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경영헌장 만든 한전KPS, 뒤에선 직원 왕따·해고 논란 ‘일파만파’

정창규 / 기사승인 : 2020-07-08 18: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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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억대 손실 막았는데 해고” VS “일부 오해…계약기간 만료로 징계와 무관”
지난해 채용비리 감사원 결과 “정규직 전환자 240명 중 39명 재직자와 친인척 관계”
지난해 10월 ‘한전KPS 인권경영헌장 선포식’에서 김범년 사장(사진 오른쪽 앞)과 김병관 노조위원장(사진 오른쪽 뒤)이 노사 대표들과 이에 대한 실천을 다짐하는 선서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한전KPS)
지난해 10월 ‘한전KPS 인권경영헌장 선포식’에서 김범년 사장(사진 오른쪽 앞)과 김병관 노조위원장(사진 오른쪽 뒤)이 노사 대표들과 이에 대한 실천을 다짐하는 선서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한전KPS)

[메가경제신문= 정창규 기자] 지난해 채용비리 의혹으로 곤욕을 치뤘던 한전KPS가 이번엔 직장내 괴롭힘에 이어 부당해고 논란에 휩싸였다. 한전KPS는 해당 직원의 주장이 일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지만 해당 직원이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10월 한전KPS는 인권과 윤리경영에 대한 의식과 기준을 높여가기 위한 인권경영헌장을 만들었다. 이 시기는 해당직원이 근무하던 때이다. 당시 인권경영헌장에는 ▲인권침해 사전 예방 ▲이해관계자 간 차별 금지 ▲직원 권익 보호 ▲건강한 근무환경 조성 및 산업안전 증진 ▲국내외 환경 관련 법규 준수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근로기준법에 포함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관련 사항을 인권경영의 연장 선상으로 보고 이에 대한 예방지침을 함께 만들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전KPS 사업기획실장으로 근무하던 이 모씨는 지난해 8월 포스코와 610억 원대의 사업계약을 앞두고 ‘독소조항’이 포함된 계약에 대해 문제점을 알렸으나 오히려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해당 조항은 사업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한전KPS가 타 업체들의 잘못을 모두 뒤집어쓸 수 있다는 내용으로 위약금은 41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의 주장에 따르면 해당 계약은 광양제철소의 발전소 기능 개선 사업 수주와 관련된 것으로 한전KPS가 따낸 건 총 사업 금액 610억원 중 191억원뿐이었다. 그런데도 공사 지연 등 다른 업체들이 책임져야 할 사업 위약금까지 모두 한전KPS가 부담해야 하는 '독소 조항'이 있었다. 이에 이 씨는 수 차례 윗선에 이를 보고했으나 번번히 묵살당했다.


뒤늦게 최종 계약 직전 있었던 사장 주재 회의에서야 경영진은 문제를 알아챘고, 계약 절차를 중단시켰다. 이후 계약은 책임 금액을 낮추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그런데 이 때부터 이 씨는 회사 내에서 노골적으로 따돌림을 당했다고 한다.


이 씨는 사장 주재 회의 참석을 금지당했고 실장 보직에서도 물러나야 했다. 인사 평가 역시 항상 최고점에 가까웠으나 급격히 떨어졌다. 직장 내 괴롭힘에 참다못한 이씨는 지난해 말, 사내 직장 내 괴롭힘 공식 신고 채널 '레드휘슬'에 도움을 요청하고 상사 등 '가해자'들과의 분리조치를 요구했다. 그러자 회사는 이 씨에게 다른 층 텅 빈 회의실에 임시로 혼자 지내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매일 뭘 하는지 일일이 일지 작성을 요구했다. 예전에는 없던 지시였다.

이 씨가 문제를 제기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감사실은 진상조사를 시작하고도 몇 달째 뚜렷한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이 씨는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텅 빈 회의실에서 혼자 지낸 지 넉 달 만이었다. 계약 해지가 결정된 뒤 그제야 감사실은 이 씨가 제기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결과를 내놨다.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었다.

이에 대해 한전KPS 측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전KPS 측은 "지난해 5월29일 해당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책임범위 등 계약조건에 대한 법무법인의 법률검토 결과에 따라 실무진이 계약조건 리스크를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며 "해소를 위한 후속 조치를 추진한 바 있다"고 했다.


"계약서의 문제점을 여러 차례 보고했으나 무시당했고, 법무법인의 회신도 경영진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이 씨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한전KPS는 "해당 상사가 법무법인 회신내용과 실무의견을 지난해 8월 12일과 19일 2차례에 걸쳐 관련본부장에 보고했다"며 "8월22일 사장에게 리스크 해소 방안 보고한 후 8월23일 발주사를 방문하고 추가협상을 통해 계약의 관련 조항을 해소했다"고 반박했다. 사장이 리스크 해소방안을 보고받은 날은 이 씨가 사장 주재회의에서 문제를 제기하기 하루 전으로 알려졌다.


한전KPS는 업무·회의 배제와 직위 강등 등에 대해 "부서장 부재시 하위직원이 대리 참석하는 사업추진 관련 사장주재 회의에 참석하지 말라는 뜻이었다"며 "인사 이동도 지난해 말 조직개편시 실장에서 부장급으로 옮겨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혼자 근무해야 했다"는 이 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 씨 본인이 근무장소 격리를 희망했으며 어디까지나 보호를 위한 조치였다"면서 "지난해 말 이후부터는 소속실원들과 동등하게 일일 주요 업무현황을 작성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해고 역시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것으로 징계와는 무관하다"는 게 한전KPS 측 설명이다.


앞서 지난해에는 채용비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큰 곤욕을 치뤘다.


지난해 9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장석춘 전 의원은 "30일 감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비정규직의 채용 및 정규직 전환 등 관리 실태 감사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2018년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한전KPS 친인척 채용비리는 대부분 사실이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당시 산자중기위 국감에서 한전KPS가 비정규직 근로자 24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채용하는 과정에서, 재직자 자녀 11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채용비리가 의심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정규직 전환자 240명 중 16.3%에 달하는 39명이 재직자와 친인척 관계였다.


비정규직 채용에서도 채용비리가 밝혀졌다. 한전KPS는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알리오)에 채용공고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임직원의 친인척 또는 지인을 통해 채용사실을 알고 지원한 지원자 75명을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19명(25.3%)은 한전KPS에 친인척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채용공고 자격요건 미충족 지원자 4명과 허위 경력증명서 제출자 1명도 부당하게 채용됐다. 이렇게 채용된 비정규직 근로자 80명은 지난해 4월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또 감사원은 채용 과정 중에 임직원 자녀의 채용 청탁 사실도 밝혀냈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전KPS에 계약직 공석 1명이 발생하자 이 사실을 미리 안 재직자가 자신의 아들을 채용해 줄 것을 채용담당자에게 청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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