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강제징용·위안부 외교해법 모색 바람직"...日기시다 총리 "한국 적절한 대응 강력 촉구"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10-16 01:3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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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기시다 총리 취임 11일만에 첫 통화...스가 때보다 사흘 늦어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文 ”청구권협정 법적해석 차이 문제“
위안부 문제에 文 "피해자 납득하면서도 외교 지장 없어야"
기시다 총리, 일본의 기존 "일관된 입장" 반복...시각차 뚜렷
대북외교·특별입국절차등 논의..."한일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신임 총리와 첫 통화를 갖고 한일 양국을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시키자는데는 의견을 같이했으나 한일 간 첨예한 쟁점인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등 시각차를 그대로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15일 기시다 총리와 오후 6시 40분부터 약 30분간 통화하며 총리 취임을 축하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날 통화는 기시다 자민당 총재가 일본 중의원과 참의원 본회의 총리 지명선거에서 일본의 제100대 총리로 공식 선출된지 11일만이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취임 8일만에 첫 통화를 했던 것과 비교하면 사흘 늦게 이뤄졌다.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관저 회의실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통화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문 대통령과 첫 전화 통화를 마친 뒤 관저 로비에서 취재진에게 통화 내용을 설명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교도통신=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일본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로서, 동북아 지역을 넘어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함께 협력해야 할 동반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문제 이외에도 코로나 위기와 기후변화 대응,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 새로운 도전과제에 맞서 양국이 함께 대응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희망이 있는 미래로 열어가기 위해서는 양국 간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따뜻한 축하 말씀에 감사드린다. 엄중한 안보 상황 하에 한일,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다”면서 “한일 양국을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시키자는 문 대통령의 말씀에 공감한다”고 말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몇몇 현안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의지를 갖고 서로 노력하면 함께 극복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이어 강제징용 문제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강제징용 배상문제와 관련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의 적용 범위에 대한 법적 해석에 차이가 있는 문제”라면서 “양국 간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며, 외교당국 간 협의와 소통을 가속화하자”고 말했다.

또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는 “피해자 분들이 납득하면서도 외교 관계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며, 생존해 있는 피해자 할머니가 열세 분이므로 양국이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강제징용 문제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설명했고, 양국 정상의 솔직한 의견 교환을 평가하면서, 외교당국 간 소통과 협의 가속화를 독려하겠다고 말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공영방송인 NHK는 “기시다 총리는 취임 후 처음으로 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태평양전쟁 중 징용을 둘러싼 문제 등으로 한일관계가 계속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국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력히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한국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력히 촉구했다‘는 표현은, ‘일본이 수용할만한 해법을 한국이 제시해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이날 통화에서 두 정상은 대북 대응 등에서는 한일 및 한미일 3국의 연계가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 증강을 막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의 대화와 외교를 빨리 재개할 필요가 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과 조건 없이 직접 마주하겠다는 기시다 총리의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북한의 핵 미사일 활동이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에 위협이 된다면서, 외교적 노력이 중요하고 북미대화가 조기에 재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고, 동시에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과 지역의 억지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인 납치자 문제와 관련해서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한국 정부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협력할 것이라고 했고, 기시다 총리는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또, 양국 국민들 간의 긴밀한 교류는 한일관계 발전의 기반이자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강조하고, 특별입국절차 재개 등 가능한 조치를 조속히 마련해 양국 간 인적 교류 활성화 재개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코로나 대응 및 한일 간 왕래 회복 등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자주 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며, 직접 만나 양국 관계 발전 방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고, 기시다 총리는 양국 정상 간 허심탄회한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공감을 표했다고 한다.

NHK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통화 후 기시다 총리는 “한일 양국 간에는 어려운 문제도 존재하지만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려야 한다.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력히 요구해 가겠다”며 “한일 간 의사소통은 꾸준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대면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외무상을 지낸 인물이기도 하다. 2012년 12월 26일 제2차 아베 신조 내각에서 외무상으로 임명돼 2017년까지 4년 8개월동안 연임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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