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뒤플로 등 '개발경제학자' 美 3명 수상...주류 경제학의 신조류 반영
노벨경제학상, 뒤플로 등 '개발경제학자' 美 3명 수상...주류 경제학의 신조류 반영
  • 김기영 기자
  • 승인 2019.10.15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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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플로, 여성 두번째·최연소·부부 공동수상 기록
'세계빈곤 경감 위한 실험적 접근' 연구 공로

[메가경제 김기영 기자] “그들의 실험적인 연구 방법은 이제 개발 경제학을 지배하고 있다.”

노벨위원회가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빈곤 연구 분야의 권위자들을 선정, 주류 경제학계의 새로운 흐름을 반영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2019년 제51회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에스테르 뒤플로(46)와 마이클 크레이머(55), 아브히지트 바네르지(58) 등 3명의 미국 경제학자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세계빈곤 경감을 위한 실험적 접근(their experimental approach to alleviating global poverty)”으로 빈곤과 싸우는 우리의 능력이 향상됐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불과 20년 만에, 그들의 새로운 실험 기반 접근법은 개발 경제학(development economics)을 완전히 변화시켰는데, 이것은 현재 번성하는 연구 분야가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 노벨상 홈페이지 캡처]
2019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 바네르지-뒤플로-크레이머.  [사진= 노벨상 홈페이지 캡처]

 

뒤플로와 바네르지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교수이고, 크레이머는 하버드대학 교수이다.

특히, 뒤플로는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두 번째 여성이자, 역대 최연소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됐다.

1972년 10월생인 그는 만 46세로 역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가운데 최연소 수상자이며, 공동수상한 바네르지 교수와는 동료 연구자이자 배우자이기도 하다.

뒤플로는 지난 2010년에는 40세 미만의 미국 경제학자에게 2년에 한 번씩 수여하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도 수상한 바 있다.

[출처= 노벨상 홈페이지 캡처]
생산성 차이. [그래픽= 노벨상 홈페이지 캡처]

 

여성 최초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는 경제 지배구조 연구로 2009년 올리버 윌리엄슨 캘리포니아대(버클리) 교수와 공동 수상한 엘리노 오스토롬 인디애나대 교수다.

미국 국적의 바네르지와 미국·프랑스 국적의 뒤플로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교수와 학생으로 인연을 맺어 평생 반려자가 됐다.

노벨위원회가 이들 3명을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국가 간 양극화가 심화하는 현실 속에서 경제학의 관심이 점점 더 '분배' 문제로 향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전 세계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 원조의 효과를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을지를 고민한 대표적인 경제학자들이다.

수상자들은 교육과 아동 건강에 관한 가장 효율적인 개입 등 세계 빈곤 문제를 작은 주제로 나눠 접근하는 방식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실질적인 혜택이 더 많이 돌아갈 수 있을지를 경제학 분석기법을 활용해 연구했다.

 

[사진=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개선된 교육 성과. [그래픽=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1990년대 중반 크레이머와 동료들은 케냐에서 학교 교육의 결과 등에 관한 현장 실험을 통해 그들의 접근법이 가지는 효율성을 입증했다.

아프리카 케냐 사례를 연구한 크레이머 교수는 케냐 초등학생의 결석률과 기생충 피해가 연관이 있다는 점을 밝혀냈고, 이후 교육 관련 공적개발원조 프로그램에서 구충제 보급은 필수가 됐다.

크레이머 교수는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경제학자다.

2016년 6월 KDI가 주최한 '더 나은 교육기회를 위한 글로벌 교육재원 콘퍼런스'에 참석해 한국의 경제발전 사례를 언급한 적이 있었다고 당시 참석자들은 기억했다.

 

[사진=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백신 접종율. [사진=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에 따르면, 홍성창 KDI 국제개발협력센터 실장교수는 "크레이머 교수가 한국 역시 교육을 통해 빈곤을 탈출한 아주 좋은 사례라고 언급하며 그런 발전 경험을 다른 개발도상국과 많이 공유해 달라고 강조한 게 기억에 남는다"고 떠올렸다.

홍 실장은 "개발협력 사업을 하거나 공적원조를 할 때 무조건 지원하기보다 유인체계를 마련해 어떻게 하면 정책 효과성을 더 높일 수 있을까를 고민한 분들"이라며 "이를 계량적 연구 결과를 통해 입증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네르지는 제자인 뒤플로와 함께 2003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빈곤퇴치연구소를 설립해 빈곤국 원조정책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실증적 방법을 통해 연구했다.

1961년 인도에서 태어난 바네르지는 1988년 하버드대학에서, 1972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뒤플로는 1999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각각 박사학위를 받았다.

뒤플로 교수는 이날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MIT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세계 빈곤층의 운명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면서 “전세계 빈곤퇴치 연구를 본격화하는 물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사진=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뒤플로 교수는 한국의 경제발전도 개도국 빈곤퇴치를 위한 좋은 연구 사례로 꼽았다.

그는 한국 경제발전 모델에 대한 한국 특파원들의 질문에 "한국은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국가별로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바네르지 교수도 "한국이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기술과 교육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미국 국적의 크레이머는 1964년 생으로 1992년 하버드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수상자들은 상금 9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0억8천만원)와 함께 노벨상 메달과 증서를 받는다.

노벨위원회는 이날 경제학상 수상을 끝으로 올해 노벨상 발표를 마무리했다. 지난 7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8일 물리학상, 9일 화학상 등 과학 분야 수상자에 이어, 10일 문학상, 11일 평화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에 평화상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나머지 5개 상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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