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인의 똘레랑스] 문화재 지킴이 법적 지위 제정 방향② 헌법과 국가의 책무

박정인 해인예술법연구소장 / 기사승인 : 2020-10-15 15: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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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박정인 해인예술법연구소장] 선조들이 물려준 그대로 후손에게 물려주고 문화재와 그 주위 환경의 파괴를 예방하며 현상불변경을 통해 문화재 및 환경 원형을 유지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보물, 국보로 지정된 유형문화재나 사적, 명승, 천연기념물과 같은 기념물, 즉 형체가 존재하는 것 뿐만 아니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하고 보유자를 인정하는 무형문화재나 중요민속문화재를 지정하는 행위는 역사적, 학술적 가치 등 가치지향적이기 때문에 그 가치를 가장 잘 이해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필요하다. 


문화재를 보존하는 정책적인 수단에는 예방적 정책수단과 직접적 규제정책 수단, 간접적 규제정책 수단 등이 있다. 

 

[사진= 셀수스협동조합 제공]


예방적 정책수단이란 문화재 행정계획,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 행위 공지, 사전 문화재의 영향성 검토, 화재 및 재난 방지 시설 기준 공지, 문화재 지표, 발굴 조사 등을 말한다. 

 

또한 직접적 규제정책에는 허가제, 신고제, 행정명령제, 비문화재확인제, 기록관리 의무제, 문화재조사제 등이 있고, 간접적 규제정책에는 보조금 등 재정지원, 문화재 세제혜택, 문화재관람료 징수, 포상금, 건설공사시 문화재 보호경비 부담, 소규모 긴급 발굴조사 비용 지원 등이 있다.

 

문화재 국가관리는 예산, 인력, 기술에 있어 한계가 있어 공공서비스 효율성 개선 및 확대를 위해 민간의 협력을 받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1945~1980년대에는 문화재애호주간, 문화재 애호단이 명예관리인을 위촉하였는데 2000~2005년에는 문화재 행정 모니터 제도, 2004~2006년 시민정책자문단을 운영했으며 2005년에서 현재까지는 문화재지킴이를 활용하고 있다.

문화기본법 제9조는 '문화 진흥을 위한 분야별 문화정책의 추진'이란 제명 아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문화 진흥을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한 문화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문화재보호법 제15조는 '문화재보호활동의 지원 등'의 제목 아래 '문화재청장은 문화재의 보호·보존·보급 또는 선양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관련 단체를 지원·육성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지역문화진흥법 제12조는 '협력활동 지원'이라는 규정 아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하여 지역 간 및 지역과 기업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화예술후원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서도 '문화예술후원'이란 문화예술 발전을 위하여 자발적으로 물적·인적 요소를 이전·사용·제공하거나 그 밖에 도움을 주는 일체의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때 '문화예술'이란 '문화예술진흥법' 제2조제1항제1호에 따른 문화예술 및 '문화재보호법' 제2조제1항에 따른 문화재를 말한다.

 

또한 문화유산과 자연환경자산에 관한 국민신탁법에는 '국민신탁'이라 함은 '제3조의 규정에 따른 국민신탁법인이 국민·기업·단체 등으로부터 기부·증여를 받거나 위탁받은 재산 및 회비 등을 활용하여 보전가치가 있는 문화유산과 자연환경자산을 취득하고 이를 보전·관리함으로써 현세대는 물론 미래세대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민간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추진하는 보전 및 관리 행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문화유산'이란 첫째는 '문화재보호법' 제2조제1항의 규정에 따른 '문화재'와, 둘째는 첫째 규정에 따른 문화재를 보존·보호하기 위한 보호물 및 '문화재보호법' 제2조제5항의 규정에 따른 보호구역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문화재보호법 제2조제1항은 '문화재란 인위적이거나 자연적으로 형성된 국가적·민족적 또는 세계적 유산으로서 역사적·예술적·학술적 또는 경관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유형문화재, 무형문화재, 기념물, 민속문화재로 분류하고 있다.  

 

문화재보호법 제2조제5항은 '보호구역이란 지상에 고정되어 있는 유형물이나 일정한 지역이 문화재로 지정된 경우에 해당 지정문화재의 점유면적을 제외한 지역으로서 그 지정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하여 지정된 구역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첫째의 규정에 따른 문화재와 둘째의 규정에 따른 보호물 및 보호구역에 준하여 보전할 필요가 있다.

