상 공직자 등에 한해 공개소환을 하도록 한 공보준칙을 개정해 공개소환 자체를 완전히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대검은 당시 보도자료에서 "수사공보 방식과 언론 취재 실태 등을 점검해 사건관계인의 인권을 보장함과 동시에 검찰수사에 대한 언론의 감시·견제 역할과 국민의 알 권리를 조화롭게 보장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사건관계인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공개소환 방식에 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검찰 내·외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격적인 전면 공개소환 폐지 발표는 조국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교수의 비공개 소환과 맞물리며 '피의자 인권 보호를 위한 조치'라는 의견과 '권력의 압력에 의한 황제소환 특혜'라는 의견이 맞서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윤석열 검찰총장. [그래픽=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윤석열 검찰총장. [그래픽= 연합뉴스]

 

문 대통령 지시가 있은 후 일주일 새 잇따라 나온 세 차례의 검찰 개혁안은 한마디로 ‘전광석화’처럼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대검은 지난 8월부터 기획조정부와 반부패·강력부, 공공수사부, 형사부, 인권부 등 전 부서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여러 차례 회의하며 개선 방안을 논의해왔다.

그럼에도 이렇다할 만한 개혁안을 내놓지 않았던 검찰의 과거 움직임과는 크게 대조를 띠는 행보여서 그 배경을 놓고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검찰이 겉으로는 경찰 권한의 비대화와 수사 효율성 등을 이유로 들며 개혁안을 내놓고 있지만, 사실은 검찰 조직과 역할의 대전환을 예고하는 개혁안에 대한 조직적 거부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회가 논의 중인 검·경 수사권 조정 및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의 개혁안을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수십년 간 이어진 검찰의 수사 및 기소권한이 반 토막 날 뿐만 아니라, 공수처 설치로 검찰 위상이 급하락할 위기에 놓이면서 조직적인 반발 움직임도 보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조국 법무부 장관 수사를 계기로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법무부 또한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하고 나서자 위기감을 느낀 윤 총장 등 검찰 수뇌부가 선제적으로 개혁작업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총장이 일선 검찰에 '패러다임 전환'을 주문하고 '능동적인 개혁 참여'를 요청한 것도 국회와 법무부 등 외부기관에 의한 개혁을 최소화하고 검찰 주도적인 개혁작업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러다 보니 검찰의 잇따른 개혁적 행보를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하나는 개혁 대상에 불과한 검찰이 스스로 개혁의 주체가 되겠다는 발상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고, 또 하나는 부작용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개혁안을 성급하게 내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 메가경제DB]
[사진= 메가경제DB]

 

어떤 경우든 검찰발 개혁안이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어떤 식으로든 변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배어난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7월 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상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안에 대해 반대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당시 윤 총장은 "저희가 실무자로서 좋은 법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전문가로서 겸허하게 의견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라면서도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나 국회에서 거의 성안이 다 된 법을 검찰이 틀린 것이라는 식으로 폄훼한다거나 저항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7일 오후 ‘밤 9시 이후 심야조사 폐지’를 발표하기에 앞서 오전에 열린 대검 간부회의에서 "인권보장을 최우선 가치에 두는 헌법정신에 입각해 검찰이 아니라 국민의 시각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검찰 업무 전체를 점검해 검찰권 행사 방식, 수사관행, 내부 문화를 과감하게 능동적으로 개혁해 나가자"고 주문했다고 한다.

그 주문 그대로 “검찰이 아니라 국민의 시각”으로 패러다임을 어김없이 전환한다면 검찰발 개혁도 진정성을 인정받는 날이 머지않아 오지 않을까?

‘윤석열式 개혁안’이 검찰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눈높이에 얼마나 맞출 수 있을지, 검찰 조직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국민을 섬기기 위한 개혁인지, 그 진정성을 확인받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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