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부 할아버지' 오영수 한국 첫 골든글로브 연기상 수상의 의미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1-11 01: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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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겜’, ‘기생충’도 못다이룬 꿈 이뤄...K-드라마 위상 확인
‘오겜’ 작품상·이정재 남우주연상 수상은 불발...‘석세션’이 차지
문대통령 “연기 외길이 감동·여운 만들어...오영수 배우 존경”
할리우드 보이콧 속 무중계 시상식...‘오겜’ 관계자들도 불참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 ‘깐부 할아버지’로 연기한 오영수가 한국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 연기상을 수상했다.

78세의 원로배우인 그는 10일(한국시간) 열린 제79회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부문 남우조연상을 차지하며 월드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오영수는 이날 세 번째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에 도전하는 '석세션'의 키에라 컬킨을 비롯해 '더 모닝쇼'의 빌리 크루덥어와 마크 듀플라스, '테드 라소'의 브렛 골드스타인 등 내로라하는 후보들을 따돌리고 올해 TV부문 남우조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서 오일남을 연기한 원로배우 오영수가 한국인 배우 최초로 미국 골든글로브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골든글로브 홈페이지 캡처]

한국계 배우인 샌드라 오, 아콰피나가 연기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그간 한국 드라마나 한국 배우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가 연기상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조차도 올해가 처음이다. 그만큼 K-드라마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골든글로브 연기상 수상은 2020년 ‘기생충’과 2021년 ‘미나리’도 이루지 못한 한국 배우 최초 영예라 더욱 값진 의미로 다가온다. ‘기생충’과 ‘미나리’는 ‘비영어권 작품’이라는 이유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홀대받으며 연기상 수상에 실패했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반세기 넘는 연기 외길의 여정이 결국 나라와 문화를 뛰어넘어 세계무대에서 큰 감동과 여운을 만들어냈다”며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 배우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외길을 걸어온 원로배우의 골든글로브 수상을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의 쾌거는 여러가지로 의미가 있다”며 “다양성과 창의성을 앞세운 'K 문화'가 더 큰 미래 가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오징어 게임’이 전하는 메시지는 묵직하다”며 “겉으로는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극한 게임을 보여주지만, 그 이면에서는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과 인간다움을 잃지 말자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든글로브는 지난해까지 대사의 50% 이상이 영어로 이뤄지지 않으면 외국어 영화로 분류한다는 배타적 규정을 적용했다.

이 때문에 ‘기생충’과 ‘미나리’는 아카데미상에서 각각 4관왕과 여우조연상(윤여정)을 배출하며 선전했지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비영어권 작품’으로 분류돼 출연 배우들이 아예 연기상 후보에조차 오르지 못하고 문전박대를 당했다.

이에 논란이 일자 골든글로브는 관련 규정을 올해부터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오징어 게임’은 올해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3개 부문에 당당히 노미네이트됐다.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만으로도 한국 영화와 드라마 사상 최초의 사건이었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해 작품성을 갖춘 세계 최고의 흥행작으로 꼽히고도 이번 골든글로브에서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수상에 실패하며 여전히 높은 차별의 벽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오영수의 남우조연상 수상으로 ‘기생충’과 ‘미나리’의 못다 이룬 꿈을 일부나마 실현시켰다.

올해 TV시리즈-드라마 작품상은 2020년 수상작인 '석세션'에 다시 돌아갔다. '석세션'은 미국 상류층의 갈등을 그린 블랙 코미디 작품으로 현재 시즌3까지 공개됐다. ‘오징어 게임’의 이정재 수상이 불발된 TV드라마 남우주연상 역시 ‘석세션’의 제레미 스트롱에게 돌아갔다.

골든글로브는 오영수에 대한 후보 소개에서 “흥행 TV시리즈 오증어 게임에서 가장 흥미로운(intriguing) 인물 중 하나를 연기한 배우”이며 “한국에서 가장 위대한 연극배우로 첫 손에 꼽히는 배우“라고 소개했다.

오영수는 이날 넷플릭스를 통해 "수상 소식을 듣고 생애 처음으로 내가 나에게 '괜찮은 놈이야'라고 말했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이어 "이제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니고 '우리 속의 세계'"라면서 "우리 문화의 향기를 안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 깊이 안고, 세계의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연극무대를 60년 가까이 지켜온 원로배우인 오영수는 지난 8일 서울 대학로 티오엠 1관에서 막이 오른 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프로이트 역으로 출연중이다.

이날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생중계 없이 홈페이지에 수상 내역만 공지되는 방식으로 조촐하게 치러졌다.

백인 위주의 회원 구성과 성차별 논란, 불투명한 재정 관리에 따른 부정부패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이면서 할리우드의 싸늘한 보이콧 분위기가 반영된 때문이다.

이런 냉랭한 분위기를 고려한 듯 황동혁 감독, 이정재, 오영수 등 ‘오징어 게임’ 관계자들도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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