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분석]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타결의 기대효과와 과제
[ME분석]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타결의 기대효과와 과제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9.11.05 1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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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은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호주·일본·인도·뉴질랜드 등 16개 국가가 참여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메가 FTA'로 불린다.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면서 세계 무역질서는 물론 장차 우리 경제에 어떠한 효과를 미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4일 오후(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RCEP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해당국 정상이 참여한 가운데 협정문 타결을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서 아베 총리 등 참석 정상들과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서 아베 총리 등 참석 정상들과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브리핑에 따르면, 참여국 정상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인도를 제외한 15개국이 20개 챕터의 모든 협정문을 타결하고 대부분의 시장 개방 협상도 마무리했다고 선언했다.

이날 각국 정상들은 협정문 법률 검토에 즉시 착수하고, 잔여 시장 개방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해 2020년에 최종 타결·서명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2013년 협상 개시 이래 약 7년간 진행돼온 RCEP 협상은 긴 여정에 종착점을 앞두게 됐다.

지난 2012년 11월 동아시아 정상회의 계기에 협상 개시를 선언한 뒤 그동안 총 28차례 공식협상과 16차례의 장관회의, 3차례 정상회의를 개최하며 합의안을 마련해왔다.

참여국 정상들은 이날 타결 선언과 함께, “보호무역주의 등 세계경제가 직면한 위협 속에서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규범에 기반한 RCEP가 그 어느 때보다도 크고 유효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함의도 강조했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대변하듯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가운데, 이날 참여국 정상들은 현대적이고 포괄적이며 수준 높은 상호호혜적 협정을 통해, 규범에 기반한 포괄적이고 개방적인 무역시스템 조성, 공평한 경제발전과 경제통합 심화에 대한 기여 필요성 등 RCEP의 지향점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정상들은 이날 타결 선언국에서 제외된 인도가 RCEP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인도와 관련된 잔여 이슈 해소를 위해 모든 참여국들이 공동으로 노력해 가자는 의지도 표명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에서 "RCEP 타결로 세계 인구의 절반, 세계 총생산의 ⅓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이 시작됐다"며 "아세안을 중심으로 젊고 역동적인 시장이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서로의 경제발전 수준, 문화와 시스템의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하나의 경제협력지대를 만들게 됐다"며 "이제 무역장벽은 낮아지고, 규범은 조화를 이루고, 교류와 협력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경기하강을 함께 극복하면서 '자유무역'의 가치가 더욱 확산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RCEP이 교역을 넘어 경제, 사회, 문화 전반의 협력으로 함께 발전하는 공동체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한국도 그 노력에 항상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타결의 의미와 기대효과

RCEP은 세계 인구의 절반, 전세계 GDP의 1/3을 차지하는 거대한 경제 블록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의 ‘메가(Mega) FTA’의 일원이 되었다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그래픽= 연합뉴스]
'메가 FTA'인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 'RCEP' 타결 내용. [그래픽= 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작년 기준 RCEP의 국내총생산(GDP)은 27조4천억달러로 세계 GDP의 32%를 차지했다. 인구는 36억명으로 세계의 48%, 교역은 9조6천억달러로 세계 교역의 29%에 이르는 거대 시장이다.

RCEP의 최종 서명이 이뤄지면 젊고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RCEP의 역내국과 교역 투자 기반을 확보하고 인적·물적 교류를 확대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 기업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CEP 타결은 정부가 추진해온 신남방정책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핵심 국가인 아세안 등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킴으로써 그간 추진해온 신남방정책을 보다 본격화·가시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RCEP 타결로 장차 우리 경제의 주력인 수출을 위한 새로운 시장 개척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전기·전자, 자동차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무역장벽이 대폭 낮아진 15개국으로의 수출이 한층 더 활발해질 뿐만 아니라 인프라 확충처럼 투자 유치 수요가 있는 역내 국가로의 진출도 보다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국은 RCEP에 참여한 15개국 중 일본을 제외한 모든 국가와 양자 FTA를 맺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접근성 등은 양자 FTA를 통해 확보하고, 국가 간 다른 원산지와 통관 규정으로 발생하는 한계는 RCEP로 해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RCEP은 역내 국가 간 통일된 원산지 기준 적용 등을 통해 양자 FTA 체결 시 발생하는 이른바 '스파게티 볼' 효과를 최소화하는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스파게티 볼 효과는 접시 안에서 엉키고 설킨 스파게티 가닥처럼 나라마다 다른 원산지 규정과 통관 절차 등으로 기업이 FTA 혜택을 받기 어렵게 된다는 의미다.

정부는 또, 제품 생산 과정에서 역내 여러 국가를 거친 제품도 특혜 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됨에 따라 참여국 간 가치사슬이 강화되고 미국·중국 등 주요 2개국(G2)을 넘어 신남방 핵심국가들로 교역망을 다변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업종별 관세율이나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아직 공개되지 않아 수혜 품목이나 상대적으로 불리한 품목에 대한 판단을 하기는 어려운 단계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일단, 역내 수요가 높은 전기·전자, 자동차 등 주력 제조업 분야에서 수출과 투자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트라(KOTRA)는 지난 2015년 1월에 내놓은 'RCEP 협상 동향과 참여국별 전략 및 산업계 반응' 보고서에서 "RCEP이 체결되면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을 생산기지에서 전자, 자동차 등 대규모 산업설비 투자가 필요해질 것"이라며 국내 관련 산업의 진출 또한 함께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RCEP 타결로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잇는 물류, 금융 등 서비스 산업의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RCEP은 한국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농수산업 부문은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RCEP 참여국에는 농산물 강국인 중국, 호주, 뉴질랜드 등과, 수산업에 경쟁력이 있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 RCEP 타결로 무역자유화가 더 진전됨에 따라, 정부로서는 우리 경제의 강점은 더 살리고 농업 등 취약 부문에 대한 지원책은 보완하는 방향으로, 남은 협상에서 국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과제를 남겨두게 됐다.

인도가 참여국에서 빠진 이유와 필요성

 

[사진= 연합뉴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 기념촬영 모습. 왼쪽 아홉번째부터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아베 일본 총리, 문재인 대통령,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RCEP이 내년 최종 서명에 이르기까지는 넘어야할 산도 있다. 가장 큰 숙제는 인도를 참여시켜 RCEP가 아시아 전체를 포괄하는 경제공동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중국의 주도로 추진돼 사실상 타결을 이뤄냈지만 막판까지 쟁점이 됐던 인도의 동참 여부는 이날 결국 인도의 소극적인 태도로 이뤄지지 못했다.

수년간 중국과의 무역에서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려 온 인도가 값싼 중국 제품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을 우려해 무역장벽을 낮추는 것을 주저했기 때문이다.

13억 인구의 거대시장인 인도가 일단 참여국에서 빠지면서 기대효과는 당초 예상에 다소 미치지 못하게 됐다. 다만 RCEP 참여국들은 인도와도 추후 협상을 벌여나간다는 방침이어서 타결 가능성은 열어놨다.

하지만 인도가 RCEP에 추후 참여할지는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인도 곳곳에서 RCEP에 반대하는 농민들의 시위가 벌어지는 등 인도 정부로서는 흔쾌히 선택하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일부 참여국들은 RCEP 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인도를 참여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 견제를 위해서라도 인도 참여가 필요하다는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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