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탐구] 유료방송업계 이통3사 중심 재편 가속화...공정위, SKB-티브로드·LG유플러스-CJ헬로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트렌드탐구] 유료방송업계 이통3사 중심 재편 가속화...공정위, SKB-티브로드·LG유플러스-CJ헬로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9.11.11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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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경쟁제한 요소 있지만 기술 변화·기업 대응 고려" 승인
물가상승률 초과 수신료 인상 금지·채널수 임의 축소 등 조건부
결합 후 콘텐츠·망 투자 기대…과기부·방통위 심사 속도 낼 듯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글로벌 OTT 서비스가 빠르게 세력을 넓히는 등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국내 유료방송업계가 통신 3사 위주로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IPTV(인터넷TV) 업체인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각각 유선방송사업자(SO) 티브로드, CJ헬로와 합치는 방송·통신업계 거대 기업결합 두 건이 당국으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으면서 국내 유료방송 M&A(인수·합병)가 종착점을 앞두게 됐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계열사까지 3개사)의 합병, LG유플러스의 CJ헬로 주식 취득 건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다만 공정위는 결합을 승인하면서 물가 상승률을 넘는 수신료 인상, 채널수 임의 감축, 고가 상품으로의 전환 강요 등을 금지하는 조건(시정조치)를 달았다. 시정조치의 이행기간은 2022년 12월 31일까지이다.

 

내년 초면 국내 유료방송업계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연합뉴스]
내년 초면 국내 유료방송업계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연합뉴스]

 

앞서 2016년 7월 공정위는 SKT-CJ헬로 간 기업 결합이 유료방송시장, 이동통신 도·소매 시장의 경쟁을 제한한다며 인수·합병 금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시정조치에 따라, 결합 후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모두 2022년 말까지 케이블TV 수신료를 물가상승률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릴 수 없다.

또, 8VSB(8레벨 잔류측파대) 케이블 TV 가입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도 마련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8VSB와 디지털 케이블TV 간 채널 격차를 줄이고, 8VSB 케이블TV를 포함한 결합 상품 출시 방안을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

아울러 공정위는 케이블TV 전체 채널 수, 소비자 선호 채널을 업체가 임의로 줄이거나 없앨 수 없고, 저가형 상품으로의 전환이나 계약 연장을 거절하지 못하도록 했다. 반대로 비싼 고가형 방송상품으로의 전환을 강요하는 행위도 금지됐다.

 

[자료출처= 공정거래위원회]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기업결합. [자료출처=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이번 결정에 대해 “방송·통신사업자들이 급변하는 기술·환경변화에 적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면서 디지털 및 8VSB 시장(아날로그방송 가입자 상대 디지털방송 전송 서비스)에서의 경쟁 제한 우려를 차단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승인 배경을 밝혔다.

특히 공정위는 이번 결론에서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시 알뜰폰 매각조건을 부여하지 않았고, 과기부에 알뜰폰 이용자 보호 방안을 주문하지 않았다.

이들의 디지털 유료방송 시장 내 장악력이 커져 '경쟁 제한' 부작용이 불가피하지만, 새로운 기술 환경에 기업들이 제때 대응할 기회를 주겠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자료출처= 공정거래위원회]
LG유플러스-CJ헬로 기업결합. [자료출처= 공정거래위원회]

 

앞서 3월 LG유플러스는 CJ헬로 발행주식 50%+1주를 CJ ENM으로부터 취득하는 계약을, 5월에는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지분 100% 소유)과 태광그룹(티브로드 지분 79.7%) 등 결합 당사회사들이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계약 사실을 각각 공정위에 신고했다.

양사의 M&A 절차가 완료되면 유료방송 시장은 현재 IPTV와 케이블TV의 '1강 4중' 체제에서 통신사가 주도하는 '3강' 체제로 재편되는 시대를 맞게 된다.

현재는 KT(IPTV)와 KT스카이라이프가 합산 점유율 31.1%로 독보적인 1위 사업자다. 그 다음으로 SK텔레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14.3%), CJ헬로(12.6%), LG유플러스(11.9%), 티브로드(9.6%), 딜라이브(6.3%)가 2~6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 승인으로 향후 업계 재편이 가속화하면서, 큰 이변이 없는 한 새해 초면 국내 유료방송업계에서 LG유플러스·CJ헬로 합산 점유율이 24.5%,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산 점유율이 23.9%가 돼, 1위 KT와의 점유율 격차가 6%포인트에 불과한 3사 경합 국면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유료방송의 합종연횡은 전통적 방송 매체 이용이 정체한 상황에서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서비스 이용이 급증하는 등 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아마존, 디즈니, AT&T 등도 이미 글로벌 OTT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이런 가운데 케이블TV 수익성은 악화일로에 있고, 통신사 IPTV 역시 가입자 수와 매출 성장세는 점점 더 둔화했다. 이처럼 침체된 시장에서 넷플릭스 등 OTT와 맞서기 위해서는 시장 재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날로 커졌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세를 불리고 있지만 통신3사 중 KT만은 발이 묶이며 바짝 추격을 당하는 처지가 됐다.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했지만,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이 33%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합산규제 논의가 장기화하면서 잠정 중단한 상태다.

KT는 지난달 조회공시에서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KT는 대신 디스커버리 제휴, AI(인공지능) 기반 IPTV 서비스 개편 등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자료출처= 공정거래위원회]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LG유플러스-CJ헬로 기업결합과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의 조건부(시정조치) 내용. [자료출처=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 승인으로 최종 결합을 위한 가장 큰 전제조건을 넘었지만 두 건의 M&A 절차가 마무리된 건 아니다. 앞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사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현행 방송법에 따르면 과기부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허가나 변경허가 시 방통위의 사전동의를 받아야 한다.

과기부는 방송법상 유료방송 최다액 출자자가 변경됨에 따라 방송의 공적 책임, 공정성, 공익성 실현 가능성과 시청자 권익보호 등을 분석해 결정을 내린다.

최기영 장관은 지난달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에서 "(정부 심사가) 많이 늦어지지 않도록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남은 절차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는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개별 심사항목을 평가하고, 이 결과를 고려해 사전동의 여부 및 부과조건 등을 의결해 과기부에 통보한다.

방통위는 지난 1일 전체회의에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사전동의 심사 계획안을 공개했다.

방통위는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 및 공익성 실현 가능성 ▲방송 프로그램 기획·편성 등의 적절성 ▲지역적·사회적·문화적 필요성 등 ▲재정 및 기술적 능력 등 6개 사항에서 심사하기로 했다.

 

유료방송 점유율 및 재편 후 전망. [그래픽= 연합뉴스]
유료방송 점유율 및 재편 후 전망. [그래픽= 연합뉴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의 경우에는 방통위 사전 동의 절차가 필요 없다. 하지만 방통위는 이달 1일 과기부에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인수 건에 대한 사전동의 의견을 냈다.

과기부는 방통위의 의견까지 검토해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과기부는 이에 더해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기간통신사업자 공익성 심사, 최대주주 변경 인가도 진행한다.

과기부와 방통위는 급변하는 글로벌 미디어 환경 등을 고려해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심사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기일을 내년 3월 1일로 예정하고 있다. 사전동의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되는 LG유플러스는 연내 인수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2020년 초에는 국내유료방송업계가 이통3사 중심으로 새롭게 짜이면서 생존을 위한 또 다른 차원의 경쟁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결합이 완료되면 콘텐츠와 망에 대한 양사의 투자가 기대된다. 결국 이제부터는 3사가 어떤 콘텐츠로 소비자를 끌어들일지에 대해 시선이 쏠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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