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박사방' 조주빈 신상공개 결정...자원봉사자vs악랄한 성착취자 '두 얼굴' 드러나
텔레그램 '박사방' 조주빈 신상공개 결정...자원봉사자vs악랄한 성착취자 '두 얼굴' 드러나
  • 류수근 기자
  • 승인 2020.03.24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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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n번방' 3대 운영자 중 최초 운영자 '갓갓'도 추적중

[메가경제신문= 류수근 기자]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의 신상이 공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4일 오후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 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의 신상 공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피의자 신상이 공개된 첫 사례다.

서울청이 공개한 신상정보에 따르면, 올해로 만 24세인 조주빈의 얼굴은 오는 25일 오전 8시께 경찰이 피의자를 검찰에 송치할 때 종로경찰서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4일 오후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의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하고 사진도 공개했다. [사진=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서울지방경찰청은 24일 오후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의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하고 사진도 공개했다. [사진=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서울청은 신상명세 공개결정 이유와 관련해 “위원회는 피의자의 신상공개로 인한 피의자 인권 및 피의자의 가족, 주변인이 입을 수 있는 2차 피해 등 공개 제한 사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했으나, 피의자는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노예로 지칭하며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등 범행 수법이 악질적·반복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동·청소년을 포함하여 피해자가 무려 70여명에 이르는 등 범죄가 중대할 뿐 아니라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며 “국민의 알권리, 동종범죄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심의하여 피의자의 성명,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성범죄자에 대한 피의자 신상공개의 법적 근거는 ‘성폭력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법률’(성폭력처벌법) 제25조 ‘피의자의 얼굴 등 공개’ 규정이다.

제25조 1항에는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성폭력범죄의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고, 국민의 알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예방 등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할 때에는 얼굴, 성명 및 나이 등 피의자의 신상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신상공개위원회는 경찰관 3명,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여성 2명이 포함된 외부위원은 법조인, 대학교수, 정신과의사, 심리학자로 이뤄져 있다.

조주빈은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해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낸 뒤 이를 빌미로 성 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하고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지난 19일 구속됐다.

이후 조주빈이 악랄한 수법으로 피해자들의 성을 착취하고, 이를 이용해 억대 수익을 얻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피의자의 얼굴 등 신상을 공개하라는 여론에 거세게 일어왔다.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찍게 하고 이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20대 조주빈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찍게 하고 이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20대 조주빈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18일 올라온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에는 이날 오후 3시 40분 현재 255만 명이 넘는 인원이 동의했다.

20일에 올라온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합니다’라는 청와대 청원도 183만 명이 넘는 인원이 찬동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23일 강민석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이번 ‘N번방 사건’ 가해자들의 행위는 한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 잔인한 행위였으며,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순식간에 300만 명 이상이 서명한 것은 이런 악성 디지털 성범죄를 끊어내라는 국민들의, 특히 여성들의 절규로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은 이 사건을 중대한 범죄로 인식하고 철저히 수사해서 가해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고, 특히 아동․청소년들에 대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는 더욱 엄중하게 다뤄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경찰은 n번방 운영자 등에 대한 조사에 국한하지 말고, n번방 회원 전원에 대해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주빈의 ‘두 얼굴’...3년간 50번 넘게 자원봉사·전문대 우등생에 학보사 편집국장도

신상공개가 결정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은 2018년 12월부터 이달까지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면서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내 성 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하고 이를 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래픽= 연합뉴스]
최근 범죄 피의자 신상공개 사례. [그래픽= 연합뉴스]

 

경찰이 현재까지 확인한 것만으로 그동안 박사방 피해자는 74명이며, 이 가운데 미성년자도 16명이나 포함됐다.

하지만 이같은 악마의 얼굴과는 달리 조주빈은 3년 넘게 자원봉사를 하는 등 그동안 철저히 두 얼굴을 갖고 살아온 것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주빈은 2017년 10월 자원봉사단체인 인천 모 비정부기구(NGO)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군대 동기인 친구와 함께 찾았다.

이후 2018년 3월까지 6개월 동안 이 단체 자원봉사자로 성실하게 활동했다. 한 달에 1차례 정도 장애인 시설과 미혼모 시설 등을 방문해 봉사하는 일이었다.

