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 두고 경쟁?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관전 포인트

박종훈 기자 / 기사승인 : 2021-06-08 07: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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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VS. 신세계 2파전 가닥···당장의 인수효과는 불투명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을 둘러싼 롯데와 신세계, 두 유통 공룡의 각축전이 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7일 마감된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인수의향서를 낸 것으로 알려지며 2파전이 본격화됐다.

당초 숏리스트 네 곳에 속했던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는 빠졌다.

15일 예정된 이베이 본사 이사회 이후 우선협상대상자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커머스 3위 이베이코리아, 왜 계륵일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절대강자가 없는 치열한 격전지다.

2020년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160조원 가량. 이중 네이버가 26조8000억원, 쿠팡 20조9000억원, 이베이코리아 20조원 등이 빅3를 구성한다.

롯데온 7조6000억원, SSG.COM 3조9000억원 등 다소 규모 차이를 보이는 4위, 5위 채널을 합쳐야 시장점유율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유통업계에선 2022년 이커머스 시장이 200조원 규모로 커질 것을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안그래도 '패러다임 전환'이란 표현이 구태의연했던 유통업계의 온라인 강화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을 둘러싸고 업계의 가장 큰 관심은 인수 가격이다.

미국 이베이 본사가 제시한 가격은 5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IB업계, 유통업계 모두 이 정도 가격에서 딜이 성사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일각에서 유찰 가능성이 조심스레 대두되고 있는 이유다.

이베이코리아가 국내 시장 점유율, 거래액 면에서 3위 규모를 차지하고 있지만, 인수 후 롯데와 신세계가 누릴 수 있는 득은 '직접적'이지 않다.

이베이코리아의 비즈니스는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오픈마켓 형식이다.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열려있는 일종의 인터넷 중개몰, 온라인 장터의 형식.

따라서 롯데와 신세계, 두 그룹의 온라인 채널인 롯데온, SSG.COM의 비즈니스에 얼마나 빨리, 직접적인 효과가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식의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판매자와 구매자의 '민심'이 과연 따라올지에 대해 미지수다.

다양한 상품군과 가격대를 구성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숙제로 남는단 의미다.

 

지마켓과 옥션이 가진 이름값은 한국 이커머스 20년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무겁다. 소소한 개인판매자로 수익을 내던 판매자들은 그동안 세월을 겪으며 두 채널과 함께 성장해 왔다. 

 

이들이 과연 롯데든, 신세계든 새 모기업에 대한 충성도를 꾸준히 보여줄 수 있을까?

혜성처럼 등장해 지각변동까지···쿠팡에 대한 끊임없는 견제

2010년 한 소셜커머스 업체의 출현 정도로 생각했던 쿠팡은 어느새 유통산업을 쥐락펴락하는 이슈메이커로 성장했다.

2014년부터 당시 '로켓배송'이란 이름으로 익일배송을 보장하는 시스템에 '빨리빨리'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이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배송을 타 물류기업에 위탁하고 있었던 다른 경쟁자들과 달리, 배송원들을 직고용하는 방식을 밀어부쳤기 때문이다.

쿠팡의 이러한 행보에 기존 유통업계는 의심어린 시선을 던졌다. 순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도전자가 외부 투자만 믿고 무리한 외연확장을 시도하는 것에 우려를 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에 따라, 쿠팡이 시도하고 있는 배송전략은 타 경쟁자들이 울며겨자먹기로 따라갈 수밖에 없는 형국이 되었다.

2021년 3월 쿠팡은 뉴욕 상장을 성공시키며 다시금 유통업계는 요동친다.

쿠팡의 대두로 유통산업 관계기업들의 대응 움직임은 '합종연횡'이란 고사를 떠올리게 한다.

우선, 국내 최대 IT기업이며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면에서 1위 규모를 지키고 있는 네이버는 2020년 CJ대한통운과 손을 잡는다.

올해 들어선 쿠팡의 뉴욕 상장 이후 신세계·이마트와도 지분교환으로 손을 잡았다. 플랫폼-물류-오프라인 유통의 삼각동맹이 결성됐다.

본사가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의 '서진'을 막기 위한 합종책이었다.

전통의 유통 강자, 롯데는 속이 탄다

유통 공룡 롯데그룹은 상대적으로 온라인 사업 전환에서 실기했단 평가다.

신세계그룹이 통합 온라인몰 SSG.COM을 출범한 건 2014년. 그에 반해 롯데쇼핑은 그룹 계열사 통합 서비스를 2019년에야 선보였다. 그마저도 '롯데온'의 통합앱을 출시한 것은 2020년 4월이다.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등 기존 오프라인 채널과 온라인의 시너지를 노린다는 복안이지만, 이미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시장에서 아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모른다.

우선, '시너지'가 말처럼 쉽게 날 수 있을지 어렵다.

그룹 내 각 계열사들이 확고한 전략 목표로 전진할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통합앱 출시 이후 불거졌던 잡음들, 가령 앱과 서비스가 불안정하다거나, 기존 골수 회원들의 등급을 초기화하며 발생한 불만, 신생 주자들은 소비자들이 혹할만한 대형 이벤트로 주목을 끄는 데 반해 딱히 혜택을 찾기 어렵다는 점 등을 꼽자면 말이다.

기술적으로 우려되는 지점은, 기존 확보하고 있는 고객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천 알고리즘을 고도화시킨다고 천명했는데, 별로 원치 않는 상품의 일률적 추천은 소비자들의 피로도만 증가시킨다는 게 중론이다.

온라인 쇼핑과 오프라인 쇼핑의 성격이 다른 것처럼, 온라인이 약한 롯데가 가진 고객 데이터의 실효성에 대해 물음표가 그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는 필연적이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는 올 1분기 정기주총에서 "올해 롯데는 그룹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새롭게 재도약하는 터닝포인트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네트워크 싸움에서 이긴자가 나온다


송상화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는 "다이렉트 투 컨슈머 기조 아래 기존 복잡한 다단계 유통을 건너뛰고, 소비자와 직접 연결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며 "나이키가 아마존에서 철수해 나이키플러스라는 자체 온라인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한 것이 대표 사례"라고 말했다.

나이키의 경우, 오프라인도 일부 대형 채널을 제외하고 자체 쇼룸을 비롯한 직영 체계를 강화했다.

그 결과 매출은 34.2%, 자체 DTC 채널은 40%이상 성장했다.

여전히 성장 중에 있는 이커머스 시장은 향후 어떤 판도로 재편될지 아무도 모른다. 기업간 사활을 건 '총력전'으로 치닫는다면 전통의 저력이 뒷심을 발휘할 여지가 아직 충분하다.

미국 이베이 본사가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을 5조원 규모로 책정한 것은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한 노림수다.

이베이코리아의 올 1분기 매출은 3억8900만달러, 4377억원으로 전년동기 3억1200만달러, 3515억원보다 약 25% 가량 늘었다. 이는 역대 분기별 최대 실적이다.

인수전이 가시화된 이후에도 몸값올리기 행보는 계속됐다.

5월 초 진행한 이베이코리아의 최대 쇼핑 축제 '빅스마일데이'는 7회 전체 누적 판매량 2억508만개에 달하는 등 성황이었다.

특히 고가 브랜드 가전·디지털기기 등의 판매가 기대되는 가운데, 거래액 규모 역시 주목할 만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와 신세계가 '전통의 유통강자'라는 걸 부정하는 이는 없겠지만, 지마켓과 옥션이 한국 이커머스 20년 역사에서 차지하는 이름값을 부정하는 이 역시 없다.

 

[메가경제=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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