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분석] 기준금리 2년만에 역대 최저수준 인하...'실효하한' 논쟁 커질 듯
[ME분석] 기준금리 2년만에 역대 최저수준 인하...'실효하한' 논쟁 커질 듯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9.10.16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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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에 디플레 우려까지...기준금리 1.25%로 또 인하
내년초 추가 인하 여부 주목...집값 다시 자극할 우려도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한국은행이 2년만에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수준인 1.25%로 낮추면서 향후 시장의 관심사는 추가 인하 여부에 쏠리게 됐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1.50%에서 0.25%포인트 인하했다. 2016년 6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처음 경험했던 1.25%를 약 2년여만에 다시 밟게 된 것이다.

한은은 2017년 11월과 지난해 11월 0.25%포인트씩 올렸다가 올해 7월에 0.25%를 내렸었다.

 

[사진=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기준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날 금리인하에는 금통위원 7명 중 이일형, 임지원 금통위원이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두 위원은 지나친 저금리의 부작용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8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때는 신인석, 조동철 금통위원이 '인하' 소수의견을 냈고, 다른 금통위원들도 "7월 인하 효과를 지켜보자"는 기류였다.

한은이 3개월만에 기준금리를 또다시 내린 것은 그만큼 현재의 경기 둔화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7월의 한 차례 인하로는 경기 회복에 역부족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셈이다.

금통위는 이날 “국내경제는 건설투자 조정과 수출 및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소비 증가세가 약화되면서 성장세 둔화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판단된다. 고용 상황은 취업자수 증가폭이 확대되는 등 일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앞으로 국내경제는 미·중 무역분쟁 지속,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지난 7월의 성장 전망경로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당장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기약없이 내림세다. 한은은 2.7%로 잡았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월과 4월 각각 2.6%, 2.5%로 잇따라 하향조정한 데 이어 7월에는 2.2%로 더 낮췄다. 이제는 2%대 유지도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대내외 상황 모두 한국 경제를 여전히 짓누르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이 '1단계 합의'에 이르렀다고는 하지만 ‘빅딜’이 아닌 '미니딜‘이나 ’스몰딜'로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에 역부족이다.

또, 지금로서는 국내 경기와 수출을 좌우하는 반도체 시황의 반등 시점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투자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제 시장의 관심사는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부에 쏠릴 전망이다. 한 단계만 더 내리면 우리나라로서는 단 한 번도 걸어보지 못한 길인 ‘1.00%’ 기준금리가 기다리고 있다. 사상 초유의 제로금리 시대가 더 이상 제3의 선진국 이야기만이 아닐 수 있게 됐다.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에 도달하면서 앞으로 기준금리의 실효하한에 대한 논쟁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출처= 한국은행]
국내 실물경제 지표. [자료출처= 한국은행]

 

‘실효하한(effective lower bound)’이란 중앙은행이 내릴 수 있는 기준금리의 최대 하한선을 말한다. 유동성 함정이나 자본유출 위험이 발생하지 않는 일종의 금리 인하 임계치다. 이 밑으로 기준금리를 내린다면 효과보다 오히려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

민영뉴스통신사 뉴스1이 이번 한은 금통위 정례회의를 앞두고 국내 증권사 소속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5명은 실효하한을 연 0.75%(하단기준)로 판단했으며, 1.00%는 3명, 0.50%는 1명이었다고 한다.

이같은 전문가들의 판단에 비춰 보면 한은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은 현재로서는 최대 2번 정도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이날 이주열 총재도 기자회견에서 "금리인하를 하면 실물경기를 북돋는 긍정적 효과가 있고, 부작용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금융안정 측면에서 보면 부담"이라고 말했다.

다만 "7월 금리인하에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하는 등 부정적 영향이 제한적이었다"며 가계대출 억제와 같은 거시건전성 정책은 일관성 있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실효하한에 근접함에 따라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나온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표현이 주목을 끌었다. 이에 대해 앞으로 더는 추가 인하가 없다는 의미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이 총재는 "추가 인하를 차단하기 위해 그런 문구를 (결정문에) 넣은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필요하다면 금융경제상황 변화에 대응할 여력은 아직 남아 있다"고 답했다.

 

[자료출처= 한국은행]
물가상승률. [자료출처= 한국은행]

 

올해 한국 경제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촉발된 경제 불확실성이 교역과 투자를 가로막으며 실물경제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징후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이미 이날 금통위가 금리인하를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앞서 채권시장이 먼저 반응했다. 지난 1~8일 금융투자협회가 96개 기관의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5%가 인하를 내다봤다.

기준금리가 이미 '실효하한'에 근접하면서 금리를 내리더라도 효과가 없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앞으로 이주열 총재의 한 마디 한 마디에 더욱 더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실효하한에 근접하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위험성이 있고, 금리정책의 효과도 점차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자칫, 그렇지 않아도 들떠 있는 주택가격의 상승과 가계부채 문제를 다시 부추길 수도 있다.

추가 금리인하의 선택을 어렵게 하는 이런 요인들을 감안할 때, 일단 다음달 29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는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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