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대기업·세금유목민·끼워넣기 거래' 전국 동시 세무조사 실시...역외탈세·조세회피 등 기업·개인 171곳
'빨대기업·세금유목민·끼워넣기 거래' 전국 동시 세무조사 실시...역외탈세·조세회피 등 기업·개인 171곳
  • 김기영 기자
  • 승인 2019.11.2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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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김기영 기자] 사례1) 내국법인의 사주 A씨는 해외합작법인인 속칭 '빨대기업' 지분을 외국법인에 양도한 것처럼 형식상 조작하고, 내국법인과의 국제거래를 통해 해외합작법인에 이전한 소득 및 거래대금을 사주가 관리하는 해외계좌로 빼돌려 은닉했다.

사례2) 내국법인의 사주 B씨는 국내 주소·가족·자산 등의 상황으로 볼 때 국내 거주자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국내 체류일수를 의도적으로 낮게 조절하여 비거주자인 것처럼 위장(일명 ‘세금 유목민(Tax Nomad)’)하여 조세부담을 회피했다.

사례3) 외국 법인인 C사의 국내자회사는 독자적인 연구개발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국내 자회사의 수행 기능을 의도적으로 축소하고 특별한 사유 없이 기술로열티를 인상하는 방법으로 국내소득을 국외로 부당 이전했다.

사례4) 내국법인 D사는 원재료 매입 시 사주가 100% 지배하는 E국 페이퍼컴퍼니의 ‘끼워넣기’ 거래를 이용해 허위 중개수수료를 지급했다.

사례5) 10년간 특별한 소득이 없었던 자녀 C씨는 내국법인의 사주인 부친이 가공경비를 계상하는 방법으로 조성한 비자금을 변칙 증여 받아 고가의 해외부동산을 취득했

다.

[출처= 국세청]
역외탈세 조사실적 추이. [출처= 국세청]

 

최근 다국적 IT기업의 급속한 팽창에서 보듯 국경 없는 글로벌 경제체계가 형성되면서 세계적으로 역외탈세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선진 각국은 디지털세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역외탈세 수법은 하루가 다르게 지능화·거대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세청이 신종 역외탈세 혐의자 60곳(법인 46, 개인 14), 자금출처 내역이 명확하지 않은 해외부동산 취득자 57곳(개인), 해외 호화사치 생활자 54곳(개인) 등 총 171곳에 대해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20일 밝혔다.

먼저, 역외탈세 조사는 현 정부 출범 이후 네 차례 동시조사에서 파악된 신종 역외탈세 수법과 유사한 탈루혐의가 있는 건뿐만 아니라, 다국적 IT기업의 지능적 조세회피, 사업구조 개편 거래 위장 등 공격적 조세회피의 정밀 검증에도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역외탈세와 관련해 2013년 이후 매년 1조 원 이상의 세금을 추징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1조 3376억 원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그간 네 차례 273건에 대한 역외탈세 동시 세무조사를 통해 현재까지 208건을 종결하고 총 1조 573억 원을 추가로 거둬들였다.

 

[출처= 국세청]
역외탈세 수법의 변화. [출처= 국세청]

 

이번 조사대상자는 신고자료, 유관기관 수집정보, 탈세제보, 국가 간 교환정보 등을 종합·분석해 핀셋 선정했다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유관기관 협업이 필요한 조사 건에 대해서는 ‘해외 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과 공조 아래 조사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국세청은 또한, 해외부동산 취득자료, 외환거래·출입국 내역 등을 토대로 자금출처를 정밀 분석해 특별한 소득이 없거나 기타 재산에 변동이 없는 자를 대상으로 자금출처 조사를 진행한다.

최근 급속한 IT발전 등과 맞물려 역외탈세와 공격적인 조세회피의 수법도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정상거래 위장, 비밀리에 소득 은닉, 조세조약과 세법의 맹점 악용, 탈법적인 부의 대물림 등이 대표적인 수법들이다.

조세회피처에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인 ‘페이퍼 컴퍼니’ 설립을 통한 국외소득 은닉같은 전통적 역외탈세 방식은 그동안 검증을 통해 일정 부분 양성화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상적인 조세제도가 운영되는 국가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완전한 정상거래가 이루어진 것처럼 가장해 법인자금을 유출하거나, 다국적 IT기업이 조세 회피를 위해 실질적 영업내용의 변화 없이 마치 사업구조를 개편한 것처럼 위장해 소득을 해외로 빼돌리는 등 신종수법이 출현하고 있다.

