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이슈] 정부의 '코로나19 극복 추경안' 11.7조 중점투자 방향...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내수살리기 초점
[ME이슈] 정부의 '코로나19 극복 추경안' 11.7조 중점투자 방향...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내수살리기 초점
  • 류수근 기자
  • 승인 2020.03.04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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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네 번째 규모 '슈퍼 추경'…적자국채 10조 발행
감염병 관련 역대 최대...文정부 추경 중 최대 규모
관리재정적자 비율 4% 돌파...환란후 최고 ‘재정건전성’ 우려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정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총 11조 7천억원 규모의 ‘슈퍼 추경’을 짰다.

정부는 4일 오전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감염병 방역체계 고도화에 2조3천억원, 소상공인·중소기업 회복에 2조4천억원, 민생·고용안정에 3조원, 지역경제·상권 살리기에 8천억원을 각각 중점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이번 추경은 예산 집행이 시작된 지 2개월여 만에 초스피드로 편성됐다. 1분기에 추경이 편성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그간 1분기 추경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1999년과 2009년 등 단 두 차례 밖에 없었다.

그만큼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경제상황의 심각성과 급박성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 코로나19 극복 추가경정예산안' 상세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억원 경제정책국장, 구윤철 2차관, 홍남기 부총리, 안일환 예산실장. [사진=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 코로나19 극복 추가경정예산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억원 경제정책국장, 구윤철 2차관, 홍남기 부총리, 안일환 예산실장. [사진= 연합뉴스]

 

이번 코로나19 추경의 재원은 한국은행잉여금 7천억원과 기금여유자금 등 7천억원을 우선 활용하고 나머지 10조3천억원(세출확대 7조1천억원+세입경정 3조2천억원)은 국채를 발행해 충당한다. 이번 추경안 가운데 세출 추경은 모두 8조5천억원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네 번째인 이번 추경은 국회 통과 기준으로 역대 네 번째로 큰 규모다.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인한 세수 결손까지 대응하기 위해 28조4천억원을 편성했던 2009년 추경이 가장 규모가 컸고, 이어 2013년 경기침체와 세수 결손에 대응하기 위한 17조4천억원 규모의 추경이 두 번째였다. 세 번째는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편성한 경기대책 2차 추경으로, 13조9천억원 규모였다.

감염병과 관련한 추경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 4조2천억원,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당시 11조6천억원 등이었다. 총액 기준으로 보면 이번 추경이 메르스 때보다 1천억원 더 많다.

하지만 메르스 추경 가운데 5조4천억원은 세수 부족분 등을 메우는 세입 경정분이었기 때문에 순수하게 돈을 쓰는 세출 추경은 6조2천억원이었다.

이를 감안해서 보면 실질적으로 지출하는 추경은 이번 코로나19 극복 추경이 메르스 때보다 훨씬 더 큰 규모라고 볼 수 있다.

 

[출처= 기획재정부]
2020년 '코로나19 극복 추경' 개요. [출처= 기획재정부]

 

정부는 이날 의결한 추경안을 오는 5일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정부의 시정연설 청취에 이어 상임위원회 예비심사,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사, 본회의 의결 등을 걸쳐 최종 확정된다. 

여야는 추경안이 제출되면 바로 심사에 착수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추경안에는 음압병실·음압구급차와 검사·분석장비 확충 비용, 정부의 방역 조치 이행에 따른 의료기관 손실 보상과 경영 안정화를 위한 융자자금, 입원·격리자 생활지원비, 소상공인·중소기업 긴급경영안정자금 등이 담겼다.

정부는 추경사업 선정에 있어 시급성, 집행 가능성, 한시성 등을 기준으로 파급효과가 큰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수를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응에 실기하지 않기 위해 긴급히 추진할 사업, 전달체계상 신속집행이 가능한 사업, 코로나19 대응기간 중 한시적으로 집중지원이 가능한 사업 등에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추경의 내용을 세부적으로 보면, 우선 감염병 검역과 진단, 치료 등 방역체계의 보강과 고도화에 2조3천억원을 투입한다.

 

[출처= 기획재정부]
정부가 진행 중인 코로나19 피해극복 지원 및 경기보강의 큰 틀이다. 1차 4조원, 2차 16조원에 이어 3차 '슈퍼 추경' 11.7조원까지 총 31조6천억원 규모의 재정이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해 투입된다.   [출처= 기획재정부]

 

감염병 대응역량 강화 사업으로는, 우선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에 음압병실을 확충(300억원, 120병실)하고, 감염병 환자 신속 이송을 위한 구급차(음압 146대 292억원, 일반 13대 9억원)를 전액 국비로 특별지원한다.

음압병실은 현재 16개 시·도에서 29개소 161개 음압병실과 198병상을 구축·운영 중이다.

질병관리본부의 기능도 강화한다. 신종 감염병 검사역량을 더 키우고 감염병 확산을 조기 방지하기 위한 검사 및 분석 장비를 확충(98억원)한다. 원심분리기, DNA 서열분석기, 유전자 추출기, 시료검색 시스템 등이다.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도 늘린다. 대규모 신종감염병 발생에 대비해 음압병동을 보유한 감염병 전문병원 2개소를 확충(45억원)한다.

