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 통과 주요법안] 과거사법·n번방방지법·구직촉진법·'태호·유찬이법'·해인이법·김관홍법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0-05-21 19: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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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인증서폐지 전자서명법·예술인 고용보험 가입도 입법완료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20일 여의도에서는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렸다. 이로써 여야 간 타협의 정신이 실종되면서 극단적 대립의 양상을 보였던 20대 사실상 막을 내렸다.


이날 본회의는 ‘동물국회’ 재연으로 역대 최악이라는 부정적 평가를 받아온 그간 20대 국회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고성에 몸싸움으로 가득 찼던 지난해 본회의장과는 달리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 2시간 40분만에 처리된 안건은 무려 141건이었다. 말그대로 ‘속전속결’ 처리였다.


본회의를 통과하며 입법절차가 완료된 법 중에는 정치사회적·경제적으로 큰 의미를 띤 법률도 적지 않았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제378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개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이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제378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개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인권 침해 진상 규명을 위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과거사법) 개정안, 'n번방 방지법' 후속 법안인 ‘전기통신사업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고용위기 대응을 위해 저소득층 구직자를 지원하기 위한 ‘구직자 취업촉진 및 생활 안정지원법 제정안구직촉진법’(구직촉진법), 예술인으로 고용보험 적용 범위를 넓힌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또, 어린이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이른바 '태호·유찬이법'(도로교통법·체육시설법 개정안), 어린이 안전사고 피해자에 대한 응급처치를 의무화하는 '해인이법'(어린이안전기본법 제정안),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 활동에서 손실을 본 민간잠수사를 보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김관홍법'(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특별법)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공인인증서를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자서명법 개정안’, 산림청이 추진해온 '숲속의 도시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법적 기반인 ‘도시 숲 등의 조성과 관리에 관한 법률안’(도시숲법)도 국회 문턱을 넘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과거사법) 개정안은 2006∼2010년 조사활동 후 해산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를 다시 구성해 일제강점기 이후 권위주의 통치 시까지 이뤄진 인권침해 사안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 법이 시행되면 형제복지원, 6·25 민간인 학살 등에 대한 재조사가 이뤄질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0월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으나, 미래통합당이 반발하며 법안은 한동안 법사위에 머물렀다.


이에 지난 5일부터 형제복지원 피해자인 최승우 씨가 법안 통과를 촉구하며 국회 의원회관에서 단식 농성을 벌였고, 통합당 김무성 의원의 중재로 여야가 이번 국회 내에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하면서 마침내 본회의를 통과했다.


진실 규명 사건의 요건은 민사소송법 및 형사소송법에 의한 재심사유에 해당하여 진실규명이 필요한 경우로 제한했으며, 조사 기간과 조사 기간 연장 시한은 각각 3년과 1년으로 규정했다.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가결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가결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구직자 취업 촉진 및 생활 안정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구직촉진법) 제정안’은 고용보험의 사각지대를 줄일 제2의 고용 안전망인 '국민취업지원제도'의 시행 근거가 될 새로운 법률이다.


이 법안은 국민취업지원제도의 지원 대상과 요건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시행 시점은 내년 1월 1일이다.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정부가 저소득층 구직자에게 1인당 월 50만원씩 최장 6개월 동안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하고 맞춤형 취업 지원 서비스를 하는 제도다.


국민취업지원제도의 구직촉진수당 지급 대상은 15∼64세 구직자 가운데 가구 소득이 기준 중위소득의 60% 이하인 사람이다. 18∼34세 청년은 기준 중위소득의 120% 이하면 된다.


저소득층 구직자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기존 제도로는 노동부 사업인 '취업성공패키지'가 있지만, 국민취업지원제도는 법에 따른 권리·의무관계를 토대로 한다는 점에서 안정적 지원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민취업지원제도가 시행되면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있어 일자리를 잃어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는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 프리랜서, 미취업 청년 등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고용보험법 개정안’는 예술 분야 종사자가 원하면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생활 안정과 조기 재취업에 필요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예술인과 용역계약을 맺는 사업주는 고용보험 가입 신고를 해야 한다. 법안은 오는 11월부터 시행된다.


다만, 특수고용자, 플랫폼 노동자 등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 여부는 법안 논의 과정에서 제외됐고, 21대 국회에서 다시 논의될 전망이다.



n번방 '갓갓' 과 박사방 '박사' 연결고리. [그래픽= 연합뉴스]
n번방 '갓갓' 과 박사방 '박사' 연결고리. [그래픽= 연합뉴스]


‘전기통신사업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인터넷 사업자에 디지털 성범죄물을 삭제할 의무를 지우는 이른바 'n번방 방지법'이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인터넷 사업자에 디지털 성범죄물 삭제 등 유통방지 조치나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할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이고,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 사업자에 불법촬영물 등 유통방지 책임자를 두도록 했다.


