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대어 휴젤 인수전, 신세계 중도 하차...GS그룹 완주할까?

이석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7-19 02:2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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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참전에 몸값 뛰어 부담됐나...신세계 고심 끝 막판에 발 빼
성장 목마른 GS그룹...허태수 리더십, 첫 兆 단위 빅딜 성사시키나

신세계가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매출 1위 업체 휴젤 인수전에서 중도 하차를 결정했다.

경쟁자인 신세계가 불참을 선언하면서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가 된 GS그룹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 휴젤 CI


신세계는 지난 16일 한국거래소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 검토 사항으로 휴젤 지분 인수를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휴젤도 “최대주주(베인캐피탈)는 신세계와 더 이상 논의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답변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17일 신세계에 휴젤 인수 추진 보도에 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이에 신세계는 “휴젤 인수 관련 검토했지만 현재까지는 확정된 바가 없다”며 참전 사실을 인정했다.

이후 한 달 뒤 휴젤 인수전에서 발을 뺐다고 공식화한 것이다.

신세계가 뷰티 사업 강화를 위한 퍼즐로 점찍었던 휴젤 인수를 고심 끝에 포기한 이유로 높은 가격이 거론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휴젤의 최대주주(42.9%)인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의 매각 희망가는 2조 원대로 알려졌다. 기업가치를 5조 원 안팎으로 평가한 것이다. 

 

▲ 허태수 GS그룹 회장


하지만 GS그룹이 강한 의지를 내비치며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휴젤 몸값이 예상보다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GS그룹 지주사인 ㈜GS는 지난달 26일 휴젤 인수 관련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컨소시엄 참여를 통한 소수지분 투자 방안을 검토했다”며 공식적인 참전 의사를 밝혔다.

오는 28일까지 휴젤 인수 관련 재공시가 예고돼 이달 내에는 GS그룹의 입장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조(兆) 단위 빅딜을 성사시킨 적이 없는 GS그룹이 허태수 회장 취임 후 리더십과 성과로 내세울 수 있을 만한 인수합병(M&A) 성공 사례로 휴젤을 선택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10대 그룹 중 M&A 빅딜에 가장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성장이 정체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GS그룹이 통 큰 베팅으로 휴젤 인수에 성공한다면 당장 성장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 휴젤 2021년 1분기 실적 [출처=휴젤 IR 자료]


휴젤은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638억 원, 영업이익 295억 원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4.7%, 139.3%씩 증가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으로, 영업이익률은 46.2%에 달한다. 당기순이익도 194억 원으로 190.2% 늘었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부문에서는 점유율 1위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며, 지난 1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07.3%다. 필러 부문에서도 같은 기간 매출이 26% 증가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국내 기업 최초(전 세계 네 번째)로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입에 성공했으며, 미국, 캐나다 등 북미를 비롯해 유럽 시장 진출 채비도 본격적으로 갖췄다. 비수술 미용시술 산업의 성장성도 높다.

성장 지표에 목마른 GS그룹이라면 충분히 군침을 흘릴 만한 회사라는 평가다. 하지만 신세계와 달리 GS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물리적 결합 이상의 화학적 시너지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 휴젤 2021년 1분기 제품별 매출 [출처=휴젤 IR 자료]



인수 후에도 지금과 같은 성장성이 꾸준하게 유지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는 현재 미국 앨러간이 독보적으로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입센, 독일 멀츠 등이 상위권에 올라있다. 메디톡스, 대웅제약, 휴온스 등 국내 업체도 휴젤과 함께 국내외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시장의 이목은 GS그룹의 베팅 금액에 쏠려있다. 신세계가 검토한 인수가보다 높은 2조 원대 중후반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고가 매수 논란도 불거질 수 있는 금액이다.

특히, 최근 중국 업체들까지 인수전에 가세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수전 분위기는 한층 달궈진 모양새다.

증시에서도 몸값이 치솟았다. 이달 15일에는 주가가 장중 10% 이상 급등하며 연중 최고점을 돌파했다. 지난 16일 종가 기준 주가는 26만 7000원이며, 시가총액은 3조 3336억 원이다. 

 

▲ 휴젤 '보툴렉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위원은 “유럽 및 미국 톡신 허가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기존 보툴리눔 톡신 가치를 9220억 원에서 1조 7278억 원을 상향한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허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 상황이고, 유럽은 올해 하반기 허가가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지난 2월 23만 5000원에서 이달 30만 원으로 27.7% 올렸다.

한편, 휴젤은 2001년 11월 성형외과 의사인 홍성범·신용호 원장과 서울대 출신 생화학 분야 전문가 문경엽 박사가 공동 창업했다.

2017년 초 창업자들 사이에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가, 배인캐피탈이 같은 해 4월 동양에이치씨 보유주식 인수와 유상증자를 통해 총 9275억 원에 지분 45.32%를 확보했다. 이번에 매각이 성사되면 인수 4년 만에 무려 1조 원 이상의 차익을 남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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