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소매금융 청산 후폭풍···300만 소매금융 고객 '발동동'

황동현 기자 / 기사승인 : 2021-11-02 15:26:42
  • -
  • +
  • 인쇄
은행측 전격 청산 결정에 금융당국 "승인대상 아냐" 결정
씨티은행 노조, 청산 막기위한 투쟁 나서
금융노조 "금융 주권 포기, 나쁜 선례" 주장

 

▲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통해 소비자금융 부문 단계적 폐지(청산)를 결정했다. 금융위원회는 한국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철수는 폐업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 인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 [사진=연합뉴스]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청산 결정 관련 거래 고객의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후폭풍이 거세다. 씨티은행 노조가 소매금융 청산을 막기 위한 투쟁에 돌입했고 금융위원회가 한국씨티은행의 소매금융 부문 청산에 대해 인가할 사항이 아니라고 결정한 것과 관련 금융노조가 법적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한국노총도 금융위가 결정을 철회할 것으로 요구했다. 

 

한국노총은 지난 1일 성명을 내고 "금융위원회의 이번 결정에 절대 동의할 수 없으며, 향후 씨티은행 노동자들과 금융노조의 투쟁에 적극적으로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의 미비점이 있다면 판단을 유보하고 제도가 보완된 이후에 결정하는 것이 맞으며 금융위원회가 미국 금융자본의 먹튀에 길을 터주는 치욕의 역사를 쓰고 있다고 쏘아 부쳤다.

 

그러면서, " ‘소비자금융부문 폐지는 폐업이 아니라 영업 축소이기 때문에 인가사항이 아니다’라는 논리라면 지점 100개를 모두 폐쇄하면 인가사항이고 99개를 폐쇄하면 인가사항이 아니라는 말과 다를 바가 무엇이냐"며 꼬집었다.

 

앞서 씨티은행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통해 소비자금융 부문 단계적 폐지(청산)를 결정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7일 본회의를 열고 한국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철수는 폐업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 인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소매금융 부문 매각이나 청산이 은행법에 위반되지 않고, ‘폐업’이 아니므로 금융위가 인가할 사항도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 한국씨티은행 사옥 전경 [사진=한국씨티은행 제공 ]

 

이번 결정으로 300만에 달하는 씨티은행 고객이 더이상 예금과 대출을 할 수 없고, 신용카드 사용과 외국환거래도 중단 되는 등 큰 피해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씨티은행은 소매금융 청산을 발표하면서 미래에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 연장, 대환 여부 등 세부사항을 밝히지 않아 고객들의 불안감을 키워왔다. 고객이 힘써 쌓아온 거래신용도 청산과 함께 모두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 

 

청산 결정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소비자 보호에는 소홀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갑작스런 결정으로 ‘내 대출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 ‘연장은 가능하냐’는 등 문의가 쏟아지는 등 고객들이 일시적으로 방치되고 있다. 더우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차주가 잡은 상환 계획과 달리 전액 일시 상환을 요구할 경우 날벼락을 맞을 수도 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소비자 보호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당국과 협의한 후에 밝힐 예정"이라고 했다. 씨티은행의 대책은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27일 내린 조치명령의 일환이다.

 

명령에 따라 씨티은행은 금감원장에게 이용자 보호 기본원칙, 상품·서비스별 이용자 보호방안, 영업채널 운영계획, 개인정보 유출 등 방지 계획, 조직·인력·내부통제를 포함한 상세계획을 내야 한다.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과 한국씨티은행 노조 등은 지난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씨티은행 매각과 관련해 ‘인가권 없음’으로 매각을 승인한 금융위원회를 규탄했다. [사진=금융노조 제공]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과 한국씨티은행 노조 등도 지난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씨티은행 매각과 관련해 ‘인가권 없음’으로 매각을 승인한 금융위원회를 규탄했다. 

 

이들은 “금융위 결정이 번복되지 않는다면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소매금융 사업 폐지에 대해 금융당국이 인허가 권한을 포기한 선례로 남는다”며 “금융위 결정에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금융위는 소매금융 고객 대비 숫자가 적은 기업고객 거래는 유지할 것이기에 인가 사항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는데, 이는 국민의 상식과 배치되는 말도 안 되는 궤변”이라며 “금융위 조차도 이와 관련해 법의 미비 사항을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금융노조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융위와 맺었던 노동 협의체도 공식 탈퇴했다. 

 

박 위원장은 “사용자 측과 금융위가 공모한 정황에 대해 조사하고 정부와 여당은 법 제도상 미비점을 근본적으로 정기국회에서 즉시 보완하고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HEADLINE

더보기

PHOTO NEWS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