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재무장관,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15% '역사적 합의'..."글로벌 빅테크 조세회피 막는다"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6-06 03:5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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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율 인하 경쟁 종식...코로나19 후 빈 나라 곳간 채운다.
21세기 디지털 시대 맞는 조세체계....“공평한 경기장 만들 것”
다국적 대기업, 세율 낮은 곳에 본사 두고 세금 회피 못 하게
7월 G20 재무장관 회의 거쳐 가을 OECD 회의서 최종 결정 전망

‘G7, 다국적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는 역사적 합의에 도달하다’(파이낸셜타임스), ‘G7, 디지털 시대의 세제 개편 위한 역사적 협정에 도달하다’(블룸버그통신), ‘빅테크 기업과 조세피난처, 역사적 G7 협정의 타깃이 되다’ (로이터)

6일 새벽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와 미국의 블룸버그통신, 영국의 로이터가 인터넷판 톱으로 편집한 기사 제목들이다. 세 제목에서 공통적으로 눈에 띄는 ‘가치 평가’ 단어는 ‘역사적인(historic)’이다.

이들 매체가 ‘역사적’이라고 평가한 내용은 바로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5일(현지시간) 도달한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15% 합의’다. 이는 기업이 소재하는 곳에서 과세하도록 한 100년 된 국제 법인세 체계가 바뀌는 ‘역사적인’ 이정표이기 때문이다.
 

▲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회의. [AFP=연합뉴스]

이들 외신에 따르면, G7 재무장관들은 4∼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회의에서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국가별로 ‘적어도 15%’(at least 15%)를 목표로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와 관련, G7 재무장관들은 수년간 논의 끝에 '역사적 합의'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G7 회의의 의장국인 영국의 리시 수낙 재무장관은 세계 조세 체계를 디지털 시대에 맞게 개혁하기 위한 역사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수낙 재무장관은 “공정성의 원칙(The principle of fairness), 그것이 오늘 우리가 성취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대기업에 대한 글로벌 법인세의 윤곽을 잡은 역사적인 G7 합의는 ‘(기업들의) 경기장을 공평하게 만들 것(level the playing field)”이라고 말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오늘, 적어도 15%의 비율로 강력한 글로벌 최저 법인세를 달성하는 데 엄청난 동기를 제공하는 중요하고 전례 없는 약속을 했다“며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은 법인세율 인하 경쟁을 종식시키고, 미국과 전세계 중산층과 근로자들에게 공정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옐런 장관은 또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은 기업에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마련해주고 세계 경제의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은 ”기업들이 더는 불투명한 조세 구조를 가진 나라로 이익을 교묘하게 옮기는 방식으로 납세 의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조세 회피처에는 안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다국적 거대 IT 기업에 이익과 세금 신고를 강제하겠다는 이번 합의안은 7월에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이번 합의로 ‘국제 협정’의 길을 열게 됐다.

▲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랭카스터 하우스에서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서 리시 수낙(뒷줄 가운데) 영국 재무장관과 재닛 옐런(뒷줄 오른쪽) 미국 재무장관이 나란히 앉아 있다. [ 런던 AP=연합뉴스)

G7 재무장관의 이번 역사적인 합의는 선진국들이 법인세율 '바닥 경쟁'을 멈추고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 대형 IT 기업들의 조세회피를 차단하기로 뜻을 모았다는 의미다.

선진 각국은 그간 법인세 인하 경쟁을 마무리하고 세입을 확충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특히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세입 확충의 시급성이 더욱 커지자 선진국들은 논의에 피치를 올렸다.

이번 G7 재무장관회의에서는 또, 세율이 낮은 국가에 본사를 둬서 세금을 피하는 ‘조세 회피처’ 문제를 해결하고 매출이 나는 곳에서 세금을 내게 하는 방안도 집중 논의했다. 이는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등과 같은 대형 IT 기업들의 조세 피난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따라 G7 재무장관들은 이번 합의로 세입이 확대돼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비게 된 곳간을 채울 수 있게 될 것이란 기대를 보였다.

또,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조세 체계 개편을 통해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애플 등 다국적 거대 IT 기업들이 막대한 수익을 거둔 뒤 세금을 내지 않고 빠져나가는 허점을 막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이번 합의로 유럽과 미국 사이에 법인세를 둘러싸고 수년 간 벌여온 관세 불화도 끝나게 됐다.

주로 미국 기업들인 대형 IT 기업 과세와 관련한 논의는 2013년에 처음 시작됐지만, 그동안 미국과 유럽 국가들 사이에 이견이 워낙 컸다. 이견 차가 좁혀지지 않자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은 디지털 서비스세를 자체적으로 제정해 과세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최저 법인세율 15%를 제안하면서 대화가 본격 재개됐다. 미국은 다른 한편으로는 디지털 서비스세를 없애지 않으면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 수입되는 의류, 명품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 때문에 이번 G7 재무장관 회의를 앞두고는 미국과 유럽이 이견 차를 좁히고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일었고, 그 결과는 공동성명(코뮈니케)에서 확인됐다.

미국의 제안대로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최소한 15%로 정하게 되면 기업들이 조세피난처나 아일랜드와 같이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에 법인을 두고 세금을 적게 낼 유인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G7 재무장관 공동성명에 담긴 합의는 다음 달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거쳐 가을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풀어야할 과제도 남아 있다. 디지털 서비스세와 과세 대상 기업의 조건 등 세부 사항이 추가로 정리돼야 한다. G7 재무장관들이 공동성명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견은 남은 과제의 정리도 만만치 않을 것임을 대변해 주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프랑스는 최저 법인세율을 더 높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적어도'라는 말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은 디지털 서비스세를 즉시 없애기를 바랐지만, 유럽 국가들은 이번 합의안이 최종 적용된 후에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해진다.

하여튼 이번 G7 재무장관 합의가 세부 사항까지 마무리되고 새로운 글로벌 법인세 체계가 최종 확정되면, 더 이상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세율이 낮은 국가에 본사를 두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할 수 없게 된다.

아울러 수십년 간 이어진 글로벌 법인세율 인하 경쟁도 마무리될 전망이다. 100년 글로벌 조세 체계에 일대 변혁이 일어나는 셈이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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