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중소기업 대출 3건 중 1건 ‘꺾기’ 의심

이석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10-15 1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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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앞둔 기업은행이 최근 3년간 실행한 중소기업 대출에서 3건 중 1건이 금융상품 계약을 강요하는 ‘꺾기’ 의심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 윤종원 기업은행장 [사진=연합뉴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형배 위원(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중소기업 관련 은행별 대출 꺾기 의심거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올 6월까지 기업은행 전체 중소기업 대출 중 꺾기 의심거래 비율이 30.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꺾기는 대출상품 계약 체결 전후 1개월 내 금융소비자 의사에 반해 다른 금융상품의 계약체결을 강요하는 행위다. 이는 금융소비자보호법상 불공정영업행위다.

이에 법망을 피해 계약 체결 전후 ‘1개월 이후 2개월’ 혹은 ‘3개월’ 사이에 금융상품 계약을 체결하는 ‘편법 꺾기’가 횡행하고 있다는 게 민 위원 측 설명이다.

기업은행은 해당 기간 꺾기 의심사례 건수 기준으로 총 32만 4025건이 발생해 2위 국민은행(14만 403건)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액 기준으로는 24조 1477억 원으로 2위 국민은행(7조 3675억 원)보다 무려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확인돼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민 위원은 “중소기업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설립된 특수은행인 기업은행이 꺾기 의심사례에서 다른 국내은행에 비해 월등히 건수가 많다”며 “설립 목적상 중소기업 대출 건수 자체가 많은 것을 감안해 전체 중소기업 대출 대비 꺾기 의심사례 건수 비중을 봐도 지방은행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해 기업은행 고객들에 대한 디스커버리 판매 종용 의혹 등 꺾기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만큼은 꺾기 및 꺾기 의심거래 모두를 근절할 특단의 대책을 세워 ‘노(No) 꺾기’ 은행으로서의 신뢰를 구축하고, 중소기업 경제적 자립 지원이라는 본연의 목적에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캡처


기업은행이 교차판매 증대를 통한 비이자수익을 늘리기 위해 개인 고객을 상대로 꺾기 영업에 몰두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정무위 소속 유동수 위원(더불어민주당)이 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핵심성과지표(KPI)에서 교차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7년 30점에서 지난해 55점으로 3년 만에 2배 정도 높아졌다.

교차판매는 자사 상품뿐 아니라 카드, 보험, 펀드 등 다양한 타사 금융상품을 함께 판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기업은행 KPI는 ▲수익성 및 건전성 ▲성장성 ▲고객관리 ▲직원·내부통제 등으로 구성된다. 총점은 1000점으로 매년 같지만, 각 부문당 배정된 점수는 은행이 중요하게 여기는 부문에 따라 연도별로 비중이 다르다.

특히, 지난 2017년 고객관리 부문에 배당된 배점은 개인 50점, 기업 45점 등 총 95점으로, 이 중 교차판매에 대한 배점은 개인과 기업 모두 15점씩이었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개인 교차판매 배점이 20점으로 늘었으며, 2019년 25점까지 상향됐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0점이 늘어난 35점이 배정됐다.

반면에 기업 교차판매 배점은 2019년까지 15점으로 유지되다가 지난해 20점으로 높아졌다. 

유 위원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속적으로 지적받은 일명 ‘꺾기’ 영업의 배경에 본사 KPI가 원인임을 보여준 것”이라며 “본사 차원에서 매년 교차판매에 대한 KPI 배점을 늘린 게 일선의 꺾기 영업을 장려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 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캡처


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순이익이 1조 2143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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