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 집중 추적...고가아파트 구매·고액 전세 224명 자금출처 조사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 집중 추적...고가아파트 구매·고액 전세 224명 자금출처 조사
  • 김기영 기자
  • 승인 2019.11.13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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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배우자 돈으로 고가주택 취득한 30대 이하 집중 조사
조사대상 224명 중 165명이 30대 이하…미성년자도 6명

[메가경제 김기영 기자] 세금을 정당하게 납부하지 않고 자산을 편법적으로 대물림하는 것은 불법 여부를 넘어 납세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많은 국민들에게 상실감을 준다.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에 엄정한 대응이 필요한 이유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고가 주택 거래와 관련해 편법증여 혐의가 있는 탈세혐의자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가 실시된다.

국세청은 서울 및 지방 일부지역의 고가 아파트와 주거용 오피스텔 취득자와 고액 전세입자 등 자금출처가 불분명한 탈세혐의자 224명에 대해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출처= 국세청]
외조모 명의의 계좌를 통해 부동산 취득자금을 편법으로 우회 증여받은 혐의 사례. [그래픽= 국세청]

 

국세청은 자금흐름 분석 과정에서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30대 이하가 부모등으로부터 증여재산공제 한도액 5천만원(미성년자 2천만원)을 크게 초과해 자금을 증여받고, 이를 신고하지 않은 혐의를 다수 포착했다.

국세청은 이번에 금융조사 등을 통해 대상자 본인의 자금원천뿐만 아니라 부모 등 친인척 간 자금흐름과 사업자금 유용 여부까지 추적하고, 차입금에 대한 사후관리도 철저히 할 방침이다.

조사대상자는 NTIS(차세대국세행정시스템) 과세정보와 국토교통부 자금조달계획서,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자료등의 협조를 통해 자금흐름을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방식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출처= 국세청]
2017~2019년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거래 가격대별 매입비중. [출처= 국세청]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부동산(주택·건물·토지) 증여 건수와 증가율 모두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14년에는 30만7314건이었던 것이 2018년에는 38.8% 늘어난 42만6440건이었다. 2017년(37만1992건) 대비 14.6% 증가했다.

특히, 주택 증여 건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14년 6만6893건에서 2018년 11만1863건으로 5년 새 67.2%나 급증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14년 2.3%에서 2015년 9.4%, 2016년 10.7%를 기록한 뒤 2017년 10.3%로 잠지 주춤하는 듯했으나 2018년에는 무려 25.2%나 껑충 뛰었다. 재작년 주택 증여건수는 8만9312건이었다.

지난해 부동산 증여건수 중 건물은 13만524건, 토지는 18만4053건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9%, 5.3% 증가했다.

국세청은 2017년 8월 이후 부동산・금융자산 편법증여 및 양도소득세 탈루혐의 등에 대해 7차례에 걸쳐 2228명을 조사해 총 4398억 원을 추징했다.

아울러, 분양권 불법전매, 업·다운 계약서 작성 등 부동산 거래질서를 어지럽히는 위법행위에 대해서도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탈루세액을 추징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국세청은 부연했다.

 

[출처= 국세청]
특별한 소득이 없으면서 방송연예인 배우자로부터 고액의 현금을 편법증여 받아 배우자와 공동으로 고가 아파트를 취득하고 증여세 탈루한 사례. [그래픽= 국세청]

 

국세청에 따르면, 고가 아파트 거래가 증가하면서 부의 편법 이전을 시도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

국세청은 뚜렷한 자금원이 없으면서 고가 아파트나 주거용 고가 오피스텔을 취득했거나, 고급주택에 거주하는 고액 전세입자 등에 대한 자금흐름 분석을 완료한 상태다.

이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부동산 거래를 통한 변칙적인 탈세행위 근절과 ‘공평과세’ 실천을 위해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최근 서울 및 지방 일부지역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취득연령이 30‧40대가 가장 많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조사 대상 224명 중 30대 이하가 165명(73%)이나 된다. 심지어 미성년자도 6명이나 끼어있다.

 

[출처= 국세청]
전체 전세거래 중 9억원 이상 전세거래 비중. [출처= 국세청]

 

30대 이하는 대다수가 사회초년생으로 자산형성 초기인 경우가 많아 취득 자금이 불명확한 사례가 적지 않아 집중적으로 검증을 실시하게 됐으며, 부모등 직계존속이 자녀에게 증여한 금액이 10년간 증여재산 공제한도액 5천만원을 초과하면 증여세를 신고・납부해야 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가 다수 포함됐다는 설명이다.

최근 고액 전세입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세금을 증여받는 등 탈루개연성도 증가하는 추세다.

 

[출처= 국세청]
증여재산공제 액. [출처= 국세청]

 

편법증여 받은 고액 전세자금은 향후 고가 주택을 취득하는 자금원천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매년 지속적인 검증을 실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세무조사 결과에서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아 적발된 주요 추징사례를 보면 수법도 가지가지다.

부친이나 배우자로부터 현금을 증여받아 고가 아파트를 취득한 경우는 물론, 외조모 명의의 계좌를 통한 우회 증여의 경우도 있었다.

 

만 3세의 미취학 아동이 아버지와 할아버지로부터 현금을 편법 증여받고 증여세를 탈루한 사례. [그래픽= 국세청]<br>
만 3세의 미취학 아동이 아버지와 할아버지로부터 현금을 편법 증여받고 증여세를 탈루한 사례. [그래픽= 국세청]

 

미취학 아동에게 편법 증여를 하거나, 부친이 대표이사인 회사로부터 가공급여를 받아 부동산을 구입하거나, 상가건물을 자녀에게 증여하면서 승계한 임대보증금의 양도세를 누락한 경우도 있었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만 3세의 아기가 주택 두 채를 취득한 경우도 있었다. 일부 자금을 아버지가 편법 증여하고, 주택 취득 시에 임대보증금은 부채로 공제한 뒤 할아버지가 현금을 즉시 내주는 방식으로 보증금을 상환하고 증여세를 탈루했다.

특별한 소득이 없는 B씨는 방송연예인 배우자로부터 고액의 현금을 편법증여 받아 부부 공동명의로 고가아파트를 취득했으나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았다.

 

[출처= 국세청]
부친으로부터 현금을 증여 받아 수회에 걸쳐 고가의 부동산을 취득하고 호화사치생활을 하면서 증여세 탈루한 사례. [그래픽= 국세청] 

 

20대 직장인 B씨는 건설업을 운영하는 부친이 외조모 명의의 계좌에 입금한 자금을 수 차례 현금으로 인출해 부동산 취득자금으로 사용하고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았다.

20대 사회초년생 B씨는 실제로 근무하지 않았음에도 부친이 대표이사인 법인으로부터 급여를 받아 고가 주택 및 토지를 사고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

신고소득이 많지 않은 30대 B씨는 고액재산가인 부친으로부터 현금을 편법증여 받아 고가 부동산을 매입하고 호화 생활을 하면서 증여세를 탈루했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부동산 거래를 통한 탈루혐의에 대해 지속적인 검증을 실시하고, 현재 진행 중인 관계기관 합동조사 후 실거래가 위반이나 증여 의심 등 탈세의심자료가 통보되면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라며 “성실한 납세의무 이행”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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