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분석] 11월 소비자물가 상승 전환에도 디플레이션 우려 여전한 이유
[ME분석] 11월 소비자물가 상승 전환에도 디플레이션 우려 여전한 이유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9.12.03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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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2.0% 상승...역대 최장 11개월 연속 1% 밑돌아
농산물·석유류제외 근원물가, 20년만에 최저치 타이 0.6%
정부 "연말 물가 상승률은 0% 중반 수준까지 오를 전망"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소비자물가가 4개월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그러나 여전히 낮은 상승세를 보이고 근원물가 역시 역대 최저치에서 맴돌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를 씻어내지는 못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7(기준시점 2015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0.2% 상승했다. 농축수산물과 공업제품은 하락했으나 서비스와 전기·수도·가스가 올랐다.

정부는 연말에는 물가상승률이 0% 중반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출처= 통계청]
11월 소비자물가 동향. [출처= 통계청]

 

소비자물가가 상승세로 전환한 것은 지난 7월 이후 4개월만이다. 지난 7월 0.6%이후 8월(0.0%) 보합에 이어 9월(-0.4%)에는 사상 처음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했고, 10월(0.0%)에는 다시 보합을 보였다.

하지만 소비자물가는 지난 1월(0.8%) 이후 11개월 연속 1% 아래에 머물렀다. 이는 1965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긴 저물가 기록이다.

11월 소비자물가가 0.2% 오른 것은 그동안 물가상승률을 낮추는데 크게 작용했던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 하락세가 완화된 것에 주로 기인한다고 정부는 분석했다.

 

[출처= 통계청]
소비자물가 주요 등락률 추이. [출처= 통계청]

 

품목 성질별로는 농축수산물이 1년 전 같은달보다 2.7% 하락해 전체 물가에 플러스 0.21%포인트 영향을 미쳤다.

농산물 가격은 5.8% 떨어져 전체 물가를 0.25%포인트 끌어내렸고,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1.0%, 1.2% 올랐다.

정부는 농축수산물은 작년에 비해 농산물 가격 약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태풍과 가을장마로 배추 등 작황이 악화되면서 하락세가 축소됐다고 풀이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14.8% 급등했지만 올해 11월에는 5.8% 하락했다.

감자(-38.3%), 마늘(-23.6%), 토마토(-14.9%), 고춧가루(-14.1%), 사과(-9.8%) 등은 가격이 내렸지만 무(67.4%), 배추(56.6%), 오이(50.4%) 등은 많이 뛰었다.

 

주요부문 소비자물가지수 전년 동월비. [출처= 통계청]
주요부문 소비자물가지수 전년 동월비. [출처= 통계청]

 

공업제품은 0.2% 하락했다. 지난달 2일부터 22일까지 열린 코리아세일페스타(KSF)의 영향으로 자동차(소형 -1.3%, 대형 -2.6%), 공기청정기(-5.8%), 김치냉장고(-0.8%) 등 내구재 가격이 하락하는 등의 요인이 일부 작용했다.

이중 석유류는 국제유가 안정 및 작년 11월 유류세 인하의 기저효과로 4.8% 떨어지며 전체 물가를 0.22%포인트 끌어내렸다.

휘발유(-4.2%), 경유(-4.1%), 자동차용 LPG(-11.3%) 남자학생복(-47.5%) 등이 내렸고, 빵(4.6%) 한방약(10.1%) 등이 올랐다. 휘발유는 지난해 11월 리터당 1581원에서 1535원으로 내렸다.

 

품목성질별 등락률 및 소비자물가지수 기여도. [출처= 통계청]
품목성질별 등락률 및 소비자물가지수 기여도. [출처= 통계청]

 

서비스물가는 0.7% 상승했다.

