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의장 가족회사에 쏠린 눈...6조 자산 ‘케이큐브홀딩스’ 실체는?

이석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9-14 06: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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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지정자료 신고 관련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조사
총수 일가 사익 추구 우려...금산분리 규정 위반 의혹도

온라인 플랫폼 공룡 카카오의 무소불위 행보에 정치권, 시민사회 등 각계각층에서 전방위적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당국의 칼끝이 총수가 소유한 개인 회사를 향해 겨누고 있다.

사실상 카카오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를 활용해 경영권 승계, 사익 편취 등 재벌가에서 반복됐던 총수 일가의 전횡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철저한 감시를 요구하는 여론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 김범수 카카오 의장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케이큐브홀딩스’의 지정자료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정황을 포착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정자료는 공정위가 매년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을 위해 각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에게서 받는 계열회사·친족·임원·주주 현황 자료다.

공정위는 김범수 의장이 지정자료와 관련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정황을 발견하고, 지난주에 카카오와 케이큐브홀딩스 본사를 찾아가 현장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도 지난 2015년 제출한 지정자료에서 20개 계열사를 누락했다는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검찰에 고발됐지만, 지난해 3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 카카오 CI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번 의혹의 대상인 케이큐브홀딩스는 지난 2007년 1월 ‘아이위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회사로, 2013년 3월 현재 사명으로 변경됐다.

케이큐브홀딩스 설립 초기 대표는 김 의장의 처남 형인우(49) 스마트앤그로스 대표가 맡았다. 형 대표는 사명 변경 시기와 맞물려 사임하고, 김 의장의 남동생 김화영(51) 씨가 이 자리를 이어받아 지난해 12월 말까지 대표이사직을 유지했다.

올해부터는 김탁흥(55) 대표가 넘겨받았다. 김 대표는 지난 2014년부터 사내이사, 감사 등에 이름을 올려왔으며, 케이큐브임팩트 사내이사도 맡고 있을 정도로 김 의장과 가까운 사이다.

김 의장은 배우자 형미선 씨와 함께 2010년 1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사내이사, 이후에는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아 중임하며 나란히 현재까지 직을 이어오고 있다.

이외에도 형 대표의 배우자인 염혜윤(41) 씨도 감사를 맡은 적이 있다.

특히, 올 초 김 의장의 두 자녀인 상빈(28)·예빈(26) 씨가 이 회사에 재직 중인 사실이 알려져 경영권 승계 작업을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시기에 김 의장이 본인의 카카오 주식 33만 주를 가족과 친인척에게 증여했기 때문이다. 배우자 형 씨와 두 자녀에게 각각 6만 주(0.06%)씩 돌아갔으며, 다수의 친인척에게도 지분이 넘겨졌다.

▲ 김범수 카카오 의장(오른쪽)과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라이언' [출처=카카오 나우]


김 의장 개인 회사이자 총수 일가 여럿이 적을 두고 있는 케이큐브홀딩스의 엄청난 자산 규모도 눈길을 끈다.

공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30일 기준 카카오 지분 10.59%를 가지고 있는 2대 주주다. 또 카카오게임즈 지분 1%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3일 종가 기준 두 회사의 지분 평가액은 각각 5조 8583억 원, 536억 원에 달한다. 합치면 5조 9119억 원이다.

여기에 이 회사가 보유한 다수의 매도가능증권과 각종 자산을 더하면 총자산 규모가 6조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공정위는 지난 1일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71개 그룹의 주식 소유 현황을 공개하면서 케이큐브홀딩스를 비롯해 오닉스케이, 뉴런잉글리쉬, 케이큐브임팩트 등 4개사를 지배구조 상 총수 일가 사익을 추구하거나 경영권 승계에 활용될 수 있는 사각지대 회사들로 판단했다.

김 의장이 마음먹기에 따라 6조 자산을 보유한 개인 회사를 총수 일가 이익을 위해 주무를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또 카카오가 금융 자본과 산업 자본이 서로를 소유하거나 지배하지 못하도록 하는 금산분리 원칙을 어겼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내 금융·보험사는 비금융 계열사 지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게 돼 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올 2월 대규모 기업집단 현황 공시에서 비금융회사로 확인됐지만, 5월에는 공시에 금융회사로 반영됐다. 공정위는 금융사인 케이큐브홀딩스가 비금융사 카카오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의결권 행사를 한 부분에 대한 조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가 투자수익을 대표 사업으로 영위하는 것에 대한 적절성도 논란이 전망이다.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참여연대, 민변 등 시민단체와 '118개 계열사를 거느린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면서 막강한 플랫폼 파워를 앞세운 빅테크 기업의 무분별한 골목상권 침투를 규탄했다.

‘카카오 당하다’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모든 사업군을 집어삼킬 듯 폭식 행위를 이어가는 카카오에 지배력을 행사하는 회사가 투자수익을 추구한다는 것은 이해충돌이나 정보 비대칭성과 같은 태생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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