이번 ‘n번방 방지법’이 시행되면 네이버나 카카오 등 인터넷 사업자는 디지털 성범죄물 삭제 등 유통 방지 조치를 반드시 해야 한다. 아울러 성범죄물 유통방지 책임자도 둬야 한다.


유통 방지 조치를 위반하면 사업자가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다만 텔레그램과 같은 해외 사업자는 적용 대상이 아니라 '역차별'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는 이동통신사업자가 새로운 요금 상품을 출시할 때 정부 인가가 아닌 신고로 가능하도록 '통신요금인가제'를 폐지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른바 '태호·유찬이법'(도로교통법·체육시설법 개정안)은 지난해 5월 인천 송도에서 발생한 사설 축구클럽 승합차 사고로 숨진 초등생 2명의 이름을 딴 법안이다.


당시 사설 축구클럽 차량이 '어린이 통학버스'에 해당하지 않아 보호자 동승 등 안전조치 의무가 없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됐다.


이날 통과된 법안들은 어린이 통학버스를 운용하는 시설을 현행 6종에서 18종으로 확대해 사설 축구클럽 등 체육교습업 시설이 포함되도록 했다. 이로써 이들 시설에서 운행하는 차량도 도로교통법상 어린이 통학버스 안전규정이 적용되게 됐다.


또한, 어린이 통학버스 운영 관련 의무를 위반해 어린이 사상사고를 유발한 경우 그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고, 관련 의무 위반 시에는 제재를 강화했다.


'해인이법'(어린이안전기본법 제정안)은 어린이 이용시설 관리자·종사자의 경우 시설 이용 어린이에게 위급 상태가 발생하면 즉시 응급의료기관에 신고 및 이송 조치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이 법안은 2016년 4월 이해인 양이 어린이집 하원길에서 차량에 치여 중상을 입어 숨진 것과 관련, 어린이집 측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것을 계기로 그해 8월 발의됐다. 하지만 그후 3년이 넘도록 계류됐다가 이날에야 처리됐다.



세월호 잠수사 고 김관홍 씨. [서울시 제공]
세월호 잠수사 고 김관홍 씨. [서울시 제공]


'김관홍법'(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특별법)은 민간 잠수사가 구조나 수습 활동을 하다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하면 본인이나 유족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법안의 별칭은 세월호 실종자 수색에 나선 뒤 트라우마와 잠수병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고(故) 김관홍 잠수사의 이름에서 따왔다.


그간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와 세월호 인양 과정에서 피해를 본 어업인 등은 '세월호 피해자 지원법'에 따라 배상이나 보상을 받을 수 있었으나, 세월호 참사 구조활동으로 사망하거나 부상한 민간잠수사에 대해서는 일반 수상 수색·구조에 대한 법률이나 의사상자 예우법으로만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기존의 이런 법률에 의한 보상은 장애등급 등에 따라 금액이 일률적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세월호 구조활동에 참가한 민간 잠수사들의 노동능력 상실이나 치료에 따른 수익 감소 부분이 고려되지 않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김관홍법은 민간 잠수사들이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자서명법 개정안’은 1999년 도입된 뒤 시장 독점을 통해 서비스 혁신을 저해하고 사용자 불편을 낳는 공인인증서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이 골자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이 법안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이 지정하는 공인인증기관, 공인인증기관에서 발급하는 공인인증서 및 공인인증서에 기초한 공인전자서명 개념을 삭제했다.


그 대신 국제 기준을 고려한 전자서명인증업무 평가·인정제도를 도입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는 등 전자서명 제도를 국가 위주에서 민간 위주로 개편해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동시에 국민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따라 앞으로 블록체인 등 다양한 전자서명 수단이 활성화될 수 잇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인인증서는 그동안 서비스 혁신을 저해하고 사용자 불편을 초래하며 국민들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문제점이 제기돼왔으나, 이날 법안의 본회의 통과로 2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도시숲법’은 자치단체장이 도시 숲 면적의 유지·증가를 위해 노력하고, 국가는 지자체에 행정·재정적 지원을 하도록 하는 등 국가와 지자체 책무를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민간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법적 기반도 마련됐다.


산림청이 도시 숲 지원센터를 지정하면 지자체는 센터에서 도시 숲 관리와 이용 프로그램 개발·보급, 도시녹화 운동 등을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다.


정부와 지자체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해 개인, 기업 또는 단체 등이 도시 숲 조성과 관리에 필요한 나무와 토지를 기부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유형의 도시 숲 조성을 유도하기 위한 모범 도시 숲 인증 제도도 신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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