 

[출처= 국세청]
해외부동산 취득 가액 및 해외 호화사치 생활비. [출처= 국세청]

 

과거 일부 대기업 사주일가에서 주로 발견되던 전통적 역외탈세 수법을 상대적 검증 사각지대에 있는 중견 자산가들이 모방하고, 국내거래 위주로 이루어졌던 중견 사주일가의 편법 상속·증여에도 해외신탁 취득 등 국제거래가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해외투자·외환거래가 용이해지면서 은닉자금을 해외부동산 취득 등에 활용한 사례도 다수 포착되고 있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반칙과 특권 없이 다함께 잘사는 공정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국내외 정보망을 최대한 활용해 신종 역외탈세·공격적 조세회피 유형을 지속 발굴하고 조사역량을 집중해 끝까지 추적·과세하겠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은 이번 전국 동시 세무조사 과정에서 역외탈세자와 조력자에 대한 금융정보, 신고내역, 거래사실 등 외국 과세당국이 보유한 정보가 필요한 경우 국가 간 조세정보교환을 적극 실시할 예정이다.

 

[출처= 국세청]
역외탈세 수법 사례. [출처= 국세청]

 

국세청은 또, 납세자의 고의적인 자료제출 거부·기피 행위에 대해서는 국세기본법에 따른 과태료를 적극 부과해 나가고, 검찰·관세청 등 유관기관과의 공조체제를 활용해 엄정하게 조사를 집행하고 관련 세금을 철저하게 추징할 예정이다.

뿐만아니라, 역외탈세자 및 조력자의 고의적·악의적 행위가 발견되는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고발 등 엄정하게 조치하고, 실효성 있는 제재가 이루어지도록 법과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탈루심리가 사전에 차단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방침이다.

국세청은 “이를 통해 우리 사회 전반에 ‘역외탈세에 과세 사각지대는 없다’는 인식이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종 역외탈세 및 공격적 조세회피 수법(예시)

 

[출처= 국세청]
신종 역외탈세 수법(예시). [출처= 국세청]

 

국세청이 설명한 신종 역외탈세 및 공격적 조세회피 수법을 보면 그 대담성과 심각성을 잘 알 수 있다.

첫째는, 해외현지법인·거래처와 정상적인 거래를 위장하여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비거주자인 것처럼 위장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탈루하는 수법이다.

내국법인이 국내에서 개발한 무형자산을 사주일가 소유의 해외현지법인이 무상으로 사용하게 해 소득을 부당하게 국외로 이전하거나, 국내에서 활발하게 사업활동을 영위하면서도 국내 체류일수를 의도적으로 조절해 비거주자인 것처럼 속여 조세부담을 회피하는 사례들이다.

둘째는, 비밀보장이 철저한 해외신탁·해외펀드 및 조세회피처 회사의 다단계 구조를 이용해 과세당국의 자금추적을 어렵게 하고 국외소득을 숨기는 수법이다.

이같은 수법은 해외신탁의 경우 수익자를 파악하기 어렵고 현행법상 신탁자산이 실제로 지급된 날을 증여일로 보는 점을 악용한다. 신탁계약의 수익자를 배우자, 자녀 등으로 지정해 편법 상속·증여를 시도하거나, 조세회피처 페이퍼컴퍼니 등을 이용한 다단계 거래구조를 설계해 실제 투자자 위장, 자금세탁, 국외소득 은닉 등을 시도하는 사례들이다.

 

역외탈세 수법 사례. [출처= 국세청]
역외탈세 수법 사례. [출처= 국세청]

 

셋째는, 다국적 IT기업 등이 조세조약과 세법의 맹점을 악용해 지능적으로 조세를 회피하거나, 사업구조 개편 위장·적극적인 이전가격 조작 등을 통해 공격적으로 조세를 피하는 수법이다.

이같은 수법은 물리적 실체가 없는 디지털 재화의 특성을 이용해 국내사업장이 단순한 지원 기능만을 수행하는 것으로 속이거나, 실질적으로는 바뀐 게 없는데도 거래구조의 외관만 변경한 거래를 정상적인 사업구조 개편 거래처럼 꾸며 국외로 소득을 빼돌리는 사례들이다.

넷째는, 중견자산가 및 가족이 해외 은닉자금이나 변칙 증여자금을 활용해 고가의 해외부동산을 취득하거나 해외에서 호화생활을 즐기는 수법이다.

중견 자산가들이 정부의 감시망을 피해 자녀에게 편법 증여할 목적으로 해외은닉자금 등을 활용해 자녀 명의로 해외부동산을 취득하거나, 일부 중견자산가 및 자녀들이 변칙 증여자금 등을 활용해 세부담 없이 해외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는 등 탈법적인 부의 대물림을 시도하는 사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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