또한, 신종 바이러스(인수공통)에 대한 연구 및 대응체계 강화를 위한 바이러스 연구소를 설립한다. 이를 위해 질병관리본부의 기본계획 수립 및 장비비 등에 30억원을 들인다.

이번 코로나19 극복 추경에는 코로나19 피해 의료기관 손실보상 및 격리자 생활비 지원 계획도 담겼다.

정부 방역조치 이행에 따라 발생한 의료기관에 손실보상(3500억원)하고 경영안정화를 위한 융자자금도 지원(4000억원)한다.

손실보상은 코로나19 대응 의료기관의 투입 병상 수, 진료수입 등을 고려해 손실보상 심의위원회(공동위원장 복지부 차관과 민간전문가)에서 검토할 예정이다.

입원환자나 격리치료자에게 주는 생활지원비와,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 유급휴가 제공 시 사업주에 지급되는 유급휴가비에 800억원을 지원한다.

또한, 향후 의료기관 손실보상 소요 확대 등에 대비해 목적예비비 1조3500억원을 보강한다. 목적예비비는 의료기관 손실보상(예비비 3500억원, 추경 3500억원) 추가소요 및 피해 지역ㆍ업종 지원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코로나19 극복 추경의 절반 이상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지원과 얼어붙은 내수 살리기에 초점을 맞췄다.

 

[출처= 기획재정부]
‘코로나19 극복 추경’의 중소기업·소상공인자금공급 총괄표. [출처= 기획재정부]

 

우선, 긴급융자 및 금융보증 확대로 경영애로 해소를 위해 경영자금을 지원한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긴급경영자금 융자에 기금변경(7800억원)과 추경(1조2200억원) 등 총 2조원을 확대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6000억원)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1조4000억원)을 통해서 푼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경영애로를 겪는 대구ㆍ경북지역 중소기업 재기를 위한 설비투자자금도 1000억원 지원한다.

기업은행의 소상공인 초저금리대출(1.48%)도 1조2000억원에서 3조2000억원으로 2조원 확대한다. 소상공인 초저금리 대출 시 대출자가 부담하던 신용보증기금(신보)과 기술보증기금(기보), 지역신용보증재단(지역신보) 보증료도 1년간 0.8%에서 0.5%로 0.3%포인트 인하(96억원)한다.

신보와 기보에 1600억원을 추가 출연하고 지역신보 재보증에 27억원을 출연을 통해 총 2조3000억원의 특례보증을 지원한다. 특례보증 규모는 신보 1조2000억원, 기보 8000억원, 지신보 재보증 3000억원이다.

특히, 지역신보 재보증은 피해가 심각한 대구·경북 지역에 전액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매출채권보험 공급을 2000억원 확대하기 위해 180억원을 출연하고, 수출기업 수출채권의 조기현금화 보증 5000억원 확대를 위해 500억원의 무역보험기금도 출연한다.

이번 추경을 통해 경영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소상공인 고용유지 지원 및 임대료 인하도 유도한다.

우선, 저임금 근로자(약 230만명)를 계속 고용하는 영세사업장에 일인당 7만원의 임금을 보조해 경영부담 완화(5962억원)해 준다.

정부는 인원수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2019년 실적을 기준으로 일자리안정자금 대상 사업장 약 80만개소에 사업장당 4개월간 평균 100여만원 지원을 예상하고 있다.

또한, 다수 임대인이 자발적으로 전체 시장 점포의 20% 이상의 임차료를 인하한 전통시장에 화재안전시설 등을 전액 국고지원(20개 시장, 120억원)한다. 참여시장 확대로 추가지원이 필요할 경우 이미 확정된 예산을 활용할 예정이다.

 

[출처= 기획재정부]
코로나19 극복 추경규모와 중점 투자방향. [출처= 기획재정부]

 

이번 추경을 통해 피해점포 및 전통시장의 회복도 지원한다.

코로나19 확진자 경유점포 일시 폐쇄 영업장 등에 위생안전 인증 및 재개점 행사 등을 지원(1만5000개 점포, 372억원)하고, 신선식품가공 자영업자 대상으로 온라인 입점과 소상공인 대상 O2O(온라인 기반 오프라인서비스) 플랫폼 광고(1만5000업체, 115억원)도 지원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전통시장 활력 제고를 위해 문화행사, 플리마켓, 지역축제, 공동세일 같은 공동마케팅 등 전통시장 바우처를 지원(531개 시장, 212억원)하고, 전통시장 소비진작 유도를 위해 5000억원의 온누리 상품권을 추가 발행한다. 온누리 상품권의 모바일 1인 구매한도도 7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한다.

정부는 이번 추경을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의 민생안정과 소비여력의 제고도 꾀한다.

우선 저소득층을 위한 소비쿠폰을 지원한다.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수급자(137만7000 가구, 189만명) 대상으로 지역사랑상품권 등 4개월분을 지급(8506억원)하는 내용이다.