사회복지자원봉사인증관리 사이트에 등록된 조주빈의 기록을 보면 그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총 57차례 자원봉사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인천 모 NGO 봉사단체에서는 23회에 걸쳐 봉사했다.

 

미성년 성착취 'n번방' 신상공개. [CG= 연합뉴스]
미성년 성착취 'n번방' 신상공개. [CG= 연합뉴스]

 

조주빈에 대해 이 단체 관계자는 "그냥 조용했고 튀는 성격이 아닌 차분한 성격이었다"며 "성실하고 꾸준하게 하는 친구에 한해서 팀장을 맡게 하는데 성실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정도였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2018년 3월부터 발길을 끊었다가 지난해 3월 다시 이곳을 찾은 조주빈은 지난해 12월까지도 수개월 넘게 꾸준히 다시 자원봉사에 참여했고 올해부터는 장애인지원팀장까지 맡았다. 그는 이달 12일까지도 이 단체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주빈은 전문대 재학시절 성적이 우수하고 학보사 활동도 열심히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가 다녔던 인천 모 전문대 학교 관계자들은 이날 연합뉴스에 "현재 학교에 남아 있는 기록들로만 보면 조주빈씨는 학업과 동아리 활동을 활발히 했던 학생이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인천에서 초·중·고교를 다닌 조씨는 지난 2014년 3월 이 대학 정보통신과에 입학해 2018년 2월 졸업할 때까지 4학기 평균 평점 4.17(4.5만점)을 받았다.

특히 글쓰기 솜씨가 좋아 2014년 2학기 때 대학 도서관이 주최한 교내 독후감 대회에서 1등상을 받기도 했다.

조주빈은 신입생이었던 2014년 1학기에 학보사 수습기자로 선발돼 그 해 2학기부터 이듬해인 2015년 1학기까지 1년여 간 학보사 정식기자와 편집국장으로 활동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보사는 예전부터 기자들이 서로 편집국장 후보를 추천한 뒤 선출하는 전통이 있다"면서 "조씨가 편집국장에 뽑힌 걸 보면 재학 당시에는 잔혹한 범죄와는 거리가 있는 평범한 학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조씨는 학보사 기자 시절 성폭력 예방을 촉구하는 기사를 작성한 적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4년 성폭력 예방을 촉구하는 내용의 기사를 써 학보에 실었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기사에서 "학교 폭력 및 성폭력 예방을 위해 실시한 강연 등 교내 안전을 위해 학교 측이 기울인 노력은 많고 다양하다"면서도 "학교 측의 노력에도 아직 부족한 점은 존재했다"고 지적했다.

'n번방' 3대 운영자 중 최초 운영자 ‘갓갓’만 미검거...IP 특정해 추적중

경찰은 지난해 9월부터 'n번방'을 포함한 텔레그램 성 착취 대화방을 수사한 결과 지금까지 124명을 검거했다. 이중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을 포함한 18명을 구속했다.

 

[그래픽= 연합뉴스]
텔레그램 'n번방'에서 '박사방'까지 사건 개요. [그래픽= 연합뉴스]

 

텔레그램에서 이뤄진 성 착취 영상 공유방의 시초는 'n번방'으로, 가장 악랄한 방식으로 운영됐다는 '박사방'은 그 연장 선상에서 생겨났다.

이에 따라 조주빈(25)의 구속으로 '갓갓'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운영자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갓갓'은 성 착취 영상 공유방을 여러 개 만들었는데, 이를 통틀어 'n번방'이라고 불린다.

지금까지 텔레그램 성 착취 영상 공유방 3대 운영자 가운데 '갓갓' 외에는 모두 붙잡혔다.

'갓갓'에게 'n번방'을 물려받아 운영해온 '와치맨' 전모(38·회사원) 씨는 지난해 검거돼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수원지검은 지난 19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 박민 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텔레그램 닉네임 와치맨을 사용하는 전 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을 구형했다.

전 씨는 공중화장실에서 여성을 몰래 촬영한 영상 등 불법 촬영물을 게시한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됐다.

구속된 전 씨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상대로 한 성 착취물 9천여 건을 'n번방'을 통해 유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청으로부터 '갓갓' 수사를 배당받은 경북지방경찰청은 '갓갓'이라는 닉네임의 운영자 인터넷 프로토콜(IP)을 특정해 추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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