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사망] 청와대 "역사문제 사과 안해 유감"...여야 대선후보 4인 조문 않기로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11-24 01: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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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조화와 조문 계획 없다"…5·18 광주유혈진압 등 고려한듯
민주·정의 '전두환 씨 호칭…국힘, 조문 여부·메시지 수위 고심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을 접한 청와대와 정치권의 반응은 5·18 유혈진압 등 생전 과오에 대해 사과와 참회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대부분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23일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사망 관련 브리핑을 열고 별도의 조문계획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박 대변인은 “끝내 역사의 진실을 밝히지 않고,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었던 점에 대해서 유감을 표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는 전씨가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군부에 의한 유혈 진압 사건에 대해 사과하지 않은 점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변인은 또 “청와대 차원의 조화와 조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여야 정당의 대선 후보 4명을 비롯한 여야의 지도부 대부분도 조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여권은 생전 과오에 대해 끝내 사과와 참회가 없었다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고인에 대해 ‘전두환 씨’라는 호칭을 썼다.

반면, 국민의힘은 빈소 조문 여부부터 메시지 수위까지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지난달 26일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별세 당시는 고인의 역사적 과오 평가에 대해서는 온도차를 보이면서도 여야 정치권 인사들이 모두 빈소를 찾아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갖췄던 것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한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신촌장례식장에 빈소가 마련돼 있다. [공동취재]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디지털 대전환’ 공약발표 도중에 “대통령 예우를 박탈당했으니 전두환씨라고 하는 게 맞겠다”면서 “전두환씨는 명백하게 확인된 것처럼 내란 학살 사건의 주범이다. 최하 수백 명의 사람을 살상했다”고 규정했다.

이 후보는 또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에 대해서 마지막 순간까지도 국민께 반성하고 사과하지 않았고 중대 범죄 행위를 인정하지도 않았다”며 “참으로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문에 대해서는 “현재 상태로는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자연인으로서 고인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지만, 대통령을 지낸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냉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쉽게도, 고인은 진정한 사과와 참회를 거부하고 떠났다.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군사 쿠데타를 통해서 집권한 후 8여 년을 철권통치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인권을 유린한 것에 대한 참회도 없었다. 참으로 아쉽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아주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5.18의 진실을 밝히고 진심으로 사죄하길 간절히 바랬다”면서 “하지만 그 간절함마저도 이제는 이룰 수 없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의 생물학적 수명이 다하여 형법적 공소시효는 종료되었지만 민사적 소송과 역사적 단죄와 진상규명은 계속될 것”이라며 “전두환 사망에 대하여 민주당은 조화, 조문, 국가장 불가”라고 잘라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전두환 씨가 끝내 진실을 밝히지 않고, 광주 학살에 대한 사과도 없이 떠났다. 역사의 깊은 상처는 오로지 광주시민들과 국민의 몫이 됐다”며 “무엇보다, 이 시간 원통해하고 계실 5.18 유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전두환 씨는 떠났지만, 전두환의 시대가 정말 끝났는지? 이 무거운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그렇기에 오월의 빛을 되찾는 일은 중단 없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역사를 인식한다면 국가장 얘기는 감히 입에 올리지 않기를 바란다”며 “성찰 없는 죽음은 그조차 유죄”라고 규정했다.

정의당 여영국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헌정질서를 유린한 군사쿠데타 범죄자 전두환 씨가 역사적 심판과 사법적 심판이 끝나기도 전에 사망했다”며 “전두환 씨의 죽음은 죽음조차 유죄”라고 말했다.

여 대표는 또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범죄혐의로 기소된 그가 29일 결심공판을 앞두고 사망한 것은 끝까지 역사적 진실을 부정하고, 사법 정의를 농단해온 그의 추악한 범죄가 80년 5월로 끝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 범죄임을 말해준다”고 했다.

▲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한 23일 전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전두환심판국민행동 관계자들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당 차원에서 조화는 보내고 당내 구성원들의 조문은 자유롭게 결정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여의도에서 경선 주자들과 조찬 회동 전 기자들과 만나 “단 돌아가신 분에 대해서는 삼가 조의를 표하고 유족께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생전 과오에 대해 사과가 없었던 점에 대해선 ”상중이니까 정치적 이야기를 그 분과 관련지어 하기는 시의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조문 여부에 대해선 “아직 언제 갈지는 모르겠는데 전직 대통령이시니까 가야 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가, 이후 입장을 바꿔 수석대변인을 통해 “조문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후 SNS를 통해 “저는 전두환 전 대통령 상가에 따로 조문할 계획이 없다. 당을 대표해서 조화는 보내도록 하겠다”며 “당내 구성원들은 고인과의 인연이나 개인적 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조문 여부를 결정하셔도 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는 SNS를 통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인의 역사적 과오에도 불구하고 이를 끝내 인정하지 않고 국민께 사과하지 하지 않은 채 생을 마감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스스로 굴곡진 삶을 풀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어 “전직 대통령의 죽음에 국민과 함께 조문할 수 없는 불행한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은 안혜진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며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전 전 대통령은 12·12 군사 반란과, 5·18 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한 역사적 범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로 인해 현대사는 어두웠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굴곡진 삶을 살아야 했다”며 “다시는 이런 불행한 역사가 반복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연합뉴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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