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전환기에 시름 깊은 부품사···정부 전략 발표에도 현실은 먹구름

박종훈 기자 / 기사승인 : 2021-06-11 10: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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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6억 투입해 2030년까지 1000개 부품사 미래차 전환 지원

다양한 전후방산업이 얽혀 제조업의 꽃이라고 부르는 자동차산업은 세상에 등장하고 첫 패러다임 전환을 맞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미래차로 옮겨가며 자동차 부품산업 역시 큰 변화의 물결을 맞닥뜨리고 있다.
 

▲사진 = 폭스바겐그룹 제공

 

자동차 부품산업은 제조업 고용 6%, 22만명 가량에 생산 규모 101조원으로 6.5%, 수출 186억달러, 3.6%를 차지하는 등 한국의 핵심 주력산업 중 하나다.

고용유발 및 산업 연관효과가 크고, 상용 근로자가 96%에 달하는 등 양질의 일자리 공급에도 한몫하고 있다.

고용유발계수가 완성차 6.3인데 반해, 부품은 8.1 수준. 생산유발계수도 2.56인 완성차보다 2.57로 높다.

전 세계 자동차산업이 직면한 패러다임 변화는 'CASE'라는 영문 약어로 표현할 수 있다. 연결(Connectivity), 자율주행(Autonomous), 공유(Sharing), 전동화(Electricity)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관건은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들이 이런 변화에 적기대응이 가능하겠냐는 점이다.

부품산업 생산과 고용은 지난 2016년 이후 감소, 정체된 상황이다. 이는 자동차산업 전반의 저성장 기조와 궤를 같이 한다.

게다가 코로나19의 여파로 경영상황도 악화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9년 3%에서 2030년 33%까지 미래차 비중이 확대된다면, 2030년이 도래했을 때 내연기관 전속 부품기업은 900곳이 없어지고, 고용 역시 3만5000명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9년 2815개 기업이 2025년엔 2336개, 2030년 1915개로 줄어드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부는 2030년까지 자동차 부품기업 1000개를 미래차 기업으로 전환하는 걸 지원하겠다고 10일 밝혔다.

10일 열린 제11차 혁신성장 빅3 추진회의에서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문승욱)가 발표한 '자동차 부품기업 미래차 전환 지원전략'은 ▲미래차 전환 플랫폼 구축 ▲시장성장 분야로 사업모델 혁신 지원 ▲사업재편 지원수단 확충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세부 내용을 보자면 미래차 핵심부품 14종의 기술자립을 지원해 소재 국산화율을 70%에서 95% 수준까지 제고한다는 계획이 눈에 띈다.

2020년 13개인 매출 1조원 글로벌 부품기업을 2030년 20개까지 늘린다는 목표가 포함돼 있다.

또 1000만불 수출 부품기업을 2020년 기준 156개에서 2030년 250개로 늘린다.

전반적인 전략 추진을 위해 2021년 2826억원을 투입한다.

완성차의 공급망 내재화 계획과 연계해 국산화 전략품목 기술개발에 648억원, 자동차소재 R&D에 329억원, 차량용 반도체 양산성능 평가 및 기업간 협력모델에 대해 119억원, 자율주행 6대 핵심부품 국산화 및 고도화 분야에도 200억원을 지원한다.
 

▲자료 = 산업부 제공


막대한 비용 소요 비해 매출 발생까지는 기약 없는 현실

산업변화에 따라 국내 부품기업과 고용의 약 47%가 사업재편 필요 분야에 해당한다.

이는 4195개사, 10만8000여명에 해당한다.

이들 기업은 엔진·배기·연료계, 동력전달, 전기장치 분야 부품기업들로, 미래차로 100% 전환한다고 가정했을 땐 2815개사가 고위험군에 속한다.

앞서 2030년 900개 기업이 줄어든다는 것은, 미래차 비중을 33%로 잡았을 때다.

