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성폭행 피소' 김준기 전 DB회장 공항서 귀국 즉시 체포..."혐의 인정 안한다"
'성추행·성폭행 피소' 김준기 전 DB회장 공항서 귀국 즉시 체포..."혐의 인정 안한다"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9.10.23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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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무효화 이어 범죄인 인도청구한지 3개월만…경찰, 수사 재개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비서와 가사도우미를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됐던 김준기 전 DB그룹(옛 동부그룹) 회장이 23일 귀국 직후 공항에서 곧바로 경찰에 체포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전날 미국 뉴욕에서 출발해 이날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 전 회장을 체포해 경찰서로 이송했다.

경찰은 김 전 회장이 비행기에서 내린 직후 사전에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김 전 회장 측은 변호인을 통해 경찰에 입국 계획을 미리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오전 3시 47분쯤 수갑을 찬 손목을 천으로 가리고 경찰관에게 양팔을 붙잡힌 채 공항 입국장을 나섰다.

김 전 회장은 ‘성추행·성폭행 혐의 인정하느냐’ ‘왜 이제까지 조사에 응하지 않았느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처음에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호송차량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계속 질문이 쏟아지자 “제 사간이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 정말 죄송스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취재진이 '혐의를 인정한다는 말인가'라고 묻자 "조사과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 인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성추행·성폭행 피소' 김준기 전 DB그룹(옛 동부그룹) 회장이 23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체포돼 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성추행·성폭행 피소' 김준기 전 DB그룹(옛 동부그룹) 회장이 23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체포돼 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경찰 등에 따르면, 2016년 2월부터 2017년 1월까지 김 전 회장의 별장에서 일한 가사도우미가 지난해 1월 그를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고소했고, 앞서 그의 비서로 일했던 A씨도 2017년 2~7월 성추행을 당했다며 같은 해 고소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2017년 7월 질병 치료를 이유로 미국으로 출국한 뒤 체류 기간을 연장해왔다.

이에 경찰은 김 전 회장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 적색 수배를 내린 뒤 가사도우미 성폭행 건과 여비서 성추행 건 모두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었다.

이날 김 전 회장의 귀국은 경찰이 법무부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요청한 지 3개월 만에 이뤄졌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 중으로 수사를 재개하고 김 전 회장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굴지의 그룹 창업자이자 전직 회장의 믿기 어려운 성추행·성폭력 의혹은 지난 7월 15일 JTBC ‘뉴스룸’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며 공분을 샀다.

당시 뉴스룸은 "옛 동부그룹의 창업주인 김준기 전 회장이 성폭행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사실을 JTBC 취재진이 확인했다"며 "집안일을 돕던 가사도우미에게 고소를 당했는데 미국에 머물면서 돌아오지 않고 있다. 김 전 회장은 2년전에 여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를 당한 뒤에 회장직에서 물러난 상태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2016년부터 1년 동안 김 전 회장의 경기 남양주 별장에서 일했던 A씨가 "김 전 회장이 주로 음란물을 본 뒤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의 여비서 성추행 사건이 보도된 걸 보고 용기를 내 고소했다고도 말했다"고 전했다.

JTBC는 A씨가 김 전 회장을 고소했을 당시, 김 전 회장은 이미 자신의 여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었으며 미국에 머물던 김 전 회장은 신병치료를 이유로 귀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가 당시 김 전 회장으로부터 당한 피해상황을 녹음했다는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당시 JTBC는 경찰이 외교부와 공조해 김 전 회장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인터폴 적색 수배를 내렸으며, 김 전 회장의 거주지까지 파악했지만 그가 치료를 이유로 6개월마다 체류 연장 신청을 갱신하며 미국에 있어 체포도 쉽지 않다는 현재 상황도 전했다.

이에 대해 당시 김 전 회장 측은 “서로 합의했고 돈도 건넸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이튿날 JTBC '뉴스룸'은 추가 보도를 통해, 취재 결과 김 전 회장의 사촌동생 김모씨가 가사도우미에게 최근까지 여러 번 합의를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김모씨가 A씨에게 보낸 편지 내용을 공개하면서 의혹은 더 커졌다.

이 사건과 관련해 A씨의 자녀라고 밝힌 인물은 당시 "**그룹 전 회장 김**의 성범죄 피해자 가족입니다. 제발 그를 법정에 세워주세요"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그간의 경과를 자세히 담은 게시글을 올렸고, 이에 김 전 회장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댓글이 이어지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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