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트·백화점 방역패스 효력정지...식당·카페·영화관 등은 18세 이상 유지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1-14 18: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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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의대교수등 1023명 서울시장 상대 낸 집행정지 신청 일부 인용
12~18세는 전체 시설 방역패스 미적용...서울 외 지역에는 해당 안돼
법원 “마트·백화점 위험도 상대적 낮아”…청소년 중증화율 낮은 점도 고려
정부, 방역패스 효력 정지에 “법원 판단 아쉽다…17일에 공식입장”

법원이 코로나19 방역패스(백신접종증명·음성확인제)의 효력을 일부 정지했다. 이에 서울 지역 상점·마트·백화점에 적용한 방역패스 조치와 청소년에 대한 방역패스의 효력이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오기까지 일단 멈추게 됐다. 그러나 식당·카페 등에 대한 방역패스는 유지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한원교 부장판사)는 14일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와 의료계 인사들, 종교인 등 1023명이 서울시장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효력정지) 신청을 이같이 일부 인용했다.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서울 내의 3천㎡ 이상 상점·마트·백화점에 적용한 방역패스 조치의 효력이 정지되고, 12∼18세 청소년에 대해서는 17종의 시설 전부에서 방역패스의 효력이 멈춘다.
 

▲ 법원이 서울 마트·백화점에 대해 방역패스 효력 정지를 결정한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협하나로마트에서 관계자가 방역패스 안내문을 치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식당·카페, 영화관·공연장, 멀티방, PC방, 스포츠경기(관람)장, 박물관·미술관·과학관, 도서관, 실내체육시설, 파티룸 등 나머지 시설에서는 18세 이상에 대한 방역패스가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이번 결정은 서울시의 공고에 대한 조치에 제한돼 다른 지역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효력정지 기간은 관련 본안 소송의 판결 1심이 선고된 이후 30일이 되는 날까지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신청인들이 효력정지를 구하는 방역패스 적용 시설 중 방역 당국이 기본생활 영위에 필수적이라고 밝힌 곳은 식당·카페와 상점·마트·백화점”이라며 “식당·카페는 마스크 착용이 어려워 감염 위험도가 다른 다중이용시설에 비해 높지만, 상점·마트·백화점은 이용 형태에 비춰볼 때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런데도 서울시가 생활필수시설에 해당하는 면적 3천㎡ 이상 상점·마트·백화점을 일률적으로 방역패스 적용 대상에 포함해 백신 미접종자들의 출입 자체를 통제하는 불이익을 준 것은 과도한 제한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또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중증화율이 현저히 낮고 사망 사례가 없는 12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들을 방역패스 적용 대상으로 삼는 것은 합리적 근거가 있는 제한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신청인들은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을 상대로도 효력정지를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에 대해서는 ‘각하’ 결정했다. 각하란 소송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 본안 판단 없이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을 뜻한다.

정부는 이날 법원의 방역패스 일부 인용 결정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법원의 판단을 아쉽게 생각한다”며 “정부는 법원의 결정 취지와 방역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법원의 결정 취지와 방역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적 3천㎡ 이상의 백화점·대형마트 등 대규모 상점에 대한 방역패스는 지난 10일부터 새롭게 적용돼왔다. 현장에서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16일까지 1주일 간은 계도기간을 설정한 상태다.

앞서 조 교수 등은 방역패스의 효과가 불분명하고 적용 기준이 일관되지 못하며 백신 미접종자의 사회생활 전반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어 접종을 강요한다며 지난달 말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신청인 측은 법정에서 백신의 효과·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들 시설에 대한 출입 제한이 대중교통 등 방역패스가 적용되지 않는 공공장소와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정부 측은 방역패스가 사망 위험을 줄이는 유효한 수단이며 적용 이후 일간 확진자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한다며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이날 법원의 결정으로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확대 적용하려던 방역패스 정책은 잇따라 급제동이 걸리며 적잖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4일 학원,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에 대한 방역 패스 적용을 막아달라는 학부모 단체들의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이로 인해 지난달 3일 보건복지부가 내린 특별방역 대책 후속 조치 중 교육 관련 시설 3종에 대한 방역 패스 의무 적용은 본안 판결 때까지 효력이 정지된 상태다.

당시 재판부는 학원, 독서실 등에 대한 방역패스가 교육과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또 미접종자에게 이런 불리한 처우를 하려면 객관적이고 합리적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빈번한 돌파감염 사례와 접종자와 미접종자의 감염 비율 등을 고려할 때 미접종자가 코로나19를 확산시킬 위험이 현저히 크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법원이 잇따라 정부의 방역패스 정책에 대해 효력정지 신청을 인용함에 따라, 방역패스를 통해 사실상 백신 접종을 간접 강제하려는 정부의 계획은 일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방역패스 시행 과정에서 그간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놓치고 있던 기본권 침해 논란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조치를 시작하면서 유흥시설, 노래연습장,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방역패스를 처음 도입했다. 이후 지난달 그 대상을 학원, 독서실, 영화관 등으로 넓혔고, 이달 10일부터는 백화점, 마트 등 대규모 점포로 확대 적용중이었다.

방역과 기본권 보호라는 두 가지 목표를 어떻게 유연하게 적용하며 최적의 균형점을 찾아야할지 정부의 고민이 커지게 됐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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