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호 태풍 하기비스 日하천 14개 범람·제방붕괴·나가노신칸센 침수·33명 사망·실종...일본 동북부 피해집중 이유는?
제19호 태풍 하기비스 日하천 14개 범람·제방붕괴·나가노신칸센 침수·33명 사망·실종...일본 동북부 피해집중 이유는?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9.10.1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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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기록적인 물폭탄과 강풍에 넘치고 무너지고 끊기고...

일본열도가 제19호 태풍 하기비스에 악몽같은 10월의 두 번째 주말을 보내고 있다. 공휴일인 ‘체육의날’(14일)을 포함해 ‘3일 연휴’를 즐겁게 보내려던 일본 동부와 동북부 주민들은 기록적인 강풍과 물폭탄에 사경을 넘나드는 악몽의 밤을 지냈다.

NHK와 일본 기상청 등의 소식을 종합하면, 12일 밤 태풍 하기비스가 도쿄, 시즈오카, 사이타마, 나가노, 후쿠시마, 센다이 등이 위치한 일본 혼슈(本州) 동부와 동북부 지역을 강타했다. 이로 인해 13일 오후 4시 현재 일본 전역에서 19명이 죽고 14명이 실종되는 등 33명 이상의 인명피해를 냈다.

 

13일 태풍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하천 치쿠마가와(千曲川)가 범람하며 물에 잠긴 나가노(長野)현 호야스(穗保) 지구의 모습. [사진= 교도통신/연합뉴스]
13일 태풍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하천 치쿠마가와(千曲川)가 범람하며 물에 잠긴 나가노(長野)현 호야스(穗保) 지구의 모습. [사진= 교도/연합뉴스]

 

이번 태풍 하기비스에 따른 일본 내 피해는 넓은 지역에 걸쳐 엄청난 양의 폭우가 쏟아져 하천이 범람하면서 눈덩이처럼 커졌다. 그리고 현재도 하천의 범람이 진행중이어서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

일본 NHK에 출연한 한 해설자는 “이 지역에 상상 이상의 폭우가 발생하면서 그간 운영했던 방제계획을 전면 수정할 필요가 있게 됐다”며 그 폭우의 양에 혀를 차기도 했다.

10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는 곳까지 생기는 등 엄청나게 쏟아부은 폭우에 나가노현을 흐르던 치쿠마가와(千曲川)의 제방이 붕괴되는 등 14개 하천이 범람 또는 범람 위기에 처하면서 많은 이재민과 함께 사망·실종자가 속출하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13일 오후 태풍 19호 하기비스의 폭우로 9개 하천 10개소에서 제방이 붕괴했다고 발표했다. 6개 소의 댐에서 수위가 급상승하면서 12일 밤부터 13일 새벽까지 긴급방류도 실시했다고도 전했다.

범람이나 제방 붕괴로 피해가 큰 하천은 치쿠마가와(千曲川)를 비롯, 도치기현 아키야마가와(秋山川), 미야기현·후쿠시마현의 아부쿠마가와(阿武隈川), 사이타마현의 이루마가와(入間川)등이다.

 

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쏟아부은 물폭탄에 범람한 일본 동북부 지역의 주요 하천들. [출처= NHK 홈페이지]

 

NHK이 헬기 영상을 보면, 치쿠마가와를 엄습한 폭우는 나가노현 나가노시 호야스(穗保) 지구의 제방을 무너뜨렸고, 나가노현 도미시 시내를 가로지르던 다리도 붕괴시켰다. 다리는 강물에 휩쓸려 거의 자취가 보이지 않는 모습이어서 하기비스에 따른 폭우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물바다로 변한 마을들은 1층이 침수돼 2, 3층만 보이거나 아예 지붕만 보이는 곳들도 있다.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를 비롯,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며 밀려든 토사가 주택과 마을을 덮쳐 인명피해를 내기도 했다.

사이타마현 서부 가와고에시에서는 옷페가와(越辺川)가 넘치면서 특별노인요양시설의 1층이 물에 전부 잠겼다. 이곳에는 200여 명이 입원 치료받고 있었다.

철도 피해도 막심하다. 차량기지가 물에 잠기면서 도쿄에서 나가노 등지를 연결하던 호쿠리쿠(北陸) 신칸센은 언제나 운행을 재개할 수 있을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다.

