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슬레틱엘레강스‧오퍼짓유나이티드...어려운 '자동차 디자인 언어'는 필수?

김형규 기자 / 기사승인 : 2021-10-11 20:3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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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한 디자인에 대한 반발심 줄이려는 '디자인 명분'
아시아 시장 성향상 특히 한국‧일본에서만 보이는 특징

자동차 제조사들이 새로 출시하는 차량의 시각적 설득력을 높이고 대중의 거부감을 줄이고자 디자인 언어 홍보에 힘을 쏟고 있다. 

 

모호한 용어를 처음 접하는 이용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기 일쑤지만, 디자인 언어에는 자동차 제조사들의 계산된 홍보·판매 전략이 숨어 있다.


제조사들의 전동화 흐름 등으로 미래지향적 디자인의 차량이 많이 출시되고 있어 앞으로도 디자인 언어는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 제네시스 GV60(좌) '애슬레틱 엘레강스'를, 기아 EV6(우)는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디자인 언어로 강조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제네시스 브랜드 '애슬레틱 엘레강스', 기아 '오퍼짓 유나이티드' 등 디자인 언어는 최근 각 제조사의 신차 발표행사에서 늘 핵심을 차지한다. 디자인을 설명하기에는 다소 뜻이 모호한 영어 단어 조합으로 느껴진다. 모호하다 못해 난해하기까지 하다. 
 

회사 측의 설명 등을 참고해 찬찬히 의미를 뜯어보지 않으면 도통 무슨 의미인지 감을 잡기가 어렵다. 이같은 디자인 언어가 왜 필요한지 일각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다.

 

디자인 언어 채택의 흐름은 자동차 구매 요건 중 디자인의 가치가 그만큼 커졌음을 의미한다. 과거 성능 위주로 소비자를 설득하던 제조사가 이젠 디자인에서부터 설득력을 갖추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브랜드가 공개하는 신차 디자인이 진보적일수록 소비자의 반발심리가 따르게 된다”며 “디자인 언어는 처음부터 디자인의 방향성을 미리 제시해 전문가와 대중을 설득함으로 이 같은 반발을 사전에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디자인 언어가 대중에게 와닿지 않고 모호한 단어 조합인 이유는 전문가 집단을 먼저 이해시키는 데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자동차 디자인 유행이 유독 빠르게 변하는 아시아 시장 특성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공식 디자인 언어를 제시하는 제조사는 한국과 일본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이 교수는 “유럽‧북미 자동차 문화는 한 번 정해진 디자인 정체성이 오랫동안 시장에서 살아남는 편”이라며 “반면 아시아 시장은 상대적으로 유행의 변화가 빨라 브랜드가 새로운 디자인의 명분을 직접 강조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 제네시스의 디자인 언어 '애슬레틱 엘레강스'는 첫 전용전기차인 GV60에도 적용됐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최근 가장 적극적으로 디자인 언어를 강조하고 있는 브랜드는 제네시스다.


애슬레틱 엘레강스(Athletic Elegance)는 제네시스가 강조해오던 ‘역동적인 우아함’이라는 문구를 글로벌 진출을 기점으로 영어 번역한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정식 공개된 전용전기차 GV60에도 이 디자인 언어가 적용됐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지난 2015년 11월 제네시스 브랜드를 정식 출범하던 시기부터 ‘동적인 우아함’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꾸준히 강조해 왔다”며 “6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이 정체성이 현재는 디자인 언어로 불리고 있다”고 전했다.

 

▲ 기아의 디자인 언어 '오퍼짓 유나이티드'가 적용된 전용전기차 'EV6'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기아의 디자인 언어 마케팅은 비교적 최근인 올해 처음 시작됐다.

 

기아는 지난 3월 15일 자사 첫 전용전기차 EV6 내‧외관 디자인을 공개하며 첫 디자인 언어인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 United)’를 함께 발표했다. 기아 측은 오퍼짓 유나이티드가 대자연에서 영감받은 상반된 이미지들의 조화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디자인 언어를 홍보하기 위해 지난달 1일부터 열리고 있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주제로 한 예술작품들을 출품하기도 했다.
 

▲ 렉서스의 디자인 언어 '엘피네스'는 최신 모델인 '뉴 ES'에도 적용됐다. [사진=토요타코리아 제공]

 

디자인 언어의 원조는 일본 토요타 그룹 소속 렉서스다.

 

렉서스는 자사 디자인 언어를 ‘엘피네스(L-finesse)’라고 이름 지었다. 최첨단을 의미하는 리딩에지(Leading Edge)의 L과 정교함을 뜻하는 피네스(Finesse)의 합성어다.

렉서스 관계자는 “렉서스의 엘피네스는 2004년 탄생해 2세대 IS와 3세대 GS에 처음 적용된 디자인 철학”이라며 “이후 꾸준한 수정을 거쳐 최신모델에는 더욱 진보된 모습으로 적용 중”이라고 말했다. 

 

▲ 현대차의 마지막 디자인 언어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이 적용된 2015년형 아반떼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디자인 언어는 제조사의 정책에 따라 명맥이 끊기기도 한다. 앞서 2009년 YF쏘나타와 함께 등장했던 현대차의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가 대표적이다.

유기적인 조각을 의미하는 플루이딕 스컬프처는 2.0 단계까지 보완을 거듭하다 지난 2015년 더 뉴 i30를 마지막으로 종료된 디자인 언어다.

현대차 관계자는 “플루이딕 스컬프처는 2010년대 중반 이후로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며 “현대차는 최근 브랜드 전체를 하나의 디자인으로 묶기보다는 각 차종의 개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디자인하고 있어 더 이상 특정 디자인 언어를 제시하진 않는다”고 전했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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