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무거워진 김동원 부사장, 한화생명 기업가치 제고 성공할까

이석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10-10 09:16:54
  • -
  • +
  • 인쇄
한화그룹, 3세 경영 시대 본격화
한화금융계열사 맡아 리더십, 기업가치 제고 과제
자회사형GA 노조와의 갈등, 계열사 부당지원 등 부담

 

▲ 서울 여의도 63빌딩 한화생명 본사. [사진= 한화생명 제공]

 

한화그룹에서 3세 경영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지난 7월 전무에서 승진한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이 그룹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 어깨가 무거워진 만큼 금융계열사를 맡고 있는 김 부사장에게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의 앞에는 기업가치 제고와 함께 위기 대응을 통한 실적개선, 금융혁신, 미래비전 제시 등의 만만치 않은 과제가 놓여있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1일부로 에이치솔루션 합병을 마무리했다. 에이치솔루션은 기존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보유해 자회사가 모회사를 합병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김 부사장은 한화에너지 지분 25%를 확보해 역시 25%의 지분을 갖고 있는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와 함께 2대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가장 많은 50%의 지분을 소유한다.


애초 에이치솔루션은 김동관 사장 등 한화그룹 3세 '상속세 재원'으로 꼽혀왔다. 실제 회사가 지난 5년 김 사장 등 3세들에 배당한 금액은 1875억원에 달한다. 업계는 한화에너지가 이번 합병을 계기로 신사업을 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에이치솔루션과 마찬가지로 3세 승계를 돕기 위해서는 기업 가치 제고가 밑바탕 돼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 가치 제고로 늘어난 수익은 ㈜한화 주식 매입 자금으로 쓰여, 한화 3세의 한화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이번 합병을 계기로 한화그룹은 주력계열사들 뿐만 아니라 '승계 핵심 계열사'들의 실적 재고가 더욱 필요해졌다.  

 

한화생명은 실적과 규모 등에서 다른 금융 계열사를 압도할 뿐만 아니라 금융 계열사의 지주사 역할도 한다. 한화자산운용, 한화손해보험, 한화생명금융서비스, 한화손해사정 등을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한화생명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2510억원으로 전년 동기(1760억원) 대비 750억원(42.6%) 증가했다. 분기별 순이익은 1분기 1940억원으로 전년 동기(480억원) 대비 1460억원(304.2%) 증가했으며, 상반기 전체 순이익 대비 77.3%를 차지했다. 반면 2분기 순이익은 570억원으로 전년 동기(1280억원) 대비 710억원(55.5%) 줄었다.

 

상반기는 운용수익 증가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보험업의 기본 토대인 수입보험료가 줄고, 운용수익 비중이 커지면서 불확실성도 커졌다. 특히 상반기 순이익 가운데 77.3%가 1분기에 집중됐고,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악화됐다. 이에 따라 하반기 코로나19 확산 전개와 주식시장 상황 등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에서는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하반기 실적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변액보증준비금은 변액보험 계약자가 보험금을 일정 수준까지 보장하기 위해 보험사가 일정 비율로 적립해 두어야 하는 비용이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 더 많은 적립금을 쌓아야 하고, 주가가 상승할 경우 환입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또 하반기 생명보험업계에 영향을 끼친 추가적인 요인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꼽힌다. 코로나19 확산이 심화될수록 대면 영업에 차질이 발생한다. 하는데서다. 생명보험 상품은 복잡한 구조와 어려운 설명 때문에 설계사가 직접 방문해 계약까지 이뤄지는 대면 영업이 중요하다. 
 

한화생명은 수익성 제고 첫 행보로 올해 보험업계 최초로 제판분리를 단행하기도 했다. 또, 디지털화 가속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도 출시하고 있다. 고수익성 위주 상품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한 신상품 출시와 보장성 보험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 2018년 중국보아오포럼에 참석한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사진=보아오포럼]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은 1985년생으로 미국 세인트폴고등학교와 예일대학교 동아시아학과를 졸업했다. 세인트폴고등학교는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명문가 자제들이 입학하는 곳으로 형 김동관 사장이 거쳐간 곳이기도 하다.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 가운데 성격이 김 회장과 가장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9년 말 한화생명 지분을 매입해 오너일가 가운데 유일하게 한화생명 주식 30만주(지분율 0.03%)를 보유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30세이던 2014년 10월 디지털팀 팀장으로 한화생명에 입사해 얼마 지나지 않아 전사혁신실 부실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어 2017년  디지털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2018년부터는 미래혁신총괄을 맡으면서 해외총괄을 겸했고 2019년부터는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와 미래혁신부문장을 겸직했다. 올해 초 전략부문장에도 올랐으나 지난달 초 이를 내려놨다.

 

이에 대해 종합적인 판단에 따른 결정이지만 업황 자체가 성장 정체기에 빠져있어 저금리 트랜드, 인구 고령화, 저성장과 저출산 등으로 이를 헤쳐나가기 어려운 영업환경이고 보험업 관련 실무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경영 전면에 나서기에는 무리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으로 김 부사장은 디지털 기반의 신사업 영역 발굴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상품 설계와 판매, 보험금 청구 등 전 분야에서 비대면 서비스가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김 부사장의 역량을 드러내기에 적합한 부문이다.

 

▲ 40조 구독경제 시장의 주축인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한화생명이 보험사 최초로 일상 혜택형 구독보험을 선보였다. 한화생명의 구독보험 상품은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한 것으로 고객이 납부한 보험료로 물품·서비스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추가적인 맞춤형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  [사진=한화생명 제공]

 

금융권 관계자는 “김 부사장이 전략부문장이라는 자리를 맡아 본격적인 컨트롤 타워 경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사업과 디지털금융은 미래 먹거리를 결정짓는 분야인 만큼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인다면 리더역량 입증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화생명은 작년 부활된 감독당국 종합검사에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에 80억 원 규모의 특혜를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관경고와 과징금·과태료 등의 제재를 받아 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분야에 1년간 진출할 수 없게 되면서 김 부사장의 신성장 사업 추진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다. 

 

제판분리과정에서 한화생명 노조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점도 김 부사장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지난 6월 타결된 단체교섭에서 맺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노조가 다시 반발해 최근 가까스로 다시 봉합됐지만 불씨는 아직 남아있다. 한화생명 안팎에서는 이러한 내부 악재가 장차 한화그룹 금융부문을 이끌어 나갈 김동원 부사장의 리더십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크다. 

 

아울러 한화생명이 산하 보험판매대리점(GA)에 ‘일감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는 논란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주시하고 있어 풀어야 숙제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HEADLINE

더보기

PHOTO NEWS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