다만, 비수급자와의 소득역전 최소화를 위해 생계·의료급여와 주거·교육급여 간 차등지급할 예정이다. 2인 가구 기준으로 생계·의료는 월 22만원, 주거·교육은 월 17만원이다.

특별돌봄 쿠폰과 일자리 쿠폰도 도입한다. 아동수당 대상자에게 일인당 10만원의 지역사랑상품권을 4개월분 지급(263만명, 1조539억원)할 예정이고,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중 보수 30%를 지역사랑상품권 등으로 수령할 경우, 20% 상당의 인센티브를 지원할 계획이다.

구매 환급도 실시한다. 고효율 가전기기를 구매할 경우 구매가격의 10%를 소비자에게 환급 실시(3000억원)한다. 개인별 한도도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상향한다.

가정양육수당도 늘린다. 어린이집·유치원 이용아동이 가정 내 양육으로 전환하는 경우에 대비해 양육수당 예산을 확대(271억원)한다.

이외에도 대·중소 유통업체, 전통시장, 소상공인 등이 참여하는 ‘대한민국 동행세일’ 행사의 기획전, 판촉, 캠페인 등을 지원(48억원)할 예정이다.

 

[출처= 기획재정부]
추경사업 중 대구·경북지역 특별지원 내용. [출처= 기획재정부]

 

정부는 이번 추경을 통해 고용시장의 피해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청년 고용안정 유도를 위해 '청년 추가고용 장려금'의 자금여력을 확충(4874억원)하고, 취업성공패키지 참여인원을 5만명 늘린다. 저소득층 구직 촉진수당(50만원, 3개월)을 재도입해 원활한 구직활동도 지원한다.

최근 신청자 추세 및 향후 신청증가 가능성 등을 감안한 지급여력 확충을 통해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596억원)도 늘린다.

고용유지지원, 직업훈련 확대 등 일자리 지원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고용보험기금 국고지원을 2000억원 확대한다.

이번 추경안에는 코로나19 피해지역 고용안정 및 소비회복 등을 지원하기 위한 내역도 담겼다.

지역고용대응 특별지원 피해지역별 여건에 맞춰 고용유지와 사업장 환경 개선 등 특별 고용안정 대책을 지원(14개 지역, 1000억원)한다.

피해심각지역인 대구와 경북에 각 200억원, 일반피해지역 12개소에 각 50억원이다.

지역특화산업도 육성한다. 대구·경북지역 중소기업 대상 연구개발(R&D), 맞춤형 바우처 등 지원으로 조기회복을 뒷받침(318억원)할 예정이다.

지역사랑상품권 발행규모를 3조원 확대(3→6조원) 하고, 4개월간 한시적으로 국고 지원율(4→8%)을 높인다.

지방재정 보강과 초·중·고교 방역소요 등을 위해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2897억원을 지원한다. 초등학교 체온계·마스크 구매, 돌봄교실 운영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출처= 기획재정부]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와 국가채무 총량 변화. [출처= 기획재정부]

 

이번 추경은 코로나19로 인한 사상초유의 사태에 맞닥뜨린 정부로서는 경기 방어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슈퍼 추경’으로 10조3천억원의 대규모 적자국채가 발행되면서 나라살림 적자비율이 외환위기 후 가장 높게 올라설 것으로 보여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추경의 적자 국채 발행 규모는 역대 네 번째로 많다. 역대 적자 국채를 가장 많이 발행한 추경은 2009년으로 15조8천억원어치를 발행했고, 그 다음으로는 2013년 추경(15조7천억원), 1998년 2차 추경(11조7천억원)이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앞선 두 차례는 모두 초과 세수를 활용했기 때문에 적자 국채가 없었으나 지난해 미세먼지 대책을 위한 추경은 3조3천억원 규모의 적자 국채를 발행한 바 있다.

이번 대규모 코로나19 극복 추경으로 대표적인 재정 건전성 지표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이 4%를 넘어서고 국가채무비율도 41.2%에 이르며 재정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2020년 본예산 기준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71조5천억원이었으나 이번 추경안으로 적자 규모가 10조5천억원 늘면서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은 종전 3.5%에서 4.1%로 확대된다.

관리재정수지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정부의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국민연금기금,사학연금기금,산재보험기금,고용보험기금)을 제외한 것으로 정부의 순수한 재정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이 4%를 넘은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4.7%) 이후 처음이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이 3%를 넘어선 적도 1998년과 1999년(3.5%),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3.6%) 세 차례에 지나지 않았다. 

이번 추경으로 국가채무 역시 40%를 넘을 전망이다. 국가채무는 2020년 예산 기준 805조2천억원에서 815조5천억원으로 더 늘어나면서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39.8%에서 41.2%까지 높아진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40%와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 3.0%는 그동안 재정당국이 마지노선처럼 여겨져왔으나 예상치 못한 코로나19의 충격으로 이를 넘어서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브리핑에서 "재정의 역할과 건전성을 두고 고민이 많았다"면서 "코로나19에 따른 방역 문제, 피해극복 지원 문제, 경기를 최소한은 떠받쳐야 하는 문제를 고려하면 추가적인 적자국채 발행에 기대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입기반 확충 노력과 함께 과감한 지출 구조조정을 적극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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