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2분기 해외 준공현장서 800억 규모 ‘본드콜’ 복병...전년比 영업이익 8.4%↓

이석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7-26 00: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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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410억...시장 기대치 밑돌아
상반기에 올 수주 목표치 72.4% 달성...순현금만 2조 9천억
우선주 2290억 규모 유증...“재생에너지 투자, 철근 매입에 써”

현대건설이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분기 해외현장에서 갑작스럽게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보다 실적이 부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현대건설은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조 3835억 원, 영업이익 14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 8.4%씩 감소했다.

이처럼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는 지난 2018년 5월 준공된 싱가포르 마리나 사우스(Marina South) 복합개발 현장에서 809억 원 규모의 ‘본드콜’이 발생한 게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주처는 공사 발주를 진행하면서 건설사에 계약이행에 대한 보증을 요구하고, 건설사의 요청으로 금융기관이 해당 계약에 대한 보증을 서주면서 발주처에게 보증서(Bond)를 발행해 준다.

본드콜(Bond Call)이란 건설사가 공사계약을 어기거나 이행하지 않을 때 금융기관이 발행한 보증서를 근거로 발주처가 계약이행 보증금을 회수하는 것을 뜻한다. 주로 해외 공사현장에서 건설사가 정해진 공기를 맞추지 못할 때 발생한다.

현대건설은 이번 본드콜로 발생한 손실을 2분기에 반영하면서 손익이 훼손됐으며, 해외 사업 부문 원가율도 110%를 훌쩍 넘기는 등 크게 치솟은 것으로 분석된다. 

 

▲ 현대건설 CI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공사이행보증(P-Bond)은 준공 후 하자통지기간 종료 시점까지 유효하다”며 “2021년 5월 하자통지기간이 종료되고 최종준공증명서 발급을 협상하던 중 발주처는 금융기관에 P-Bond call을 단행해 공사이행 보증금인 809억 원을 수취해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건설은 이를 2분기 매출에서 809억 원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반영했고, 별도 해외 기준 매출원가율은 약 17%p(포인트) 상승했다”며 “P-Bond를 가진 발주처의 권한이 크지만, 대규모 클레임의 경우 EPC사와 협상을 통해 먼저 합의점을 찾는 것이 보통”이라고 덧붙였다.

손실 금액이 적지 않은 데다 당초 계약 이후 잦은 설계변경 등 발주처의 원인제공이 있었다면 협의나 중재, 법적 대응으로 회수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8조 533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3419억 원, 2794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1%, 5%씩 늘었다. 

 

▲ 현대건설 상반기 매출 [출처=현대건설 IR 자료]



상반기 연결 기준 신규 수주는 18조 3904조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감소했지만, 연초 목표치인 25조 4000억 원에서 72.4%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수주는 주택 부문 호황 등에 힘입어 79.1%로 전년도 64.4%보다 14.7%포인트 늘었다.

수주 잔고 역시 국내 비중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 말 대비 15.9% 증가한 75조 6520억 원을 기록해 약 4년치 일감을 확보했다.

현금 유동성도 풍부하다.

현대건설 측에 따르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5조 3926억 원이며, 순현금만 2조 8941억 원에 달한다.

유동비율과 부채비율도 각각 200.9%, 105.1%를 기록하고 있으며, 신용등급도 업계 최상위권 수준인 AA- 등급을 받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중·장기 안정적 경영을 위한 지속적 수익성 개선 및 유동성 확보로 시장신뢰를 유지할 것”이라며 “본원적 EPC 경쟁력을 보다 강화하고, 건설 자동화, 스마트시티 등 신사업 추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건설 상반기 수주 [출처=현대건설 IR 자료]



한편, 현대건설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어 229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기명식 우선주 총 200만 주가 발행되며, 신주 발행가액은 11만 4500원이다. 현재 우선주 수는 9만 8856주다. 지난 23일 종가 기준으로 20만 45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시가총액 규모는 202억 원이다. 

 

▲ 출처=현대건설 증권신고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조달자금 중 1300억 원을 추진 예정인 다수의 재생에너지 개발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는 해상풍력사업 관련 풍력 테스트 및 측량 등 사업 초기 검토를 2개 사업에서 진행 중이다.

나머지 990억 원은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 매달 330억 원씩 3개월간 투입될 철근 매입비용으로 현대제철에 지불할 예정이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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