 

도쿄-나가노-도야마 등지를 잇는 일본의 호쿠리쿠신칸센의 노선도. [출처= 위키피디아]

 

나가노시 아카누마에 있는 JR(일본철도)동일본의 나가노 신칸센차량센터에서는 신칸센 열차들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침수된 객차들은 창문과 지붕들만 보이는 상태다.

NHK는 전체 차량 3분의 1이 피해를 입었으며, “최악의 경우 폐차해야 될지 모른다”는 전문가의 우려도 전했다.

또, 나가노현 우에다시 우에다역 부근에 있는 우에다철교가 끊겨 이 지역을 다니던 우에다철도의 운행이 장기간 어렵게 됐다.

다만 밤새 운행중단에 들어갔던 도카이도·산요·조에쓰 등 다른 신칸센은 13일 아침부터 운행을 재개했다.

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몰고온 물폭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일본 동북부 지역은 그동안 일본 중·서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우량이 적었던 지역이어서 상대적으로 상처가 컸다.

일본을 강타하는 태풍은 후쿠오카 등이 있는 규슈(九州)나, 히로시마, 오사카, 나고야 등 혼슈(本州) 서부나 중부에 상륙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태풍은 동북부 지역에는 비의 양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앞서 제19호 태풍 하기비스는 12일 오후 7시쯤 도쿄 남서쪽 방향에 위치한 태평양 연안의 시즈오카 현 이즈(伊豆) 반도에 상륙했다.

 

 13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태풍 하기비스 일본 강수량 및 피해 현황.  [그래픽= 연합뉴스]

 

크고 강했던 태풍 19호 하기비스의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물폭탄’이다. 일본의 이 지역 강우량 기록을 새로 썼다.

요코하마시가 위치한 가나가와 현(縣) 아시가라모시모 군(郡) 하코네 마치(町)에서는 이번 태풍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48시간 동안 무려 1001.5㎜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일본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13일 오후 3시 현재 일본 동부와 동북부 소재 현(縣) 내 지역별 24시간 최대 강우량을 보면, 이곳 하코네마치에서 994㎜(48시간 1001.5㎜)의 기록적인 강우량이 관측됐다.

일본에서 24시간 강우량이 900㎜를 넘은 사례는 1998년 고치현 향미시 시게토의 979mm, 2005년 미야자키현 미사토초 미카도의 934㎜의 단 2차례밖에 없었다,

13일 오후 3시 현재 일본 동부와 동북부 현의 24시간 주요 강수량을 보면, 시즈오카현 이즈시 유가시마 760㎜, 사이타마현 지치부시 683㎜, 도쿄도 니시타마군 히노하라무라 646.5㎜, 미야기현 마루모리마치 606.5㎜, 아마나시현 난부마치 562㎜, 군마현 시모니타마치 496㎜, 이바라키현 기타이바라키시 478㎜, 이아테현 구다이무라 467㎜, 후쿠시마현 가와우치무라 452.5㎜, 도치기현 닛코시 438.5㎜, 나가노현 기타아이키무라 411.5㎜ 등이 쏟아졌다.

폭우보다는 상대적으로 덜한 피해를 줬지만 제19호 태풍 하기비스는 강풍도 동반했다.

일본기상협회에 따르면, 태풍이 도쿄 인근 지바현 부근을 지나가던 12일 오후 9시 14분에 도쿄시내 중심지역에서 최대 순간 풍속 41.5m가 관측됐다.

앞서 일본 기상청은 13일까지 예상되는 최대풍속(최대순간풍속)을 도쿄, 지바, 가나가와, 사이타마, 나가노 등의 현이 위치한 일본 혼슈(本州) 동부 지역인 간토(關東) 등지에서 최대풍속 40m/s·최대순간풍속 60m/s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했다.

태풍 하기비스는 12일부터 일본 동부와 동북부 지역의 생활과 교통 인프라를 마비시켰다.

단수와 정전이 곳곳에서 발생했고, 철도와 항공기, 선박 등 대부분의 교통수단은 미리 계획적으로 운행중단에 들어갔다.

이번 제19호 태풍 하기비스의 피해가 집중된 일본 동북부 지역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하기도 했던 지역으로, 당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후유증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동일본대지진은 미야기(宮城)현 오시카(牡鹿)반도 동남쪽 130km 해저 약 24km 지점에서 발생해. 일본 동북부 해안 지역을 강타해 사망자와 실종자 2만여 명, 이재민 33만여 명의 피해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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