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 n번방 사건은 예고된 폭탄, 디지털 성범죄 키운 온정적인 법집행 문제 집중 진단
'시사기획 창' n번방 사건은 예고된 폭탄, 디지털 성범죄 키운 온정적인 법집행 문제 집중 진단
  • 이승선 기자
  • 승인 2020.06.2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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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신문= 이승선 기자]지난해 하반기부터 드러나기 시작한 일명 'n번방' 사건은 온나라를 공분하게 만들었다. 특히 올봄 '박사방'을 운영한 '박사' 조주빈의 구속으로 그 실체가 적나라하게 밝혀지며 우리 사회에 깊은 충격을 안겨줬다.

이 사건은 디지털 성범죄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독버섯처럼 자라나 많은 피해자를 낳고 있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준 사건이었다.

왜 우리 사회에 이같은 극악한 디지털 성범죄가 만연하게 됐을까? '갓갓' '박사' '와치맨' 등으로 불리던 주범들과 이들이 만든 텔레그램 내 은밀한 방에 들어가 후원금을 내며 범죄를 부추긴 익명의 공범자들에게만 그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20일 밤에 방송되는 KBS 1TV '시사기획 창'은 'n번방은 법을 먹고 자랐다'라는 주제 아래 텔레그램에서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해 공유하는 'n번방' 사건의 배경을 추적한다. 특히 'n번방' 같은 디지털 성범죄를 잉태하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과 이를 사실상 방조해온 책임자들은 누구인지 되짚을 예정이다.

 

시사기획 창 KBS1TV N번방은 법을 먹고 자랐다 [사진= KBS1TV 시사기획 창]
KBS 1TV '시사기획 창'은 20일 방송에서 'n번방' 사건의 토양이 돼 온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조명한다.  [사진= KBS 1TV '시사기획 창' 제공]

 

 'n번방 사건'이란  2019년 2월부터 여중생 등 수십여 명의 여성을 협박해 음란영상을 찍게 하고, 이 영상을 보안이 강력한 SNS플랫폼인 ‘텔레그램’을 통해 거래한 일련의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일컫는다. 여러 개의 단체 채팅방이 있다 보니 이를 ‘n번방'이라 명칭했다.

수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디지털 성범죄가 '발생하고 분노하고 잊히는' 과정이 되풀이됐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은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특별한 사건이라기 보다는 '예견된 폭탄'이었다는 것이다. 

디지털 성범죄는 최근 10년간 급증했다. 그 배경에는 기술의 발달과 이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부재한 현실이 존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틈을 노리는 범죄는 누구나 예상 가능한 상황이었다.

우리 모두는 '박사방'을 운영한 조주빈의 모습을 보고 또 한 번 큰 충격을 받았다. 조주빈은 물론 그 일당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얼굴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선천적 범죄 감각을 타고난 천재형 악마와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어쩌면 이들은 우리 사회의 방조와 무관심이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은 범죄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기회가 그간 우리 사회에는 여러 차례 있었다. 소라넷, 웰컴투비디오, 버닝썬 등 1~2년의 간격을 두고 굵직한 디지털 성범죄가 등장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우리 사회에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고, 급기야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터지게 됐다.

이날 '시사기획 창'은 이들에게 "그래도 된다"고 가르친 것은 사법부와 기득권, '우리 모두'였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IT산업의 발달'이라는 거대한 명제 앞에 다른 부수적인 부작용들은 반복적으로 묵인됐다. 이 과정에서 범죄자들에게 '그런 짓을 해도 된다'는 믿음을 심어주게 됐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IT산업의 발달'이라는 미명 아래 묵인된 반복이 받아들여질 때마다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죽어야 우리 말을 들어줄까"라고 탄식해야 했다는 한 시민단체 전문가의 말은 그래서 더 뼈저리게 다가온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으로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은 비로소 사회적 공감대를 얻고 우여곡절 끝에 법이 마련됐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바뀌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이제 대한민국 절반이 잡혀가겠군." 관련 내용을 보도하는 기사에 붙은 이같은 댓글을 보면 그 의문은 현실로 와닿는다. 법이 바뀌고 세상이 바뀐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아직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조사를 받으러 온 가해자에게 '운이 나빴다'라고 위로하는 경찰, 아무리 잡아들여도 기소를 하지 않는 검찰, 운 좋게 기소를 해도 결국 벌금이나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판사가 여전하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제작진은 이같은 현실이 존재하는 한, 그리고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서슴지 않는 언론과, 야동 한 번 봤다고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또 제2·제3의 'n번방'과 다시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러한 온정적인 법집행 속에서 디지털 성범죄자들은 결국 플랫폼과 방식을 바꾸어 더 은밀하고 정교하게 진화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 사회는 이번 n번방 사건을 계기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이날 '시사기획 창'의 'n번방은 법을 먹고 자랐다' 편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인식이 어떻게 변화해야하는지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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