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않은 금융부문 국정과제···尹정부, 본격 시험대 올라

황동현 기자 / 기사승인 : 2022-05-15 09: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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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규제 정상화...DSR고려 시 LTV 완화 위험
디지털 금융혁신, 규제차별 문제 풀어야
디지털자산 인프라...가상자산 우려, 피해 여전
자본시장 혁신...세법개정, 공매도 제도개선 등 난제
금융소비자 보호...금융감독체계 개편, 금소법 보완 내용 빠져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거시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윤석열 정부가 공식 출범하며 새 정부가 추진할 금융정책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 정부는 대출규제 완화 및 혁신금융시스템 도입 등 기존 규제를 혁신하고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데 정책 초점을 맞췄다. 다만 일부 정책들에는 치열한 논란이 있어 왔거나 진행중이어서 윤 정부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윤 정부는 취임 전 공개한 110개 국정과제를 통해 실수요자들이 대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난 2년간 비정상화됐던 대출 제도를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년간 투자열풍이 불며 가계대출은 급증했다. 특히 부동산 투자를 위해 무리한 대출를 받는 수요자가 증가했고 부동산 가격이 치솟는 등 문제가 커졌다.


우선 생애최초 주택구입 가구를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를 추진한다. 현행 LTV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는 40%, 생애최초는 60%, 조정대상지역일 경우 50%(생애최초 70%)로 LTV가 제한돼 있다. 이중 실수요자인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들에게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안착 상황 등을 감안해 LTV의 최대상한을 8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들에게는 지역과 무관하게 LTV를 70%를 단일화한다는 계획이다. 다주택자만 보유 주택 수에 따라 LTV를 40% 이하로 적용한다.

 

그러나 이 정책에 대해서는 업계 전문가들이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들은 실수요자이지만 상환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무조건적인 LTV 완화는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LTV완화로 대출 한도가 늘어나도 DSR규제에 걸리면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아울러, 윤 정부는 디지털 변환기의 혁신금융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윤 정부가 밝힌 금융 분야 핵심 과제는 △미래 금융을 위한 디지털 금융혁신 △디지털 자산 인프라 및 규율체계 구축 △자본시장 혁신과 투자자 신뢰 제고로 모험자본 활성화 △금융소비자 보호 및 권익향상의 총 4가지로 구성됐다. 

 

 

▲ 윤석열 정부가 공개한 110개 국정과제중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 의 26개 과제 [자료=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공]

 

윤 정부는 미래 금융을 위한 디지털 금융혁신을 위해 금융행정의 자의·재량 여지를 축소하고 금융권의 자율성과 책임원칙을 구현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금융행정의 투명성·예측가능성 제고를 위한 검사·제재시스템을 개편하고, 금융권의 내부통제 제도개선, 국제 논의동향에 맞추어 불완전판매 방지, 고객정보보호 강화 등 금융분야 빅테크 그룹에 대한 규율체계를 합리적으로 재정비한다. 

 

또, 디지털 환경 변화에 맞춰 금융분야 데이터 수집·활용 인프라 및 금융보안 규제를 개선하고,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융-비금융간 융합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기반 강화, 다양한 사업모델을 수용할 수 있는 진입체계를 마련하며 금융회사 업무범위 규제개선, AI 등 IT 외부자원 활용 활성화를 위해 업무위탁 규제 합리화 등을 추진한다.

 

전반적으로 은행, 보험, 카드사 등 기존 금융권은 빅테크사들과의 형평성 문제로 불만이 많다. 앞서 윤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3월, 금융업권 관련 협회들은 일제히 ‘낡은 규제 철폐’를 주장했다. 은행연합회는 ‘은행도 가상자산이나 인공지능 투자일임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혁신을 유도해달라’고 했고 보험협회는 ‘헬스케어 사업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를 강조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권이 원하는 규제들이 상당부분 철폐된다면 이번 정권에서는 디지털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다만, 빅테크사들과 기존 금융사들의 제로썸 게임이 될 수 있는 만큼 윈윈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에는 빅테크 규율체계 정비방안과 금융산업 디지털 경쟁력 강화방안을 수립할 계획으로, 내년 하반기까지 금융회사 검사 및 제재시스템 개선방안 수립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빅테크 기업에 선진국 수준의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으로, 금융업을 영위하는 토스·네이버·카카오 등 다수가 사정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상대 업종을 소유·지배하는 것을 금지하는 '금산 분리'의 원칙이 인터넷은행에는 느슨하게 적용되고 있다. 영업 초기의 인터넷은행은 각종 건전성 규제도 면제받고 있다.

 

또, 시중은행의 설립 자본금은 1000억원인 반면, 인터넷은행은 이의 4분의 1인 수준인 250억원에 불과하다. 일반 기업(산업 자본)은 원래 시중은행 주식을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는데, 인터넷은행은 이보다 30%포인트나 높은 34%까지 보유할 수 있다.  

 

다만,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빅테크의 경우 흑자를 낸지 얼마 되지 않았고 토스뱅크는 이제 영업을 시작했는데 선진국 수준의 규제를 적용하게 되면 당장 성장에 큰 제약이 따를 것이기 때문에 시기상조론이 나온다.  또, 그동안 시중은행은 인터넷은행에 적용하는 규제 수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다소 달라진 분위기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규제를 강화하기보다는 시중은행 규제를 인터넷 은행 수준으로 약화하는 방향의 정책이 추진되기를 기대하는 눈치다"라고 말했다.

