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낮은 판매량에도 정의선이 'N 브랜드' 아끼는 이유

김형규 기자 / 기사승인 : 2021-09-27 07:5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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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이미지로 현대차 브랜드 가치 상승 기대
탄소중립 정책에 맞춰 친환경 고성능차 연구개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대차 브랜드 가치 상승과 친환경 고성능차 개발을 위해 N브랜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현대 N은 아직 판매량이 저조한 편이지만 매출보다는 현대차의 미래 가치에 목적이 있는 브랜드로서 앞으로도 꾸준히 지원받을 것으로 보인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현대차 브랜드 가치 상승과 친환경 고성능차 개발을 위해 N브랜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N브랜드 로고(오른쪽)와 함께한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N브랜드 모든 차종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총 1만 대를 겨우 넘겼고 올해 상반기에는 전세계에서 약 35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수치만 보면 지난달 월별 글로벌 판매량만 해도 총 30만 대 규모를 기록하는 현대차그룹에게 이같은 실적은 미미하게 보일 수 있다. 이같이 낮은 매출에도 현대차가 N에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는 고성능 기술력이 브랜드 가치 상승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제조사가 기술력을 단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무대는 모터스포츠다. 레이싱에서 쌓은 고성능 이미지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는 원동력이라는 점은 여러 제조사에 의해 꾸준히 증명돼왔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모터스포츠에 참가해온 제조사다.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적 경주대회인 포뮬러1(F1)에 참가하는 다수의 팀에 엔진을 납품하고 있다. 계열사인 고성능 전문 브랜드 ‘AMG’는 벤츠의 상징이기도 하다.

BMW가 본격적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나기 시작한 시기는 1975년 사내에 고성능 전담 부서 ‘M’이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뒤부터다.

BMW M은 현대 N의 기술 개발을 이끄는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이 지난 2015년 현대차 입사 전까지 몸담고 있던 곳이기도 하다.

토요타도 이 흐름에서 빠지지 않는다. 토요타 아키오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는 모터스포츠 전담부서 ‘가주 레이싱’에서 양산차를 고성능으로 개조해 ‘GR’라인업으로 출시하고 있다. 

 

▲ 6월 5, 6일 열린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에서 결승선을 통과중인 현대 엘란트라 N TCR, i30 N TCR, i20 N.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 N 역시 고성능 기술력을 갈고닦기 위해 지난 2015년 브랜드 론칭 이후 꾸준히 독일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 월드랠리챔피언십(WRC) 등에 출전 중이다.

지난 6월에는 같은 기간 열린 뉘르부르크링 내구레이스와 월드 투어링 카 레이싱(WTCR)에서 모두 우승하는 성과를 알린 바 있다.
 

N은 현대차 탄소중립·친환경 정책의 한 축을 이끌어가고 있기도 하다.


현대 N은 지난해 친환경 전기 고성능차 RM20e를 공개했다. RM20e는 지난 2012년부터 N이 진행해온 ‘프로젝트 RM(레이싱 미드십)’의 전동화 모델이다.

 

▲ 정의선 회장과 N브랜드의 전동화 미드십 테스트카 'RM20e'. N브랜드는 크로아티아의 전기스포츠카 제조사 리막과 협력해 RM20e를 개발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RM20e는 현대 N이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전기차 제조사 리막과 함께 개발한 미드십(엔진·모터가 차체 중앙에 위치하는) 전기 스포츠카다. 현대차는 리막의 지분 18%를 보유 중이다.

RM20e는 모터의 미드십 배치에 대한 연구와 수소·전기차의 고성능화 테스트에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이 같은 연구 결과물 중 하나로 최근 고성능 전동화 경주차 ‘벨로스터 N ETCR’을 공개한 바 있다.

벨로스터 N ETCR은 지난 6월 이탈리아 발레룽가 서킷에서 처음 개최된 퓨어 일렉트릭 투어링 카 레이싱(ETCR)에 출전하며 신고식을 치렀다.

지난 7월 14일 온라인으로 공개한 아반떼 N 디지털 월드 프리미어 영상 후반부에는 배터리전기차와 수소전기차가 결합된 경주용 전기차로 내구레이스 출전을 암시하는 내용이 포함돼 화제였다.

 

▲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이 '아반떼 N 월드 프리미어'에서 N브랜드의 수소차, 전기차 적용 가능성을 언급하는 모습. [아반떼 N 월드 프리미어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알버트 비어만 본부장은 “N브랜드에 특화된 개발 과정을 거친 E-GMP 전기차로 뉘르부르크링을 달린다면 굉장히 흥미로울 것”이라며 “현대차는 우수한 수소기술을 가지고 있고 전동화 기술과 결합된다면 재미있는 N을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GMP는 현대차그룹이 자체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다. 비어만 본부장의 언급은 가까운 시일 내에 N브랜드의 전용 전기차가 출시될 수 있음을 의미다.

현대 N이 브랜드 가치 상승과 친환경차 고성능화라는 두 과제를 맡은 만큼, 정의선 회장의 아낌없는 지원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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