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 일부 유통과정서 상온노출에 무료접종 일시중단... 코로나19-독감 동시유행 차단 차질 우려

이승선 기자 / 기사승인 : 2020-09-22 18:4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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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생산 아닌 유통상 문제…품질 검증에 대략 2주 걸릴 듯"
"8일부터 접종한 백신은 다른 공급체계로 다행히 문제 없어"
결과 따라 '폐기' 가능성도...독감 유료 접종은 계속 진행

[메가경제신문= 이승선 기자] 다가오는 올 가을 겨울,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인플루엔자)이 동시에 유행하는 살얼음판 같은 상황에, 독감 백신 유통 과정 중 일부 문제점이 발견돼 무료 접종 일정이 일시 중단됐다.  

전날 질병관리청(질병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인플루엔자 조달 계약 업체의 유통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해 22일부터 시작되는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할 계획"이라고 긴급 발표했다.

무료 독감 백신 접종을 하루 앞두고 질병청이 긴급하게 중단한다고 발표한 뒤 일선 의료기관에서는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독감 백신 접종을 담당하는 일선 소아청소년과 병원 등에 환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독감 백신 접종 중단 관련 브리핑에서 "조달 계약업체의 유통 과정에서 백신 냉장 온도 유지 등의 부적절 사례가 어제 오후에 신고됐다"고 말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정부와 조달 계약을 맺은 업체는 '신성약품'이다.

계약에 따라 신성약품은 무료 접종 대상자에게 공급할 백신 1259만 도즈(1회 접종분)를 각 의료기관에 공급하게 되는데, 전날까지 500만 도즈 정도가 공급됐고 그중 일부 물량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는 것이다. 


제조·생산된 백신을 유통할 때에는 2∼8도(℃)의 적정온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것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질병청은 백신 물량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일 뿐 백신 제조 및 생산의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독감 백신을 운반할 때는 냉장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전날 오후 일부 업체가 운송하는 과정에서 백신을 상온에 노출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질병청은 밝혔다.

질병청은 “해당 업체의 인플루엔자 백신공급을 즉시 중단했으며, 이미 공급된 백신은 품질이 검증된 경우 순차적으로 공급을 재개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문제점이 발견된 백신은 22일부터 무료 접종을 하려던 13∼18세 대상 물량이다. 그러나 품질 검증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전체 대상자에 대한 예방접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지난 8일부터 시작된 2회 접종 어린이 대상자에 공급된 백신은 유통 과정 상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질병청은 해당 업체의 인플루엔자 백신 공급을 즉시 중단했으며, 이미 공급된 백신에 대해서는 품질이 검증된 경우 순차적으로 공급을 재개할 계획이다.


▲ 질병관리청은 21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유통 과정 상에서 일부 문제가 제기돼 22일부터는 전국 초·중·고교생과 임신부 등을 대상으로 독감 무료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관련 일정이 전면 중단됐다. [사진= 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시험검사를 의뢰받은 독감 백신과 관련,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는 항목에 대한 시험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질병청 정은경 청장은 “22일부터 시작되는 임신부 및 만 18세 미만 어린이와 기존 2회 접종대상자에 대한 예방접종이 모두 중단됨에 따라 참여의료기관 및 대상자에게 혼란이 야기되지 않도록 안내하고, 불편을 최소화 하겠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이달 8일부터 독감 백신을 2회 접종해야 하는 생후 6개월∼만 9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무료 접종을 해 왔다.

앞으로 임신부와 초·중·고교생 등을 대상으로 독감 무료 접종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관련 일정이 전면 중단된 상태이다.


정 청장은 “현재까지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이상반응이 신고 된 사례는 없으나, 이상반응 모니터링을 더욱 철저히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은희 식품의약품안전처 과장은 "(백신이) 상온에 노출되게 되면 품질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다"면서 "제일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라면 효능을 나타내는 단백질 함량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일반론이라는 점을 전제로 "의약품 도매업체는 의약품이 허가된 온도를 유지하도록 보관·운송해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 "이를 위반했을 때에는 업무정지 처분, 벌칙 처분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정 청장은 "약사법 47조에 따르면 품질 관리와 관련된 (유통 관련) 사항을 위반했을 때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다"면서 정확한 조사 후에 위반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 품질을 검증하는 데는 2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면서 "어느 정도 검사, 검토가 진행되면 (2주 정도) 전이라도 판단하겠다. 최대한 62세 이상 고령층 대상 접종 일정은 계획된 일정대로 진행되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백신 물량 폐기는 어느 정도 문제가 있는지 판단한 뒤에 결정될 사안"이라면서 "공급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점검해서 의료기관이 자체 확보한 물량은 먼저 접종을 재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문제가 불거진 백신은 13∼18세를 대상으로 준비한 물량으로, 다른 백신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유료 백신 물량 역시 민간 의료기관이 개별 도매상으로부터 백신을 구매해 공급 받는 식이기 때문에, 유료 접종은 중단하지 않고 계속해서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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