 

디지털자산 인프라 및 규율체계 구축의 정책 목표는 투자자가 안심하고 디지털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투자자 보호장치가 확보된 가상자산 발행방식부터 국내 ICO를 허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제정하고 NFT 등 디지털자산의 발행, 상장 주요 행위규제 등 소비자보호와 거래안정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윤 정부는 가상자산의 경제적 실질에 따라 ‘증권형’과‘비증권형’(유틸리티, 지급결제 등)으로 규제 체계를 마련해 증권형 코인은 투자자 보호장치가 마련된 자본시장법 규율체계에 따라 발행될 수 있도록 시장여건 조성 및 규율체계를 확립하고 비증권형 코인의 경우, 국회 계류 중인 법안 논의를 통해 발행·상장하고 불공정거래 방지 등 규율체계를 마련한다.
 

가상자산은 주식과 달리 ‘실체가 없는 투자처’라는 우려의 시각도 크지만 기본적으로 가상자산 투자자가 급증한 상황에서 이들을 위한 안전투자 인프라 확대는 불가피하다. 결국 윤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국내 가상자산 공개(ICO) 허용 등을 약속했고 당시 공약은 새 정부 국정과제에 상당수 포함됐다.

 

다만 가상자산을 실물로 인정해야 하는 지 여부는 여전히 논란 중으로 가상자산은 가상의 세계 울타리 안에서 운영되는 것이 좋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가 발행한 루나(LUNA)의 가치가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10만원대 가격을 유지하다 1원이하로 추락한 것은 그 예다. 루나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인 테라(UST)도 동반폭락하며 가상자산 시장을 뒤흔들었다

 

증권형과 비증권형을 나누는 과정 자체도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누군가는 가상자산에 대해 증권형인지 아닌지 판단을 해야하는 데 대부분의 코인이 자본조달 과정을 거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금융위나 규제기관의 업무가 지나치게 가중될 우려가 있다. 사모펀드 사태처럼 제도와 규제에 헛점이 생기게 되면 대량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규제역량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윤 정부는 자본시장 혁신과 투자자 신뢰 제고를 통한 모험자본 활성화를 위해 개인투자자(초고액 주식보유자제외)에 대한 국내상장주식 양도소득세 폐지하고, 가상자산 투자수익 과세는 투자자 보호장치 법제화 이후 추진한다. 

 

개인이 공매도 과정에서 주식을 빌릴 때 적용되는 담보비율(現 140%)도 합리적으로 인하하는 등 공매도 운영 개선을 추진하고, 신사업을 분할하여 별도 자회사로 상장하는경우 모회사 소액주주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정비한다.

 

또, 상장폐지 요건도 정비해, 기업 회생가능성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상장폐지를 결정하고, 상장폐지를 단계적 추진하여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며 내부자 지분매도시 처분계획을 사전 공시토록 하고, 주식양수도에 의한 경영권 변경시 소액주주 보호 장치를 마련한다. 외부감사인의 역량도 강화하고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제재의 실효성은 높여 증권 범죄에 대한 대응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주식양도세 폐지와 함께 내년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를 정부는 일단 2년간 유예하는 안을 내세운 상태지만 국회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당분간 투자 관련 세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새 정부의 '공매도 개선안'은 최근 개인투자자의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공매도 개선안이 시장 인식과 괴리가 크다고 주장한다. 투자자들은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를 개인투자자 수준으로 제한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정부는 개인의 공매도 참여 확대만을 정책방향으로 모색하고 있다는 게 비판의 골자다.

 

다만, 업계는 공매도 규제가 급격히 강화되는 방향으로 흐르기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MSCI가 한국의 공매도 규제가 심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선진국지수 편입을 목표로 마냥 서두르기 보다 공매도 등 제도 개선에 좀 더 신경을 써줄 것을 당부한다. 건전한 자본시장 형성을 위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융소비자 보호 및 권익향상의 과제목표도 대거 추진된다. 이를 위해 예대금리 공시를 개선해 전체 은행의 예대금리차를 비교공시하고, 공시주기도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며 은행의 금리산정체계 및 운영방식을 점검하고 개선을 추진한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이 소상공인 등에게 부과하는 간편결제수수료에 대한 공시 및 주기적인 점검 추진하며, 全 은행에서 모바일 OTP를 도입‧활용할 수있도록 유도한다.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운영의 독립성을 제고하고, 신속상정제(Fast Track) 도입 등을 통해 분쟁 처리기간을 단축한다. 또 늘어나는 반려견주들을 위해 반려동물 등록 등 맞춤형 펫보험 활성화, 간편 보험금 청구시스템 구축 등도 추진된다.

 

특히 사모펀드 사태, 불완전판매, 횡령 등 금융업계 내 사고가 이어지면서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윤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금융소비자 피해구제를 위해서는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금융 민원 패스트트랙 제도도 도입, 보다 발 빠른 대처에 나설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현 정부의 의지가 강력한 이유는 지난 몇 년간 지속된 금융권 내 사고, 그리고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신뢰 상실이 손꼽힌다.

다만, 이전 정부에서 금융관련 단골 공약으로 등장했던 금융감독체계 개편 문제가 윤 정부 국정과제에서 제외되면서 동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으로 양분된 현재 금융감독체계에서 사모펀드 사태 등 대형 금융사고가 연달아 발생했다는 점에서 현 금융감독체계 개선에 대한 논의는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 문제도 향후 논의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시행된지 1년 2개월 밖에 경과되지 않았지만 현재 국회에 계류된 개정안만 16건에 이르는 등 부분적인 손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각 업권과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미세한 개선 방안을 도출한다는 입장이다. 주요 국정과제에는 빠져있지만 금소법은 새롭게 구성될 금융당국 수장을 중심으로 부분 개정이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인다.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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