 

문화재보호 민간참여를 넓히기 위해서는 자원봉사활동기본법상 자원봉사활동 진흥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문화재지킴이를 주축으로 하여 지역에서 국민 스스로 문화재를 지키고 보호하며 활발하게 문화재를 활용촉진하고 이용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현재로서는 ① 문화재보호법 제15조 개정안 ② 지역문화진흥법 제12조 개정안 ③ 문화예술후원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3조 등 개정안 ④ 문화유산과 자연환경자산에 관한 국민신탁법 개정안 ⑤ 자원봉사활동기본법 개정안 등을 검토해 볼 수 있으나, 아예 문화재 활용촉진 및 이용활성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궁극적인 단일법제를 두는 방법도 있다.


이러한 단일법제가 제정되어 명확하게 조례 제정의 근거를 두면 유형문화재 뿐만 아니라 무형문화재도 함께 활용촉진되고 국민이 정체성과 전통문화를 느끼며 이용하는데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에 의하면 경기도는 국가중요무형문화재 11종목과 시도지정 무형문화재 58종목을 보유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수원화성과 조선왕릉, 남한산성도 경기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수원화성은 화성이라는 유형 문화재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지만 융릉의 능제사인 융릉제향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지 않다. 경기도에 산재한 조선왕릉의 경우에도 능제사가 존재하지만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인 아리랑의 경우에는 지자체인 강원도와 정선군의 노력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된 바 있다. 

 

결국 지역의 노력이 문화재 지정과 보존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이 아닐 수 없다. 

 

무형문화유산은 형태가 없는 문화유산이므로 훼손과 멸실의 위험이 유형문화유산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 이 시간에도 멸실되는 무형유산이 존재할 수 있다. 

 

또한 무형유산은 형태가 있는 문화유산이 아니므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보호나 전승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이 향유하지 않으면 존재감을 잃게 마련이므로 해당 지역의 주민들이 문화재의 존재를 아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자격관리는 국가가 하지만 지역마다 문화재보호 관련 이용활성화 조례를 두고, 문화재지킴이들이 일상시에 적극적으로 문화재의 위치와 상태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결국 비상시 문화재를 활용, 보존하기 위해서는 이를 지킬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 


'문화국가'라는 개념은 1817년 프로이센에서 문화부를 만들어서 학문, 예술을 국가 고유의 것으로 여기고 촉진하면서 정립된 것이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후 1949년 제정된 독일 기본법에서는 문화에 관련된 규정을 찾을 수 없었다.

 

2005년 독일은 국가목적조항으로 기본법 제20b에 '국가는 문화를 보호하고 촉진한다'는 규정을 삽입할 것을 권고했으나 연방의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가의 적극적인 문화촉진이 프로이센에서 학문과 예술의 발전에 기여하기는 했으나 연방차원의 통일적 문화정책을 통해 국가가 문화전반을 장악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했던 것이다. 이같은 결정은 1933년 나치에 의한 문화장악이 미친 깊은 반성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국민에게 국가의 정책을 주입하면 문화촉진을 경제와 연결시켜 문화인들에게 국가 이데올로기에 맞는 문화를 생산하도록 하게 되고, 결국 주권자인 국민의 자기 결정 능력을 거세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쟁의 피해국가였던 우리나라는 주권자인 국민의 결정에 의존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문화국가의 원리를 달리 해석할 필요가 생겨났다. 더 이상 우리의 전통문화와 문화재를 침습당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현행 우리나라 헌법은 문화국가원칙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헌법 전문 중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의 부분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의 부분, 그리고 제9조와 제69조 정도를 문화국가원칙규정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외래문화의 범람으로 인해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의 필요성이 인정되어 1980년 헌법부터 제9조에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이 규정에 근거하더라도 국가의 전통문화계승, 발전 및 민족문화창달을 위한 국가의 노력의무는 당연하다.      

 

결국 국가가 민족문화유산을 보존하는 것은 헌법상 의무이며 문화재 보호의 근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 행정체계를 마련하여야 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고 할 수 있다.

 

■ 칼럼니스트 소개

박정인 해인예술법연구소장은 2009년 법학박사학위 취득 후 한국지적재산권법제연구원, 한국콘텐츠진흥원, 인텔리콘연구소, 참저작권센터 등에서 근무하였으며 2018년 2월 해인예술법연구소를 개소하여 예술업계와 기술업계의 어려운 점과 적절한 정책을 매칭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현재 대통령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본위원회 민간위원,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 심의위원, 문화체육관광부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 상임위원, 문화재지킴이지도사, 성균관 창덕궁 지킴이, 박물관 해설사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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