조향, 현가, 제동, 차체, 시트, 공조 등과 관련한 기업은 '유지군'에 포함되는데, 이들로 범위를 넓히면 4561개사다.

반면 미래차 주요 부품이라고 볼 수 있는 각종 전장, 배터리 등 '확대군'은 210개사, 2.3%에 불과하다.

부품업계만 닥친 큰일이 아니다. 이미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미래차 전환 이후 엔진오일, 변속기 등 내연기관 부품 중심의 정비수요도 대폭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1분기 기준 국토교통부 통계로 국내 정비업체 수는 3만6247개소로 고용은 9만6269명에 달한다. 자동차정비협동조합연합회는 미래차 확산 이후 정비수요는 1/3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시, 부품기업의 현실로 돌아가서 83%가 매출 100억원 미만의 영세기업에 속한다.

도급단계별로 봤을 때 1차 벤더가 950개사며, 2차 4145개사, 3차 이하가 3871개사다.

매출액 규모별로는 100억원 미만이 7440개사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100억~1000억원 규모가 1371개사로 15.3%, 1000억원 이상 기업이 155개사로 1.7%다.

자동차산업에 나름 명함을 내밀고 있는 한국이지만 글로벌 100대 부품기업 수는 8곳에 불과하다. 미국은 21곳, 일본 24곳, 독일 18곳 등이다.

이들 자동차 부품기업의 납품구조는 더욱 갑갑하다. 특정 완성차 기업 한 곳에 전속거래 비중이 44%에 달한다. 글로벌 OEM 납품사는 5.3%에 불과하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가뜩이나 저성장 기조였던 자동차산업의 먹구름은 짙어졌다. 1차 협력사의 36%인 190개 기업이 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 평균 영업이익률도 0.5% 감소했다.

 

▲자료 = 산업부 제공


내연기관 중심 자동차산업은 어찌어찌 따라왔지만...

내연기관 부품, 소재는 국산화율 99% 수준이다. 하지만 미래차는 70% 미만인 현실이다.

소재 가격 기준으로 전기차 부품과 소재의 국산화율은 68%, 수소차는 71% 수준이다.

자율주행과 관련해 소프트웨어 부문은 38%, 하드웨어 부문은 85% 수준이다.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율은 6%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부품기업들이 미래차 전환을 위한 대응계획에 본격 뛰어들 게재도 아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경영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

연구개발 투자액은 매출액의 0.98%, 부설연구소 운영 비중은 11.2%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부품기업의 81.6%는 미래차 대응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자료 = 산업부 제공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부품기업 위해 정부·완성차기업과 미래전략 공유

먼저 중앙부처는 '사업재편지원단'을 확대·개편해 원스톱 지원체제를 구축한다. 완성차 및 대형 부품기업이 참여하는 '수요기업 협의회'를 운영하며 미래차 개발과 구매계획을 공유하고, 컨설팅·금융·판로·M&A 등을 일괄 지원한다.

자동차연구원이 총괄하는 사업재편지원단에는 ▲사업재편 승인을 주관하는 기업활력법센터 ▲금융지원을 맡는 신보·기보 ▲판로지원의 코트라와 같은 기존 조직 외에, ▲컨설팅·교육을 담당하는 부품재단 ▲기업수요·애로발굴의 중진공 ▲스타트업 연계 역할을 무역협회 ▲M&A나 투자유치를 돕는 한국소재부품장비투자기관협의회(KITIA)가 새로 붙는다.

지방정부는 지역별 자동차산업 생태계 여건, 시험·인증 인프라 등을 바탕으로 지원기관, 대학 등이 참여하는 특화지원 플랫폼을 구축한다.

플랫폼 운영계획의 수립은 지자체가 주도하며, 정부는 인프라 구축과 운영비를 지원한다.

