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올해 전방위적 전동화 체제 전환에 박차

김형규 기자 / 기사승인 : 2022-01-03 15:3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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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가스 규제에 효율적 대응, ‘N’ 전동화도 진행
친환경차 대중화 위한 전동화 생태계 조성에 힘 쏟아

현대차그룹이 올해 전방위적으로 전동화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3일 정의선 회장의 새해 메시지와 함께 "전동화 상품의 핵심인 모터, 배터리, 첨단소재를 비롯한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연구개발-생산-판매-고객관리의 전 영역에서 ‘전동화 체제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올해는 아이오닉 6, GV70 전동화모델, 니로 EV, EV6 고성능 모델을 출시해 고객 선택의 폭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친환경차 대중화를 위해 국내외 기업들과 협력해 충전 인프라 구축 등 전동화 생태계 조성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내연기관 엔진·파워트레인의 연구개발 부서 폐지를 단행하고 전동화·배터리에 집중하는 조직을 신설했다.
 

국내외 배출가스 규제에 대한 효율성을 높이고, 빠른 내연기관 탈피로 전동화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조직개편이 현대차의 배터리 직접 생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또한 내연기관이 주축인 고성능 브랜드 ‘N’의 방향성이 달라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 현대차기아의 남양연구소 입구 전경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그룹은 ‘엔진 개발센터’를 폐지하는 대신 ‘배터리 개발센터’를 신설했다. ‘파워트레인 시스템 개발센터’는 ‘전동화 성능 개발센터’로 바꿨다. 그룹 내 중심을 엔진 개발에서 배터리 연구로 빠르게 전환해 브랜드 전동화를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엔진 개발센터는 고 정주영 회장이 1983년 엔진 국산화를 위해 이현순 박사(전 현대차 연구개발 총괄본부 부회장)를 영입해 오며 설립됐다. 이때 용인 마북리에 세워진 파워트레인 연구소는 지난 39년간 현대차의 중추 역할을 맡아왔다.

 
▲ 현대자동차 용인 마북 연구소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다만 이번 변화가 현대차의 배터리 생산 내재화를 뜻하지는 않는다. 남양연구소에 신설되는 배터리 개발센터는 실제로 배터리를 생산할 목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는 배터리 셀 기술 등에 대한 연구개발이 진행될 계획이다.

앞서 정의선 회장도 현대차의 배터리 생산에 대해선 선을 그었었다. 지난해 11월 22일 정부와 함께 진행한 ‘청년희망 온’ 파트너십 체결 현장에서 정 회장은 “배터리 생산은 배터리 업체에서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이같이 빠른 브랜드 전동화가 내연기관 파워트레인이 중요한 고성능 브랜드 N 운영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기존 파워트레인 시스템 연구와 생산이 완전히 중단되지는 않는다. 이미 개발해둔 엔진만으로도 일반 내연기관 차종과 N 모델들의 생산·판매를 향후 5년 가까이는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N 브랜드도 이미 고성능차 전동화 연구개발을 이어오고 있었다. N은 지난해 전기 고성능차 RM20e를 공개한 바 있다. RM20e는 미드십 전기 스포츠카이며, 지난 2012년부터 N이 진행해온 ‘프로젝트 RM(레이싱 미드십)’의 전동화 모델이다.

N은 RM20e을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전기차 제조사 ‘리막’과 함께 공동 개발했다. 현대차는 현재 리막의 지분 18%를 보유 중이다. 

 

▲ 정의선 회장과 N브랜드의 전동화 미드십 테스트카 'RM20e'. N브랜드는 크로아티아의 전기스포츠카 제조사 리막과 협력해 RM20e를 개발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브랜드 전동화로 국내 전기차 인프라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자체 전기차 충전소 브랜드 ‘E-피트’ 설치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4월 E-피트를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12곳에 설치해 충전기 총 72기를 운영 중이다. 지난 7월부터는 을지로 센터원을 시작으로 도심 초고속 충전 인프라도 구축하고 있다.

이 같은 충전소 확장과 개발부서 전동화가 맞물려, 올해 현대차를 통한 국내 전기차 대중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충전소 브랜드 'E-피트'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한편, 조직개편으로 그룹 전동화에 속도가 붙으면서 노조와의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8일 선출된 안현호 현대차 노동조합 지부장의 임기가 이달부터 시작된다는 점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안현호 지부장은 노조 내에서도 강성으로 잘 알려진 금속연대 출신이다. 선출 전부터 '고용불안 요소 척결'을 강조해왔다. 기존 내연기관과는 다른 전동화 차량 생산의 특성상 인력·급여 감축 가능성이 높다. 안 지부장이 이끄는 노조와의 마찰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노조와의 갈등은 업무 전환 등을 활용해 인력감축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절충안을 찾아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자동화 공정 증가 등의 전기차 생산 특성상 새 인력 충원 폭은 점점 좁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번 현대차의 결단은 점점 까다로워지는 국내외 배출가스 규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라며 “유명 제조사들과 끝없이 경쟁해야 하는 엔진 사업을 이어가기보단 차라리 빠른 브랜드 전동화로 선점 효과를 노린다고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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