외식 등을 포함하는 개인서비스 가격이 1.6% 오르며 전체 물가에 0.52%포인트 플러스로 기여했다. 생선회(외식)는 2.2% 하락해 2006년 2월(-2.4%)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집세와 공공서비스는 각각 0.2%와 0.9% 떨어졌다. 공공서비스는 건보적용 확대와 고교 3년 무상교육 등의 하락 요인이 작용해 전체 물가에 0.13%포인트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고교 납입금(-36.2%), 휴대전화료(-3.4%) 등은 내렸으나 택시료(14.8%), 시내버스료(4.2%) 외래진료비(2.2%) 등은 올랐다.

집세 중 전세와 월세는 각각 0.1%와 0.4% 내렸다.

전기·수도·가스는 1.5% 상승했다. 도시가스와 지역난방비가 각각 3.6%와 3.3% 올랐다.

 

[출처= 통계청]
지출목적별 등락률 및 기여도. [출처= 통계청]

 

지출목적별로 보면 가정용품·가사서비스(1.5%), 기타 상품·서비스(1.5%), 보건(1.3%), 음식·숙박(1.2%), 주택·수도·전기·연료(1.1%) 등이 올랐다. 반면, 통신(-2.4%), 교통(-1.2%), 교육(-0.7%), 식료품·비주류음료(-0.7%) 등은 내렸다.

근원물가지수는 경제상황에 따라 물가변동이 심한 품목을 제외하고 산출하는 물가지수다. 유가 상승과 계절적 요인 등 일시적인 충격에 의해 영향을 받는 요인을 제거하기 때문에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일반국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와는 괴리가 크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제의 물가수준 변동을 파악하는데 유용한 지표로 여겨지며,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

근원물가는 전체 460개 품목 중 농산물과 석유류 관련 품목을 제외한 407개 품목으로 구성돼 있다.

 

[출처= 기획재정부]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근원물가와 식료품및에너지제외 근원물가. [출처= 기획재정부]

 

11월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년만에 최저였던 지난 9월과 같은 수준이다.

근원물가는 올해 3월(0.9%)대로 떨어진 뒤 7월 단 한 차례 1.0%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는 계속 0%대에 머물고 있다. 9월에 20년만에 최저치인 0.6%로 떨어진 뒤 10월에는 0.8%로 약간 반등했으나 2개월만에 다시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통계청은 근원물가가 낮은 주요 요인으로 무상교육과 무상급식 등 교육·보건 부문 정부 정책과 집세 및 가전제품 등 내구재 가격의 상승률 둔화를 꼽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0.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 역시 지난 9월과 같은 수준이다. 올해 3월(0.7%)부터 9개월째 0%대에 머물고 있다. 역대 최저 기록은 1999년 12월의 0.1%였다.

이 지수는 OECD 기준의 식료품과 에너지 관련 품목을 제외한 317개 품목으로 산정한다.

 

[출처= 기획재정부]
생활물가지수와 신선식품지수. [출처= 기획재정부]

 

체감지표인 생활물가지수는 0.2% 오르며 8월(-0.4%)이후 4개월만에 상승세로 전환됐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체 460개 품목 중 구입 빈도가 많고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1개 품목으로 작성된다. 10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0.3% 하락했었다.

소비자물가에 소유주택을 주거 목적으로 사용하면서 드는 서비스 비용을 추가한 자가주거비포함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1%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3% 하락했다. 5개월 연속 내렸으며, 올해 2월(-5.2%)이후 6월에만 0.0%로 보합이었을 뿐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신선식품지수는 신선어개(생선·해산물)와 신선채소, 신선과일 등 계절 및 기상조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0개 품목으로 산정된다.

소비자물가지수 전체 품목(460개) 중 가격하락 품목은 올해 9월 158개(비중 34.3%)에서 10월 146개(31.7%)로 줄고 11월에는 146개(31.7%)로 보합세를 보였다.

정부는 최근의 저물가 흐름은 수요 측 물가압력이 낮아지는 가운데, 공급 측 요인과 정책요인에 의해 나타난 현상으로, 기저효과 등 특이요인이 완화되면서 연말에는 0% 중반대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소비자물가 흐름 및 물가 상・하방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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