5개 권역별 주력분야를 살펴보면, ▲동남권은 수소차·전기차 핵심부품 ▲전라권은 전기차 부품, 친환경 상용차 ▲대경권은 자율주행, 차량용 소재 ▲충청권은 미래차 전장부품, 자율주행 실증 ▲경기·강원권은 안전부품, 초소형 전기차 부품 등으로 나뉜다.

막대한 자금은 기본···기술·인력·공정 등 지원수단 확충 가능할까?


정부는 미래차 전환 설비투자 및 M&A 소요자금에 대한 저리융자 지원을 검토하고, 상세 지원방안을 2022년 정부예산안 확정 후 발표한다.

P-CBO는 매출 감소 및 저신용 등급 중소기업의 지원한도 확대로 자금조달을 뒷받침한다.

아울러 총 5000억원 규모의 미래차 펀드를 조성해 분사, M&A, 설비투자 등 사업재편 유형별 종합적 자금지원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또 미래차 분야에 설비투자시, 공장증설 없이도 외투·지투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도 추진한다.

R&D 영역 역시, 2021년 사업재편 핵심기술개발에 100억원을 비롯해 2022년부터는 전환기대응 기술개발 등의 지원 폭을 넓힌다.

환경과 안전규제 대응을 위한 공용부품 고도화 지원 등 미래차 역량이 중급단계인 기업을 위한 R&D 지원도 내년부터 신규 사업으로 추진한다.

기계·전자·소프트웨어 등 미래차 전문인력은 5년 동안 1만명을 양성해, 향후 미래차 인력수요로 추산되는 3만8000명 중 1/4 가량을 정부 인력양성사업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중 고급 연구인력 양성은 ▲전장부품 제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등 석박사급 신규인력 양성 ▲부품기업 R&D부서 재직자 융합교육으로 5년간 3800명을 키운다.

현장인력은 같은 기간 6200명에 대해 융합기술 실무교육을 지원해 직무전환을 촉진한다.

물리적 인프라의 핵심인 스마트공장 보급도 가속화한다.

2020년 기준 자동차 부품기업의 스마트공장 누적 보급은 2067개인데, 2022년까지 294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10인 이상 자동차 부품기업의 70% 가량에 해당한다.

미래차와 관련한 틈새시장, 뭐가 있을까?

기존 자동차산업과 달리 미래차 전환을 지원하며, 역량 있는 중소·중견기업들이 신사업 분야 개척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 특장차, 소형 전기차 등의 미래차 뉴플레이어 육성 역시 정부 전략의 내용 중 하나다.

특장차는 국책사업으로 수소 청소차·살수차 등의 전문 개조기업을 육성하낟. 기술개발과 실증을 위해 2021년까지 5톤 수소 청소차 80억원, 10톤 수소 살수차에 83억원을 투입했다.

또 이를 공공기관 친환경차 의무구매에 포함해 수요를 창출한다.

소형 전기차의 경우, 231억원이 투입된 전기차 개방형 플랫폼 개발 후 활용을 통해 투자비를 절감하고, 전기화물차 보조금의 10%를 중소기업에 우선 배정해 초기 시장확보에 주력한다.

전기·수소 충전기 분야는 부품기업들의 급성장이 전망되는 분야다.

부품 국산화와 충전 인프라 구축 등을 지원하며 기존 부품기업들의 체질전환을 유도한다.

환경부가 전망한 전기차 폐차 대수는 2020년 780대에서 2023년 5914대, 2030년 10만7520대로 늘어난다. 이런 가운데 배터리와 연료전지의 재활용 산업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배터리의 경우,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 등에서 잔여수명을 활용한 재사용과 관련한 지원계획도 세웠다.

사용후 배터리는 희소금속 추출 등의 분해와 자원확보를 위한 기반도 마련한다.

재사용센터는 제주, 나주, 울산 등지를 중심으로 잔존가치 평가체계를 구축하고, 포항에는 배터리 자원순환 클러스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그밖에도 철도, 항공, 항만, 건설 등 다양한 모빌리티 영역에서도 부품과 소재 사업화를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메가경제=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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